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일남(부천노사모 대표 일꾼)

▲ 최일남-'4대강공사중단촉구 릴레이 단식농성'12일 차

'4대강공사중단촉구 릴레이 단식농성'12일 차

평소 남보다 식사량이 1.5배이다 보니 배둘래 역시 40인치에 육박하여 언제부터인가 단식을 하면 체중이 감량되지 않을까 예상하면서 노무현대통령보다 투표수도 적은 이박의 4대강 사업은 한반도를 오히려 망치는 사업으로 굳게 믿는 차에 부천지역 사회문화단체의 단식농성단에 합류하게 되었다.

노사모는 원래 고립적인 정치지향단체였지 이렇게 세종시니 4대강이니 하는 환경사업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지난 6.2 지방선거를 통해 지방정권의 승리로 이렇게 시민단체협의회와 긴밀한 유대를 맺게 되었다.

하루 종일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권에 있다 보니 빗줄기는 강하지도 않으면서도 오락가락 하는 짜증나는 날씨이다. 어제도 우리 회원이 단식하다보니 대표로써 함께 하게 되었고 이젠 내가 단식하는 입장이 되었다.

단단히 마음을 먹고 농성장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회원들이 내가 오기를 고대하면서 빨리 오기를 종용한다. 단식 자리를 떠나지 않겠다는 굳은 마음으로 꼬박 14시간 이상을 버티고 앉아 있었다. 핑계 삼아 일어나 인사하기도 귀찮고 가는 사람 배웅하기도 싫고 해서 자리를 꾹 지키고 돌부처처럼 버텼다.

화장실을 가는 시간이외에는 자리에서 꾸욱 눌러앉아 있어서인지 어느새 다리는 굳어 있는듯 했고 생수를 마시고 버티는 사이에 내 정신 상태는 공황, 혼미한 상태로 접어 드는것 같다. 그 큰 몸을 지탱해왔던 나의 뱃속에선 꼬르르 물빠지는 소리가 들린다. 배고픔을 모른 채 살아온 나에게 하루 단식은 엄청난 고통을 안겨주는 것이다.

그러나 나의 고통이 저 여주의 이포나루까지 전해져 4대강 사업을 중지하면 얼마나 좋을까... 오후에 이포보에서 내려온 활동가들이 경찰에 바로 붙들려 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모진 일을 당하지 않기를. 그대들은 모두가 무관심한 이땅에 마땅히 해야할 일을 하였노라...

▲ 최일남-'4대강공사중단촉구 릴레이 단식농성'12일 차

오늘 나는 4명의 동료로부터 격려문자를 받았고 내가 소속된 단체와 관심있게 지켜보는 단체의 장들이 농성장을 방문하여 시간을 보내주었다. 자정인 지금도 천막밖에는 줄기차게 빗줄기가 강하게 내려와 빗소리를 들려준다. 오늘은 이 빗소리를 자장가 삼아 긴 밤을 보내야 할까보다.

우리의 항의 농성은 강도를 더했으면 한다. 아직 우리의 소리는 너무도 작게 들릴거라고 생각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송내역북부광장이든 부천역 남부광장이든 어디라도 우리의 광장이 되어 더 큰소리로 우리의 항의를 크게 외쳐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