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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VS 한화갑 12시간 공방 '구속영장 집행'무산
민주 "권력탄압", 검찰 "재청구 검토"
2004년 02월 02일 (월) 00:00:00 오마이뉴스 webmaster@ohmynews.com

   
▲ 일 자정을 넘겨 구속영장 집행 시한이 끝나자 한화갑 전 대표가 민주당사 1층 로비로 내려와 자신을 지켜준 당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한 뒤, 총선에서 승리하자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화갑 의원의 구속영장 집행을 둘러싼 검찰과 민주당의 숨가쁜 공방이 3일만에 막을 내렸다.

지난 1월 30일부터 시작된 검찰과 민주당의 공방은 2월 1일 12시간의 '일진일퇴' 끝에 검찰 수사팀이 철수함에 따라 잠시 '휴전'에 들어갔다. 2일부터 국회 회기가 시작되는만큼 검찰로서는 회기 안에 한 의원을 구속 수사하기 위해서는 국회에 체포 동의안을 내야만 한다. 이에 따라 당분간 검찰 단독의 구속영장 집행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3일 동안 벌어진 '검-민(검찰과 민주당) 공방'은 영장 집행을 위해 52명의 대규모 검찰 수사팀이 동원되고, 한때 1000여 명에 달하는 당직자와 지지자들이 이를 막아서는 충돌 일보직전까지 갔다. 그러나 무리하게 영장 집행을 강행할 경우 발생할 정치적인 후유증을 고려한 검찰쪽에서 한 발 물러섬에 따라 물리적인 충돌은 피하게 됐다.

한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집행을 둘러싼 검찰과 민주당의 대립은 '한-민(한나라-민주당) 공조' 아래 진행될 예정인 '대선 불법자금 청문회' 등을 계기로 또 다른 정치 쟁점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총선을 불과 두 달 여 남겨놓은 상황이어서 각 당은 '대선자금'이나 '경선자금' 등으로 불거진 정치자금 문제에 대한 공격과 방어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검-민 공방'은 자연스럽게 정치권의 공방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민주당 "유신 때도 이런 적 없었다"

한화갑 의원의 구속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민주당사로 급파된 검찰 수사팀은 당초 22명에서 52명으로 불어났다. 경찰병력도 1일 오후 4∼5시경 50여명이 배치돼 민주당사 앞은 한때 긴장에 휩싸이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팀과 경찰 병력은 이날 오후 6시경 민주당측에 '최후통첩'을 한 뒤 잠시 물러났다. 서울지검 기원섭 수사 2과장은 잠시 후퇴하면서 민주당사 앞에서 한화갑 의원측에 전화를 걸어 다음과 같이 요구했다.

"계속 (영장집행에) 응하지 않으면 공권력의 힘을 빌릴 소지가 있다. 그러면 불상사가 초래될 수도 있다. 우리에게 뜻(답변)을 전해달라."

기 과장은 곧바로 전화를 끊었고, 당사 앞에서 마주보고 있는 장전형 수석부대변인에게도 같은 뜻을 전달했다.

하지만 장 부대변인은 "유신때도 이런 적 없었다"며 "우리 정치사상 경선 자금으로 사법처리를 하는 사람은 한화갑 의원이 처음이다"라며 검찰의 영장 집행의 부당성을 주장했다.

현재 검찰과 경찰 병력은 민주당쪽의 대답을 기다리면서 당사쪽에서 물러난 상태다.

 

"권력의 시녀, 깡패 돌아가라"
민주당 관계자 1000여 명, '강제구인' 수사팀 3차 당사 진입 막아

'22명 VS 1000명'

   
▲ 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불법관권선거 및 민주당 죽이기 규탄대회에 참석한 지지자들이 당사 3층에서 검찰출두를 거부하며 농성중인 한화갑 전대표를 향해 격려함성을 지르고 있다.

민주당 당원과 한화갑 전 대표에 대한 영장집행을 위해 당사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검찰 수사팀과의 밀고당기기식 대치가 계속되고 있다. 20여명의 검찰측 수사팀은 "반드시 오늘 영장을 집행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1000여 명 가까이 모여든 민주당 당원들의 '저지선'을 뚫기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오후 3시 현재 민주당 당사 앞마당에는 '네티즌 파워 민주당, 출범 및 민주당 죽이기 규탄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지방에서 올라온 당원 및 지지자 1000여 명으로 꽉 들어차 있다. 조순형 대표 등 지도부들은 이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당사를 빠져 나온 상황이다. 민주당쪽은 당사 앞마당 행사를 좀 더 확대해 검찰의 진입시도 자체를 원천봉쇄하겠다는 구상이다.

검찰측은 오후 2시 30분께 3차 진입을 시도했으나 이미 당사 앞마당에 모여든 1000여 명의 당원들에 의해 쫓겨나다시피 해 당사 주변으로 철수했다. 검찰은 행사가 끝난 뒤 다시 진입을 시도하겠다는 입장을 민주당측에 전달했다.

한편, 당원 및 지지자 1000여 명은 민주당가와 '광주출정가' 등을 부르며 결의를 다지고 있고, 일부 흥분한 당원들은 검찰을 향해 "권력의 시녀, 깡패는 돌아가라"라고 고성을 지르며 강력히 항의하고 있다.

특히 이날 오전 복당을 공식 선언한 김홍일 의원이 검찰과 당원 간의 몸싸움이 벌어지는 도중 당사 입구에 통해 들어서자 당원 및 지지자들은 '김홍일! 김홍일! 김대중! 김대중!'을 외치며 환영의 뜻을 전하는 등 한껏 고무돼 있는 상태다.

당사 내부에서는 민주당 대변인단의 대(對)언론 홍보전이 계속되고 있다. 김재두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같은 종목, 같은 경기를 뛴 선수 중 메달을 따고(노무현 대통령), 완주한 선수(정동영 의장)는 도핑테스트를 하지 않고, 예선에서 탈락하고 중도 포기한 선수(한화갑 전 대표)만 도핑테스트를 한다면 어떤 관중이 이 경기의 결과를 신뢰할 수 있겠느냐"며 검찰의 불공정 수사를 성토했다.

장전형 수석부대변인도 구두 논평에서 "SK 비자금 건은 검찰이 이미 10월에 그 사실을 확보했다고 한다"며 "그런데도 3개월이 지난 이제와서 검찰이 전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한 정치적 배경이 뭔지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장 수석부대변인은 또 "한화갑 전 대표가 `민주당은 호남을 벗어날 수 없다. 이번 대통령도 호남이 찍어서 된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 신기남 열린우리당 상임중앙위원을 겨냥해 "김대중 전 대통령과 민주당으로부터 가장 많은 수혜를 입었던 신기남 의원이 언제부터 노빠의 대표 나팔수로 변신했느냐"며 역공을 취했다.

'반독재 반파쇼 운동으로 노무현 독재 뚫고 나가자'  
 민주당 관계자, 노 대통령 비난 발언 서슴지 않아
  
 
 한화갑 의원에 대한 검찰의 영장집행 시도로 민주당 당원들과 지지자들, 당직자들의 감정이 격앙되면서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을 향한 거친 발언들이 민주당 관계자들의 입을 통해 쏟아지고 있다.

특히 김경재 민주당 상임중앙위원은 특유의 입담을 과시하며 노무현 정부를 향해 '파쇼 정권, 독재정권'이라고 비난하는 등 독설을 퍼부었다.

김 상임중앙위원은 오후 3시 50분께 여의도 중앙당사 앞마당에서 개최된 규탄대회에 참석,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조강지처를 버린 사람보다, 자신의 아버지를 해한 사람보다 더한 배신자"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반독재 반파쇼 운동으로 노무현 독재를 뚫고나가자"는 선동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김 위원은 또 "내가 구속이 되든지 노무현씨가 청와대에서 내려오든지 이제부터 진검승부를 펼치려는데 여러분들이 동의하느냐"며 노 대통령에 대한 '적대적 감정'을 그대로 노출시키기도 했다.

최근 열린우리당과의 '노란색' 원조논쟁을 의식한 듯 김 위원은 "길거리를 가다가 열린당 사람들이 노란색 원조를 주장하면 멱살을 쥐고 때리지는 말고 깨닫게 해 줘라"라고 말했다.

조순형 민주당 대표도 "노무현 대통령의 '민주당 죽이기'가 멈추지 않는다면 100만 당원들과 함께 총력투쟁 할 것"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발의를 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이성규 기자 

   
▲ 검사와 수사관들이 당사앞에 도착한 31일 오전 당원들이 한화갑 전 대표가 농성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사 3층 대표실 입구를 몸으로 막고 있다.

법원 "한화갑 의원, 실질심사 참석 안해 도주 우려 있어 구속영장 발부"

 법원이 한화갑 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최완주 서울지방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1일 저녁 6시18분께 한 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최 부장판사는 "한 의원이 오늘 영장실질심사에 출석을 안 했고, 앞으로 (검찰) 수사에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도주의 우려가 있어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특히 최 부장판사는 "한 의원이 하이테크하우징으로부터 6억5000만원을 받은 부분은 검찰의 소명이 부족하다"고 밝혀, 한 의원이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이 영장 발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검 특수2부(채동욱 부장검사)는 구속영장을 집행하는데 있어 민주당측과 충돌을 피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검찰은 구속영장의 유효 기간을 임시국회가 열리기 직전인 내일(1일) 밤 12시까지로 발부 받았다. 검찰이 한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유효기간 안에 집행하지 못하면 회기 중에 국회의 체포동의를 얻어야만 한다.

민주당, 연좌 바리케이드·소화기부대 동원 '수성 준비' 완료

저녁 8시10분 현재 민주당은 당사 정문을 굳게 닫고 당직자들을 1층 현관 로비에 모아 '1차 저지선'을 마련했다. 김강자 당무위원을 필두로 한 이들은 의자에 줄지어 앉아 수사관들이 들어 올 경우 온 몸으로 막겠다는 입장이다.

한 전 대표가 있는 당사 3층에는 좁은 복도 절반 가량을 당원들이 채우고 있다. 이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 건물 내에 있는 소화기를 모두 모아 놓고 수사관들이 들어올 경우 소화기를 뿌리며 저항하는 '2차 저지선' 역할을 맡고 있다.

한 전 대표는 당 대표실에서 강운태 사무총장, 김옥두, 유용태 의원 등과 함께 TV 뉴스를 시청하며 향후 검찰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 전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은 법원의 영장 발부에 대해 어떤 논평도 하지 않고 말을 아꼈다.

장전형 민주당 수석부대변인은 체포영장 발부 직후 공식 논평을 통해 "노무현 정권이 민주당을 죽이기 위한 공작정치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음이 드러났다"며 "노무현 정권이 한화갑 전 대표의 경선자금을 문제삼고 있는 만큼 검찰은 똑같은 잣대로 노 대통령과 정 의장의 경선자금도 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부대변인은 또 "민주당은 노무현 정권의 민주당 죽이기 공작정치와 정치 보복에 맞서 당당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 "지지자들 봉쇄로 야간에 불상사 일어날 우려 있어 오늘 밤 집행 안해"

   
▲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 사실이 알려지면서 민주당원들은 격앙됐다. 이들은 당사 현관 로비에 모여 1차 저지선을 만들고, '민주당, 한화갑' 구호를 외쳤다.[

검찰은 한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집행을 오늘(31일) 밤에 실시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신상규 서울지검 3차장검사는 "영장이 발부됐다는 소식이 뉴스로 나가면서 민주당 지지자 200여명이 나와 출입문을 봉쇄하고 있는 것 같다"며 "(검찰이) 야간에 무리하게 구속영장을 집행하는 것은 불상사가 일어날 우려가 있어 오늘 밤에 강제 집행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혔다.

신 차장검사는 이어 "한화갑 의원이 오늘 아침까지 나오겠다고 밝히다가 당의 방침에 따라 나오지 않겠다고 입장을 바꿨다"며 "이제 최종적으로 영장이 발부가 됐으니 (한 의원은) 스스로 결정해 자진해서 영장 집행에 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은 한 의원의 결정을 기다리기만 하겠다는 입장은 아니다. 신 차장검사는 "영장의 효력이 내일 밤까지로 시간이 없는 상태이고 법원이 확정적으로 구속영장을 발부했기 때문에 영장은 집행되어야 한다"며 "오늘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집행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검찰이)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고 밝혀 유효기간 내에 집행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검찰은 휴일인 내일(1일) 정상 출근해서 상황을 지켜보며 구속영장을 집행하는 방법에 대해 강구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법원이 한 의원의 범죄사실 중 '하이테크하우징 6억5천만원 수수' 혐의 사실을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 부족하다'는 이유로 삭제한 것에 대해 "판사가 무슨 이유로 6억5천만원 부분을 삭제했는지 사유를 기재하지 않아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돈을 받아 전달한 김원길 의원의 진술과 구체적인 증거도 있다"고 밝혔다.

한 의원은 지난 2002년 2월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직전에 손길승 SK그룹 회장에게 8억원을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하고, 같은해 2월에서 6월 사이에 3차례에 걸쳐 모두 4억원을 경선자금 및 당대표 대외 활동비 등의 명목으로 처남인 정아무개씨를 통해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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