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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영 "물은 산을 넘지 못합니다"
2010년 09월 17일 (금) 01:05:27 부천타임즈 webmaster@bucheontimes.com

김준영(한국노총부천지부의장)

   
▲ 제가 어릴 적 드넓은 백사장이 있던 곳인데.. 지금은 시멘콘크리트와 잔디밭으로 바뀌었습니다.잡티 하나 없는 모래사장이 그립습니다.. 혹시 저 아저씨도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계신 것은 아닌지....

'4대강공사중단촉구 릴레이 단식농성'26일 차/ 9월 16일

위 사진과 글은 5년 전 제 고향인 영주 서천변에서 찍은 사진과 글을 제 개인 홈피에 올려놓은 것입니다.

잡티 하나 없던 은빛 모래사장이 그립습니다. 그런데 금모래, 은모래가 펼쳐진 아름다운 모래사장들이, 그냥 아름답기만 한 모래사장이 아니라 강물이 숨쉬고, 무수한 생명들이 삶을 누리는 터전이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 김준영-'4대강공사중단촉구 릴레이 단식농성'26일 차

최근 인터넷을 통해 지율스님과 내일신문 남준기 기자가 인터넷을 통해 전해주시는 4대강의 공사 전 '아름답고 사람과 자연, 뭇 생명들이 공생'하는 사진과 '중장비가 할퀴고 간 처참히 파헤쳐진'인 공사중인 4대강의 사진들을 보면 일일이 말과 글로 설명하지 않아도 4대강 살리기가 아니라 죽이기가 진행되고 있음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끊임없이 여울과 모래톱을 지나며 스스로 맑아지고 있는 강물을 가두어서 맑게 하겠다는 그 어떠한 주장도 인정할 수 없습니다.

자연이 만들어 준 물살의 속도와 바닥에 따라 각기 적응하고 살아가는 무수한 생명들이 사라지는 것을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 시킬 수는 없습니다.

백번 양보해서 그들의 주장이 맞을 수도 있다고 하더라도, 4대강을 동시에 파헤치는 것을 인정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진리, 물은 산을 넘지 못합니다. 인간이 터널을 뚫고 운하를 만들기 전에는 물은 산을 넘지 못합니다. 그렇기에 4대강공사를 동시에 진행해야할 이유는 하나도 없습니다.

그토록 많은 국민들이 반대하는 이 짓을 제발 멈추고, 정 하려거든 제발 가장 작은 규모의 영산강만 진행하되 다음 세대에게 그 판단을 넘겨주는 것까지는 양보할 테니 제발 다시 돌이킬 수 없을지 모르는 이 무지막지한 공사를 중단해야 합니다.

이런 마음으로 4대강공사 중단 촉구를 위한 릴레이 단식 농성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제안을 받고 조금도 망설임 없이 동참을 결심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시간 하루 전체를 뺄 수 있는 일정이 만만치 않았는데 그나마 9월 14일 하루가 비어 늦게나마 이 의미있는 일에 운좋게도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9시부터 시작해야 하는 농성은 처음부터 시간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8시 시작한 회의가 생각보다 길어져서 열심히 뛰었지만 10분 지각을 하고 말았습니다. 전날밤을 책임지신 이택규 목사님과 격려차 나오신 많은 선배님들께 죄송했지만, 아침 회의에 함께 하셨던 분들께서 농성의 시작을 함께 열어주셔서 죄송한 마음을 조금 줄여주셨습니다.

오늘 농성 시간을 어찌 보낼까 고민하다가 책 한권을 준비했습니다. 트윗을 하다가 우연히 인사를 나누게 된 작은책 발행인 안건모님의 "거꾸로 가는 시내버스"라는 책을 준비했습니다. 트위터를 통해 꼭 읽겠다고 글쓴이와 한 달전 약속을 한 책이기도 하고, 잠깐 잠깐씩 읽어도 책장을 편하게 넘길 수 있겠다 싶어서 이 책을 선택했는데 결국은 추천의 글과 머리말밖에 못 읽었습니다.

아침부터 지지와 격려를 와 주신 많은 분들과 4대강 이야기도 나누고, 평소 하지 못했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 후 방문 오신 기념사진 찍고, 트위터에 글 올리고를 반복하다 보니 조용히 앉아서 책을 읽을 시간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스마트폰이 단식 농성장 풍경도 바꾸어 놓았습니다. 책 읽고 명상하고 오시는 분들과 조용히 대화 나누고 그런 단식 농성장을 조금 그리고 시작했는데 분주히 하루를 보낸 그런 느낌입니다.

부천노총의 대부분 위원장님들과 이 곳 중앙공원이 일터여서, 이 근처에서 교육이 있어서, 족구장을 이용하기 위해서, 야간일 마치고 산책 나오셨다가 등등의 이유로 농성장을 찾아주신 많은 분들, 저녁 8시 촛불을 들고 중앙공원을 한 바퀴 돌며 4대강 공사 중단의 염원을 밝히신 분들, 아빠가 보고 싶다는 넷째를 데리고 농성장을 찾아준 식구들, 바쁜 시간을 쪼개서 격려해주신 김관수의장님, 새벽 6시 중앙공원앞 도로 청소를 책임지시는 노면청소차 기사님과, 음식물 쓰레기를 수거하고 대장동으로 가시던 조합원들께서는 새벽에 경적소리와 손인사로 이 농성을 함께 해주셨습니다.

   
▲ 김준영-'4대강공사중단촉구 릴레이 단식농성'26일 차

농성장만 분주했던 것이 아니라 중앙공원의 하루도 분주해 보입니다. 중앙공원의 가동시간은 24시간 100%로 느껴집니다. 부천시민들께서는 시간시간 마다 다양한 이유로 중앙공원을 찾고 계셨습니다. 산책, 마라톤, 자전거 배우기, 데이트, 택시 기사 분들의 잠깐의 쉼터 등등 정말 부천시민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소중한 공간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양한 이유로 중앙공원에서 만나고, 지나친 많은 시민들에게 이 농성장의 작은 열망이 조금이라도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 간절한 마음의 목소리가 조금씩 퍼져 부천시민들의 가슴에도 자리 잡고, 공사 중단의 목소리가 더 크게 울려 퍼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슴에 담고 농성장을 다음 분께 넘겨야겠습니다.

24시간의 단식이 그리 힘든 시간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제 작지만 꼭 지키고 싶은 바람과 의지를 몸으로 보여 줄 수 있었던 시간으로 기억하겠습니다.

농성을 함께 했지만 불청객도 있었습니다. 이번 여름 무슨 이유에서 인지는 모르지만 모기랑 씨름해 본 기억이 별로 없는데 어제 아침부터 오늘아침까지도 모기도 함께 농성장을 지켰습니다. 다음 분께 이 이야기는 꼭 인수 인계를 해야겠습니다.

끝으로 지지와 격려를 위해 방문해주신 모든 분들과 특히 아침부터 저녁 늦은 시간까지 함께 해주신 부천시청노조 강선남 위원장님과 24시간 농성을 함께 해준 부천노총 박덕수부장님께 감사드립니다.

   
▲ 김준영-'4대강공사중단촉구 릴레이 단식농성'26일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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