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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정 "흐르는 강을 막으면 실패한다"
2010년 09월 17일 (금) 01:24:44 부천타임즈 webmaster@bucheontimes.com

김수정(부천여성의전화)

'4대강공사중단촉구 릴레이 단식농성'27일 차/ 9월 15일

   
▲ 김수정 '4대강공사중단촉구 릴레이 단식농성'27일 차/ 9월 15일

9시, 전날 담당하신 김준영 노총위원장이 정말 꼼꼼하게 인수인계를 해주신다.
그리고 잠깐 혼자가 되었다.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깨어있는 시간엔 늘 누군가와 함께 있었는데 홀로 시간을 보낸다고 생각하니 맘이 살짝 설레였다. 이런 것을 두고 염불보다 잿밥에 눈이 멀었다라고 하던가?

먹는 것에 시간을 더하지 않고 홀로 시간을 누리는 자유를 꿈꿨던 나의 설레임은 회원들과 시민들이 드문드문 혹은 연달아 방문하면서 그저 꿈으로만 남겨 두게 되었다.

9시 30분 쯤 한 시민이 방문하셨다. 경제개발기치에 급속한 산업화를 몸으로 겪어내셨을 할아버지이시다. 뭐하는 곳이냐? 4대강 하지 말자고? 그려 그려 하시며 고개를 끄덕이신다.

이후로도 출근 중인 듯한 직장인,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온 젊은 엄마 등 몇몇 분들이 일부러 오셔 십시일반 모금함에 힘을 보탰다. 어떤 시민은 단식자  몸 걱정을 하며 일어서는 단식자를 만류하신다. 이분들의 모습들을 메아리 없는 함성이라거나 시민없는 시민운동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본다면 어떻게 이야기 할까?

물론 반대하시는 분들도 있었다.점심 때 시간을 내서 왔다는 젊은 직장인이 정부에서 하는 일이니 도와줘야 하지 않냐고 토론을 좀 하자고 말을 건네왔다. 자신은 4대강 사업이 물을 맑게 하는 일이기 때문에 진행되어야 한다면서...

단순히 정부정책이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 아님을, 지금 정부가 하는 4대강 사업의 맹점과 그간 정부가 주장했던 효과들의 허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마침내 자신은 텔레비전에서 4대강사업이 수질을 개선한다고 하니까 그대로 믿었다며 좋은 일 하신다고 한다.  그러다 홍보 동영상을 밖에다 틀어주면 시민들이 더 잘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제안도 곁들인다. 내친김에 시민단체에 후원을 좀 하시는 것은 어떠냐며 여성의전화 소식지를 내밀었더니 좀 생각해 보겠다며 챙겨가셨다.

   
▲ 김수정 '4대강공사중단촉구 릴레이 단식농성'27일 차/ 9월 15일

저녁 때 회원들과 촛불행진을 마치고 농성장앞에 둘러 앉아 이야기 하고 있는데 스스로를 초등학교 교장이라고 밝힌 초로의 시민이 이런 불법을 왜 저지르느냐며 막말을 하신다(왜 정부에서 하는 일을 반대하면서 이렇게 불법적으로 텐트를 치고 지랄이야~) 함께 동행한 이가 말리며 우리에게 눈짓을 한다. 그러자 어디선가 한 시민이 나타나 "아줌마들만 있는데와서 뭐하느냐"며 화를 내자 막말하던 시민이 한 번 더 막말을 하고 슬쩍 사라진다. 안정숙선생님이 "저 시민이 여자랑 무슨 말을 하느냐는 것"이라고 씁쓸해하신다.

막말하던 시민은 처음엔 여성들만 있어서 그렇게 막말을 늘어놨고 여자들앞에서 화를 내느냐는 다른 사람의 말에 부끄러워서 간 것이다. 즉 여성들만 있어서 쉽게 화를 냄과 동시에 여성은 공적논쟁의 대상이 아니었던 것이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처지가 몰라보게 높아졌다고 이야기 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이 과정속에 함께 있던 회원들이 이렇게 여럿이 있어도 저렇게 난리인데 여자 둘이서 자다 무슨 일 있으면 어떻하느냐며 열두시가 다되도록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해주셨다.

   
▲ 김수정 '4대강공사중단촉구 릴레이 단식농성'27일 차/ 9월 15일

긴 하루가 끝나고 포장을 내리고 잠을 청한다. 이번 농성장에서 여성들끼리 밤을 새우는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하루를 돌아보며 잠을 청하다 문득 어느 책에서 보았던 중국 설화가 생각났다. "흐르는 강을 막으면 실패하고 터주면 성공한다"
 
농성장에서 하루를 지내면서 지금 정부에서 밀어붙이고 있는 4대강 사업이 흐르는 강을 막고 있는 것을 모든 국민들이 알게 하고 강을 원래도록 흐르게 하는 것은 먼저 본질을 인식하고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었다.

"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 강물을 끝내 흐르게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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