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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신정 "인재는 막고 천재는 대비하자"
2011년 03월 29일 (화) 02:46:28 안신정 kg615@paran.com

안신정(6.15경기본부홍보위원)

이웃나라 일본의 대지진 소식은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비록 우리가 사는 한반도에서 대규모 지진이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바로 옆 나라에서 상상을 초월한 지진이 일어난 충격은 자못 크다.

   
▲ 안신정
지진이 자주 일어나 이에 대한 대비가 잘되어 있는 나라이지만, 자연의 거대한 힘 앞에 인간이란 또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새삼 깨달으며 상대적으로 자연재해에 대해 거의 무방비인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며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일본의 지진은 단순한 천재지변만으로 볼 수는 없다. 지진 자체는 천재지변이었으나 이어 발생한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유출은 인간이 만든 재앙이었다. 바람의 방향이 편서풍이라 한반도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이기적인 자세를 버리고 이번 방사능 유출로 또 얼마나 많은 이들이 2차, 3차의 피해를 보게 될지 참으로 안타깝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일본의 상황을 보면서 한편 우리가 처한 지금의 현실을 되돌아 보게 되었다.
일본 지진이 일어나고 며칠 지나지 않아 예의 매달 15일마다 찾아오는 민방위 훈련이 있었다. 길거리를 오가는 사람의 통행을 막고 찻길을 막는 오후 2시의 훈련이 얼마나 효과적이고 생산적인가 하는 논쟁을 뒤로 하고라도 과연 우리에게 필요한 민방위 훈련이란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문제가 된 지난 12월 민방위 훈련을 기억하는지.그 훈련은 그야말로 7,80년대를 방불케 하는 반공훈련이었다. 어린 시절, 민방위 훈련이 있으면 온 동네가 캄캄해 지고, 불도 킬 수 없고, TV도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조금이라도 불빛이 새어나가는 집은 민방위 훈련을 하는 아저씨들이 대문을 두드리며 "불 끄세요"를 외쳤다. (그 와중에 그럼 왜 TV방송은 한 것인지...)

지난 12월에 있었던 민방위 훈련은 낮에 있었지만, 최근 십수년 동안 처음으로 통행을 전면차단한 민방위 훈련이었다. 그러나 그 효과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폭탄이 언제 떨어질이지 모르는 상황에서 지하도로 대피하는 것이 정말 맞는 것인지, 차를 멈추고 차 안에 앉아 있는 것이 맞는 것인지 논쟁은 뒤로 하자. 문제는 그렇게 위험한 전쟁을 대하는 정부의 자세이다.

일본의 지진이 어쩔 수 없는 천재지변이라면, 전쟁은 어떤 핑계를 대더라도 인재다. 늘상 우리는 천재는 어쩔 수 없더라도 인재는 막아야 한다고 하면서 가장 두렵고 가장 큰 인재인 전쟁을 막자는 말은 이른바 '빨갱이'로 매도한다. 정말 정부가 전쟁을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적어도 온 국민들을 대피시키는 훈련을 하기 전에 대화를 통한 대립의 해결점을 찾아야 하고, 어떻게 해서든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치적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럼에도 이명박 정부는 마치 어린아이들이 고집을 부리듯, 연평도에서 군사훈련을 강행하고 "우리가 이겼다!"고 자축하였다. 만의 하나 그 행위가 전쟁으로 이어졌더라면 7천만 한반도에 사는 우리 모두가 죽음의 구렁텅이로 밀려나는 상황이었다.

나는 최소한 재앙에 대비하는 훈련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지진과 같은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대한 대비, 혹은 불의로 일어날 수 있는 화재 등에 대한 훈련이어야 한다.

전쟁과 같은 참혹한 인재는 정부가 나서서 미리 막고 천재지변에는 능숙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 주는 진정 국민에게 필요한 민방위 훈련이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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