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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 개입-총선용 등 무책임한 주장"
민경찬씨 해명서 배포... 야, 국정조사 등 "친인척 비리" 공세
2004년 02월 05일 (목) 00:00:00 오마이뉴스 webmaster@ohmynews.com

   
▲ 경찰청 특수수사과에 도착한 민경찬씨가 수사실로 이동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사돈인 민경찬(44)씨가 4일 임의동행 형식으로 경찰청에 전격 연행됐다.

650억 펀드모금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청 특수수사팀은 이날 오후 3시15분께 민씨의 펀드모금 사무실인 서울 서초구 서초동 S빌라 2층 '시드먼' 에서 민씨를 연행했다.

특수수사팀의 무쏘 차량을 타고 오후 4시45분께 경찰청에 도착한 민씨는 스포츠 머리에 검정색 바지와 갈색 무스탕 점퍼 차림이었다. 민씨는 취재진들이 몰려들어 질문 공세를 퍼붓자 "비켜달라 이야기하겠다"며 담담한 표정으로 입을 뗐다.

민씨는 기자들의 각종 의혹과 관련된 질문공세에 몇 마디의 짧은 말만 남겼다. 민씨는 "시끄럽게 해 죄송하다. 해명서를 낼 것이니 그대로 기록해 달라"면서 운을 뗐다. "어디에 잠적해 있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사무실에 있었다"며 잠적이 아님을 강조했다.

다음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지냈나.
"…."

-650억원을 모아 어디에 썼는가. 정치자금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비켜달라 이야기 하겠다. 시끄럽게 해 죄송하다. 곧 해명서를 낼 것이다. 제 말을 듣지 말고 해명서를 받아보고 그대로 기록해 달라."

-어디에서 있었는가.
"사무실에 있었다."

-7인 대책회의가 있었다는데 사실인가. 모금에 관련된 차관급 인사는 누구인가.
"…."

경찰은 이날 오전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을 발부 받아 민씨의 측근 조모씨의 집인 서울 삼성동 은신처와 서초구 서초동 사무실, 경기도 김포시 푸른솔병원과 아파트, 경기도 수원시 아파트 등 5곳을 압수수색했다.

민씨의 통화내역과 위치추적 등을 통해 소재파악에 주력해 온 경찰은 4일 오전부터 민씨 사무실 주변에 대기하고 있다가 영장이 발부되자 집행에 나섰다. 민씨는 경찰의 임의동행 요구에 순순히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민씨 사무실에서 각종 장부와 컴퓨터 본체 등을 압수해 특수수사과로 옮겼다. 경찰은 민씨의 모금의혹 전반에 대해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민경찬씨 "돈 건네지지 않았는데 계약서 어떻게 작성되나" 항변

민경찬씨는 언론에 보낸 해명서에서 언론과 야당의 정치공세가 허위주장이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사모펀드' 과정에서 불법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민씨는 4일 오후 언론에 보낸 해명서에서 "('사모펀드' 원금보장에 대해) 동업개념의 사업이므로 원금보장은 언급되지도 않았고 의미도 없다"면서 투자금은 "동업자들이 보관하고 있어 단 1원도 유용할 수 없다. 내게 돈이 넘어오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민씨는 '사모펀드' 투자자는 47명이라고 밝히면서 "금융거래보호법에서 (투자자를) 오픈하면 처벌받을 거라는 걸 확신하고 '현직 차관이 개입했다', '총선용이다', '당선 축하금이다'는 무책임한 주장으로 항변할 수 없는 지경까지 몰고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씨는 '사모펀드'를 한 이유에 대해 "사업을 정하기 위해 자금을 미리 확보한 것이다"면서 "정당에서 흉흉한 소문을 퍼뜨리고 있는데 어떤 것도 사실이 아니며 (사모펀드 과정의) 불법은 결단코 없다"면서 현직 차관 개입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민씨는 투자자와의 계약서 작성 여부에 대해 "계약서란 법인으로 돈이 건네져야 작성된다. 아직 돈이 건네지지도 않았는데 계약서가 어떻게 작성되느냐"면서 "내 계좌의 추적은 동의할 테니 추적해 보라, 돈은 받지 않았으니 계약서를 아직 쓰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민씨는 특히 언론에 대해 "입증되지 않은 사실을 기사화하지 말라"며 "추측과 의혹으로 기사를 쓰면 읽는 분들은 사실로 받아들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 친인척으로써 더욱더 겸손하고 양심적으로 처신하겠다, 정제되지 않은 말을 해서 또 다른 의혹을 불러일으킬까 두렵다"며 "정치인은 무책임하다"는 말로 해명서를 맺었다.

한나라당 청와대 겨냥 '민경찬 사모펀드' 정국 조성 움직임

민경찬씨의 거액 '사모펀드' 의혹사건이 노 대통령 취임 이후 최대의 친인척 비리로 비화될 조짐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각각 국정조사 움직임과 검찰 수사를 촉구하고 나서 정국이 다시 요동칠 전망이다.

한나라당의 과녁은 청와대에 맞춰져 있다. 정책위는 4일 투자자 가운데 권력 핵심인물이나 측근이 개입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금감원이 민씨를 조사하고도 4일간 은폐한 것은 이들을 은폐하기 위한 시도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정책위는 청와대에 민경찬씨 내사서류 사본과 대통령 친인척 조사내역을 요구했으며 금감원, 법무부, 국정원, 정통부 등에 15개 항목의 자료제출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투자자들에 대한 출국금지를 법무부에 요청할 예정이다.

한나라당 박진 대변인은 4일 논평에서 "민씨는 투자자들의 돈을 받을 때 정식 계약서를 작성, 일정한 수익률까지 약정한 것으로 보이지만 금감원 발표는 민씨가 수익률은 물론 투자대상조차 밝히지 않았으며 계약서도 작성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엇갈린 부분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박 대변인은 또한 "금감원은 민씨의 일방적인 주장을 근거로 별다른 확인과정도 없이 '계약서 없음'으로 결론짓고 사건을 무혐의 처분했다"며 금감원과 청와대의 비호 의혹을 제기, 검찰수사를 요구했다.

민주당 장전형 수석부대변인은 4일 논평에서 "신용불량자 신분으로 2달만에 653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모은 과정의 배후세력을 밝히는 것이 핵심 포인트"라면서 "신용불량자인 민씨에게 단지 대통령의 친인척이라는 이유로 653억원의‘묻지마투자’를 한 사람들의 면면을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친형 건평씨의 처남 민경찬씨 펀드모금에 대한 의혹에 대한 입장표명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는 4일 청와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내일(5일) 강원지역 언론인과의 만남 때 노 대통령이 민씨 펀드 조성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입장 표명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또 "여권 고위관계자가 민씨를 관리하지 못한 데 대한 청와대 관계자의 책임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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