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최고의 작가 허영만 선생의 작업실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식객>, <타짜>, <비트> 등 수 많은 히트작품을 낸 한국 최고의 작가 허영만이 37년 평생 그린 육필원고 약 15만장을 오는 19일 국내 최대만화박물관 한국만화박물관(구 뮤지엄 만화규장각)에 기탁한다.

이번에 기탁하는 작품에는 <동래학춤(1977)>, <무당거미(1981>, <오! 한강(1987)>, <날아라 슈퍼보드(1990)>, <타짜(2000)>, <식객(2003)> 등 허영만의 초창기 데뷔작부터 최근 히트작까지 총 망라되어 있으며, 일부 소실된 원고를 제외하고 작가가 소장한 원고 100%가 박물관에 전달되게 된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 관계자에 따르면 작고한 원로 만화가의 유족들이 만화책이나 원고를 맡기는 사례는 있었지만, 현재 활동하고 있는 작가가 이렇게 많은 원고를 기탁하는 일은 처음이라고 한다.

▲ 한국 최고의 작가 허영만

진흥원에서는 이번 허영만 작가의 작품 운송과 관련하여 문화유산전문업체에  의뢰하고 관할 경찰청에 호송을 요청하는 등 작품의 안전한 운송을 위해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운송된 자료들은 검수 및 보존처리를 거친 후 한국만화박물관 지하 수장고에 보관될 방침이다. 작품수가 방대하여 검수기간만도 상당시간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진흥원은 그동안 허영만 작가의 원고 기탁을 설득해 왔으며, 최근 수장고 및 박물관 시설과 관리현황을 함께 돌아보며 허영만 작가의 결심을 얻어 냈다.

올해로 13년째 소장가치 높은 만화관련자료를 수집하고 있는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현재 첨단시설로 지어진 수장고에 만화가들의 육필원고 6만여 장과 희귀만화도서 1만여 권을 보관하고 있다.

허영만 작가 외에도 지난해 故김종래 작가의 유가족이 약 3만 여점의 작품을 기증하였으며, 최경아, 신일숙, 고우영, 박건웅 작가의 일부 또는 전 작품의 기탁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허영만 작가의 기탁을 계기로 앞으로 더욱 많은 만화가 및 일반인들의 만화자료들의 기탁과 기증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진흥원은 앞으로 만화자료 보존을 위한 인력 및 시설을 확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허영만 화백 10문 10답

Q1:이번에 진흥원에 기탁하는 자료는 육필원고 약 15만점이라고 들었습니다. 어떤 작품들이 들어오며 누락된 작품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가장 애정이 많이 가는 작품과 그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A:대부분 중기, 후기 작품들이며 초기작품은 출판사가 없어졌거나 보관 소홀로 없어진 상태입니다. 아무래도 데뷔 첫해 '허영만’'이란 이름이 있게 한 <각시탈> 입니다.
 
※ 자료관리연구팀 담당자 코멘트초기작 : <동래학춤>, <태양을 향해 달려라>, <무당거미>, <변칙복서>, <쇠퉁소> 등중기작 : <오! 한강>, <날아라 슈퍼보드>, <세일즈 맨>, <아스팔트의 사나이>, <비트>  등최근작 : <타짜>, <식객>, <사랑해> 등 거의 선생님의 모든 작품들이며, 1,000건은 넘을 것으로 추정

Q2:한 점 한 점 본인의 자식같을 것 같은데, 기탁하는 것이 조금은 걱정되거나 서운하지는 않는지?

▲ 한국 최고의 작가 허영만

A: 제 주위에서 떠난다는 것이 허전합니다. 지금까지 제 손으로 보관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동안 보관상태가 불안정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돈을 넣는 금고 같은 곳에 원고를 보관한다고 생각하니 든든할 뿐입니다.

Q3: 그 동안 개인적으로 관리하시다가 이번에 진흥원에 기탁하기로 결심하게 된 이유가 있는지. 결심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또 있는지.

A: 원고 양도 많아지면서 관리가 제대로 안됐었기 때문입니다.

Q4:그 동안은 개인 창고에 보관 및 관리했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보관을 했는지요?

A: 오동나무통을 50개 만들어서 상자 안에 방충제(나프탈렌)을 넣어 반지하방에서 보관하였습니다. 제습기를 24시간 틀어서 습기는 해결했지만 완전한 보관방법조차 알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자료관리연구팀 담당자 코멘트 : 습도조절기능이 있는 오동나무상자를 별도 제작해서 보관한 점, 제습기를 가동하고 있었던 점, 상자를 바닥면과 벽면에 접촉시키지 않은 점이 훌륭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류 특성상 온도와 습도에 가장 취약하기 때문입니다.

Q5: 개인적으로 관리하시면서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A:사진 식자 붙일 때 썼던 접착제가 시간이 지나면서 누렇게 변하고 있는 것이 제일 큰 문제였습니다. 또한 반지하방이라는 공간적 한계로 온도와 습도 유지관리가 어려웠습니다.

Q6: 기탁되는 자료들이 향후 어떻게 쓰여지길 원하는지?

A: 아직 구체적인 방향은 없지만 개인 박물관이 만들어지면 시대별로 돌리면서 전시할 예정이고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원고와 그림의 변천사를 만화에 관심 있는 분들께 보여드림으로써 허영만을 알고 있는 독자들께 다시한번 다가갈 작정입니다.

Q7:. 앞으로 원고 외에도, 작품 활동 하실 때 수집하신 방대한 자료들과 펜촉 같은 화구 등 그 밖의 다른 것들을 기탁하실 계획이 있는지요. 그리고 이번의 원고 외에 앞으로 나오는 작품들은 보관을 어떻게 하실 계획인지요?

A: 제겐 많은 책과 파일, 그림도구들이 많은데 현재는 쓰고 있으니까 화실에 계속 둘 작정이고 계속 만들어지는 작품은 단행본 출간이 끝나면 부천에 보관할 것입니다.

Q8:우리 만화자료들이 소중한 우리의 문화유산으로서 사람들에게 여겨지고 활용될 수 있으려면 어떠한 노력들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A: 만화인 스스로 만화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하고 세대가 바뀌어도 인정받을 수 있게 한 페이지 한 페이지에 쏟는 정성이 남달라야 한다고 봅니다. 만화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긴 도시 부천에 항상 빚진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Q9:개인원고 이외에 다른 만화관련 자료들을 보관하고 있는 것이 있는지, 있다면 그러한 작품들은 허영만 작가에게 어떠한 의미를 주는지 궁금합니다.

A : 평소 만화에 관한 글, 그림책들은 보이는 대로 수집했지만 일부분에 지나지 않습니다. 특히 외국여행 때는 사진집을 빼놓지 않고 모았는데 그곳에 가지 않고 그분위기를 그려낼 수 있는 나만의 자료가 많이 있습니다.

Q10: 발표하는 작품들마다 대중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나중에 독자들에게 어떤 작가로 기억되길 바라는지요?

A:만화를 위해 태어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