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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갑 수사는 불공평"-"지역감정 편승말라"
[르포] 한화갑 검찰수사와 민주당 '광주대회'를 보는 광주 민심
2004년 02월 04일 (수) 00:00:00 오마이뉴스 webmaster@ohmynews.com

   
▲ 민주당 이상만 부대변인(중앙) 이홍주 사무국장(우측)

검찰의 한화갑 의원에 대한 경선자금 수사를 바라보는 광주의 민심은 의외로 분명했다. 잘못된 점이 있다면 누구든지 밝혀야 한다는 것. 다만 형평성 논란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잘못에 예외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광주전남 오마이뉴스>는 한화갑 의원에 대한 검찰의 수사와 관련해 광주의 민심을 살펴봤다. 거리에서 만난 광주시민들은 착잡한 심경을 토로하면서도 검찰수사는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오히려 이런 문제로 행여 지역주의가 심화되지나 않을까 바짝 경계하는 눈치였다.

충장로에서 만난 70대 노인은 "죄를 지었으면 구속은 당연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려하는 그는 아울러 "수사에 형평성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같이 경선에 나섰다면 돈을 안 썼다고 볼 수는 없지 않느냐는 것.

그러나 민주당에서 호남죽이기나 민주당 죽이기로 규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잠시 말을 머뭇거렸다. 아직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것. 편파수사인지 아닌지는 더 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형평성 문제 있지만 잘못은 잘못대로 처벌받아야"

동구 학동에서 자영업을 하는 이은상(59)씨는 "잘못했으면 들어가야 하지 않느냐"며 "피하는 것이 오히려 잘못"이라고 했다. 형평성 논란에 대해서도 입장이 분명했다. "그것은 그것이고 잘못한 것은 잘못한 대로 처벌 받아야 한다"는 것. 이씨는 "교통사고가 났는데 앞차만 놔두고 왜 내 차만 위반이라고 하느냐는 것 밖에 더 되느냐"고 반문했다.

이씨는 민주당이 '호남 죽이기'나 '민주당 죽이기'로 규정하는 것에 대해 '물귀신 작전'이라고 쏴 붙였다. 이번 기회에 완전히 뒤집어 놓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

이씨는 아울러 행여 이 문제가 지역주의로 악용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역을 볼모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가 됐든 광주가 됐든 이런 일을 특정지역 죽이기로 확대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60대 한 퇴직공무원은 유쾌하지 않은 듯 직접적 언급을 삼갔다. 그는 "요즘은 뉴스 보기도 싫다"며 "정치인들은 몇 억이 우리들 10원 20원쯤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우회적으로 정치권에 냉소를 보냈다.

그는 "정치인들이라면 국민의 대표이고 나라를 이끌어 갈 자리에 있는 사람들인데 한심스럽기 한 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형평성에는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50대 한 주부는 특히 지역주의를 경계했다. 민주당이나 호남죽이기로 몰고 가는 것은 호남을 더 고립시킬 수 있다는 것. 특히 민주당이 광주에서 집회를 여는 것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주부는 "왜 광주에 와서 그러느냐"며 "지역민을 등에 업고 지역감정에 편승하려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이 문제로 지역구도가 생겨선 안 된다고 손사래를 쳤다. 또 이럴수록 민주당이 더 고립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집회는 민주당의 '알레르기' 반응"

   
▲ 충장로의 광주시민들의 모습

건축업을 한다는 이현아(48·학동)씨는 민주당이 침소봉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과 정동영 우리당 의장의 문제도 있지만 이것으로 잘못을 '합리화' 시키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

'호남과 민주당 죽이기' 주장에 대해서도 "아이고... 그것은 말이 안 된다"며 웃어 보였다. 5·18 내란법으로 몰린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문제없는 사람을 문제 있다고 억지로 몬 것은 아니라는 것. 이씨는 "민주당이 '연막작전'을 친다"고 비판했다.

이씨는 광주집회에 대해서도 냉정한 반응이었다. 광주집회를 해 봤자 광주시민들이 5·18처럼 의협심을 가지고 호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 이씨는 민주당의 '알레르기' 반응이라고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휴학생이라는 배정호(27)씨는 "노무현 대통령이나 정동영 의장도 받았으면 청문회나 수사를 통해 같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표적수사' 주장에는 단호히 반대했다.

배씨는 광주집회에 대해 특히 악영향을 경계했다. 배씨는 "조순형 대표가 망국적 지역구도를 타파하겠다고 대구출마를 선언해 놓고 광주집회가 말이 되느냐"며 "자꾸 호남을 걸고 넘어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배씨는 "여론전환을 위해 호남죽이기로 몰고 가는 것은 옳지 않다"며 "그런 말 한다고 해서 젊은 사람들이 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거리에서 만난 광주시민들은 대체로 경선자금 수사에 대한 형평성을 문제삼았다. 공인중개사 김재길(59)씨는 "경선자금을 수사하려면 전부 수사를 해야지 특정인만 하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한화갑 의원은 도중에 포기했던 사람 아니냐"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이나 정동영 의장은 끝까지 간 사람이고 스스로도 떳떳치 못하다고 말하지 않았느냐는 것. 김씨는 "그들이라도 뭔 돈이 있었겠느냐"며 "경선자금으로 하면 노무현 대통령이 더 많이 썼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응당히 죄 값은 받아야 하지만 형평성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노무현 대통령은 호남이 밀어줘서 대통령 만들어 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같이 경선 한 사람을 이제 와서 잡아들이는 것은 조금 그렇다"고 서운함을 내비쳤다. 김씨는 또 "검찰이 만약 한화갑 전 대표가 경선에 이겼으면 감히 지금 와서 수사를 했겠느냐"고 말했다.

호남죽이기? "호남에 한화갑 의원만 있나"

   
▲ 일 광주에서 열린 '민주당 죽이기 중단과 관권선거 획책 규탄대회'에는 조 대표 등 중앙당 지도부를 비롯, 광주전남지역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대거 참석, 1만여명의 민주당 당원들이 운집한 가운데 진행됐다.

다만 김씨는 호남죽이기에 대해서는 명백히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 김씨는 "특정인을 수사한다고 해서 '호남죽이기'로 보는 것은 그렇다"며 "호남에 한화갑 의원만 있느냐"고 말했다.

그는 "왜 광주에서 집회를 한다는 것이냐"며 "한나라당이 무슨 일 있다고 부산에 가서 집회하고, 민주당이 무슨 일 있다고 해서 광주 와서 집회하면 되겠느냐"고 말했다. 지역구도로 몰고 가는 식은 안 된다는 것이다.

보복성 수사라는 입장도 없지 않았다. 자신을 실직자로 소개한 정문철(40)씨는 "민주당 죽이기에 동의한다"며 "총선 앞두고 우리당으로 표를 끌어 모으기 위한 계산된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를 하려면 같이 공평하게 해야 하지 않느냐는 것.

그러나 정씨는 민주당이 기대하고 있는 광주집회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을 던졌다. 정씨는 "맞불작전인 듯 하지만 여론은 민주당에 좋지 않은 쪽으로 미칠 것이다"며 "총선 효과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명하고 깨끗한 정치로 가는 하나의 전환기에 있는 것 같다"며 "다른 사람들도 이런 시각에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광우(37) 참여자치 21 사무처장은 "정치를 한 단계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단죄하는 것은 불가피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박 사무처장은 "민주당이 호남 죽이기로 규정하고 광주에서 집회를 하는 것은 지역을 볼모로 한다는 점에서 비판받을 소지가 다분하다"며 "과거에는 개혁을 지지하는 명분이라도 있었는데, 지금은 무엇을 위한 호남결집인가에 의문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박 사무처장은 아울러 "판단을 국민들에게 맡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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