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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선 "아리랑 강물 소리에 손대지 마라"
2010년 08월 26일 (목) 07:59:59 부천타임즈 webmaster@bucheontimes.com

이희선(부천시민연합 공동대표)

   
▲ 이희선(부천시민연합 공동대표) 4대강공사 중단 촉구 릴레이 단식 농성' 3일째

사방이 고요한 새벽 3시, 여주 이포보에서 농성하고 있는 환경운동가들과 연대를 생각하며 지난 2월 '팔당유기농보존대책위'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 벽에 붙어 있던 유안진 시인의 시를 읽어봅니다. 

"… 좁고 넓게 깊고 얕게 짧고도 유장한 어머니의 목청 그대로 / 아리랑 강물 소리에 손대지 마라 / 본래 지닌 모습 그대로 건드리지 마라 / 손대지 않는 것이 최대의 개발이고 최상의 보존이니 / 태어난 제자리 이 땅을 이 모습을 망치지 마라 / 고속철 고속도로에 항공과 바다로도 충분해 / 어머니인 강물만이라도 건드리지 마라 제발"

4대강공사 중단 촉구 릴레이 단식 농성' 3일째(8월23일.일요일)

아침 9시 풀뿌리 부천 자치연대 백선기 대표와 교대를 했습니다. YMCA 김기현 사무총장, 부천시민연합 전대표 손인환 한의원 원장, 부천시민연합 김길주 고문께서 먼저 나와 있었는데, 교대를 하면서 엉덩이 땀띠를 조심하라는 백 대표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일지를 쓰는 지금은 자정이 조금 지났습니다. 뙤약볕에 앉아 있느라 손등과 팔뚝, 콧등이 화끈거립니다. 30일간 계속되는 단식 릴레이에는 단식자를 도와줄 조력자가 시간을 나눠 나옵니다. 제게는 부천시민연합의 최정미 감사, 배혜란 이사, 박미현 이사, 김태완 간사가 함께 했습니다.

10시경 한 어르신께서 "청와대 앞에서 해야지, 여기서 하면 무슨 소용이 있나?"라고 하시면서 제 앞을 지나가십니다. "전국 각지에서 함께하면 힘이 됩니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오전 10시 30분경 김만수 시장께서 격려방문을 하셨습니다. '강은 흘러야 한다'책도 구입하셨습니다. 저희는 4대강 관련 책과 티셔츠를 농성현장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11시경 김관수 시의회 의장께서 저희가 만든 티셔츠를 입고 방문하셨습니다. 또 윤병국 의원이 자전거를 타고 다녀갔습니다. 일지를 쓰는 도중 모기들의 습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모기향이 소용이 없는 모양입니다.

오늘 날씨가 무더워 저희가 농성하는 중앙공원 앞 차 없는 거리에는 시민들이 많지 않았지만 간간이 지나치시는 시민들께서 수고한다거나 우호적인 눈길을 주시고 가셨습니다. 도와줄 것이 없느냐고 물으시고 몇 분이 방명록에 서명도 하셨습니다. 날이 무척 더웠지만, 살인적인 무더위 속에서 목숨을 걸고 한 달 넘게 여주 이포보에서 농성하는 환경운동가들을 생각하면 너무 보잘것없는 행동이라고 생각했고, 전국 각 지역의 시민단체들이 함께 행동하길 염원했습니다.

저녁 7시쯤 비가 후드득 내리는 가운데 농성 장소를 건너편 공원 안쪽으로 옮기면서 비닐하우스에서 쓰는 검정 비닐 차양을 나무에 매달았습니다.

장진석 전부천시공무원노조 사무국장과 민족문제연구소 부천 지부장 윤국재 선생께서 도와주셨습니다. 잠시 후 이훈희 부천시민연합 이사(아트포럼 리 대표)가 스무 명은 앉을 수 있는 튼튼한 텐트를 가져와 조립했습니다.

그렇게 해놓으니 중앙공원에 부천시민사회의 4대강 반대 릴레이 단식 농성 캠프가 꾸려지게 되었습니다. 이제 이 공간을 중심으로 30일간 이어지는 릴레이 단식농성기간에 여러 가지 행사와 활동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여러 사람의 아이디어들이 하나 둘씩 보태집니다.

   
▲ 이희선(부천시민연합 공동대표) 4대강공사 중단 촉구 릴레이 단식 농성' 3일째

밤 8시 30분쯤 지평교회 이택규 목사, 부천시민연합 김길주 고문, 참여와 개혁 부천시민단체협의회 황인오 공동대표, 백선기 대표, 김선환 참여넷 운영위원장, 이주항 부천실고 이사장 부부, 송봉길 역곡한의원 원장, 한금희 부천시민생협 이사장, 임영호 부천풀뿌리자치연대 사무국장, 부천시민연합 여성회 박미현, 김은미, 배혜란 님과 아이들, 이훈희 대표 가족 등등의 여러 분이 함께 촛불을 들고 중앙공원을 한 바퀴 침묵 행진하였습니다.

우리는 4대강 사업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인식에 결코 동의할 수 없거니와 그분의 말과 행동이 다른 행태에 대해 깊이 불신합니다. 그분으로 말미암아 말의 사회적 의미는 이미 파괴되었습니다. 언어의 사회적 상식은 이제 무너졌습니다. 한국은 반어의 제국이 되었습니다.

그분이 말하는 생명은 죽음으로 해석되고, 친서민은 친재벌로, 엄격한 법집행은 “그들만은 예외로 하고”로, 녹색성장은 그동안 잘 보전되어온 환경의 막개발을 의미합니다. 최근의 공정사회라는 말은 불공정사회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이야기로 해석됩니다. 말은 사회적 신뢰를 근거로 소통되지만 이제 언어의 소통은 마치 바벨탑 이후처럼 끼리끼리만의 암호가 되어버렸습니다. 이제 국어사전을 따로 만들어야 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지난 화요일 기대하던 PD수첩 '4대강 수심 6m의 비밀'의 방영이 무산되었습니다. 4명의 비밀팀이 청와대의 특명을 받아 국토부에서 2~3m 깊이로 파내는 치수사업 정도로 대운하 계획을 수정하려 했던 것을 수심을 6m로 유지해서 실제 배가 다닐 수 있도록 해놓고 언제든지 운하로 바꿀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것입니다.

제가 지난 2월 낙동강 공사구간을 민주당 김영환 의원, ‘강은 흘러야 한’』저자 김상화 선생과 함께 답사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내린 결론은 4대강 사업은 대운하의 전단계라는 것이었습니다.

부산에서 상주까지 낙동강의 수위를 6m로 유지하며 보마다 40m 넓이의 수문을 만드는 것은 배를 다니게 한다는 목적 없이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5.000t급의 바지선의 흘수(吃水: 배가 물에 잠기는 높이)가 4.5m이기 때문에 큰 배를 띄우려면 6m의 수심유지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상주에서 안동까지의 구간은 3m로 수위를 유지하도록 되어 있는데, 그 이유는 상주에서 문경새재 터널을 뚫어 한강으로 뱃길을 만들기 때문에 상주에서 안동구간은 깊이 준설해서 수위를 높일 필요가 없었던 것입니다.

중앙공원의 저녁 시간은 운동하는 시민으로 활기를 띱니다. 그런데 저는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사람들은 매일 세수를 하고 거울을 봅니다. 그러나 자신의 영혼을 씻고 거울 속 얼굴 너머의 영혼을 보려고 하지 않습니다.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염려하지만, 우리의 삶의 터전인 자연의 건강을 염려하지 않습니다.

개인이 운동을 열심히 해서 건강을 지키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공해가 심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가 있습니다. 아무리 운동을 열심히 해도 우리가 마시는 물이 오염이 되면 건강을 해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운동을 열심히 하는 만큼 건강을 지키려면 환경이 함께 건강해야 한다는 것을 시민께서 좀 더 생각하시고 환경운동에 동참해 달라는 것입니다. 개인의 건강을 위해 사용하는 시간의 1%만 환경운동에 써주시면 한국의 환경을 오염으로부터 지킬 수 있을 것입니다.

글이 길어졌습니다만 4대강 사업이 팔당 수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부천시민의 식수원은 팔당댐의 물입니다. 현재까지 별문제 없이 팔당물을 먹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주에 세 개의 보가 세워지면 팔당의 수질이 악화한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경제개발 연구원 팔당물환경센터 선임연구원 송미영 박사의 보고서를 보면 여주에 보를 만들면 강의 유속이 느려져서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이 0.5mg/L 정도로 높아진다고 합니다.

지난 10여 년간 팔당 수질을 0.5mg/L 낮추려고 수조 원을 투자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결국, 보를 만들면 악화한 수질을 정화하기 위해 더 많은 돈을 투입해야 하는데 그렇게 해도 수질이 더 좋아진다는 보장은 없다고 합니다.

   
▲ 김범용 참여예산부천네트워크 대표-이희선 부천시민연합공동대표
4대강 사업은 환경 독재요, 생명에 대한 학살입니다. 강물의 깊이를 일정하게 하면(물론 뱃길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지요!)낮은 곳에 사는 생물들은 모두 죽어 사라집니다. 그 생물을 먹거나 더불어 사는 생물 역시 모두 사라지게 됩니다.

이는 생태계의 엄청난 혼란을 가져옵니다. 너무나 많은 생명이 죽기 때문에 종교인들이 반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강물을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한국 사람들은 오염된 물 때문에 식수 대란을 겪거나 오염된 물을 정화하기 위해 몇 배의 화학약품이 녹아 있는 물(미량이지만 결국 중금속이 축적되고 마는)을 마시게 됩니다.

다른 생명을 존중하는 것이 결국 인간의 생명도 존중받는 일이라는 것은 종교적 신념뿐만 아니라 과학이기도 합니다. 4대강 공사가 주는 폐해가 이렇게 자명한데도 어떻게 반대하고 저지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부천시민께 MB와 건설족들의 탐욕에 훼손되고 학살되는 환경과 뭇 생명을 지키고 우리의 건강권을 지킬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함께 이 만행을 멈추게 해야 함을 호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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