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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금'식 궁중요리 열풍 경계해야
[주장] '대장금'의 지향점은 귀한 재료 아닌 느림과 정성
2003년 12월 15일 (월) 00:00:00 부천타임즈 기자 webmaster@bucheontimes.com

기사제공 :  오마이뉴스
요즘 드라마 '대장금'을 이야기하지 않으면 안 되는 분위기에 맞추어 온갖 마케팅이 동원되고 있다. 마케팅에 단골로 동원되는 것 중에 하나가 궁중요리이다. '대장금'이 인기를 얻는 것 중 하나는 궁중요리라는 소재와 여러 가지 궁금증, 정보들을 제공해주고 있기 때문. 이 점을 <동아일보>는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다.

'대장금'은 기존 사극의 권력 암투와 치정관계를 벗어나 시각과 미각을 즐겁게 하는 궁중음식이라는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수랏상에 대한 궁금증 해소와 함께 잘 먹고 잘 사는 법에 관심이 많은 시대적인 요구도 드라마에 힘을 싣는 한 요소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동아일보>, 11월 11일자 "[방송] 드라마 '대장금'의 인기비결과 과제"

궁중요리의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뿐만 아니라 잘 먹고 잘사는 문제에 관심이 많은 시대적인 요구에 '대장금'이 잘 따르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장금'은 인기가 높고 이런 궁중요리에 대한 관심은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마케팅에 사용되고 있다.

한 금융기관이 ‘대장금 궁중음식’ 시식회를 여는가 하면(조선일보, 2003년 12월 11일자 37면), 한 건설회사는 아파트 모델하우스 앞에서‘대장금’에 나오는 임금님 수랏상 및 각종 궁중요리를 시식하는‘궁중요리 시식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국민일보, 2003년 12월 10일자, <조선일보>, 2003년 12월 4일자 42면).

이러한 점들을 반영이라도 하듯이 궁중요리에 대한 관심으로 문화센터나 학원에서 궁중요리 수강이 늘어나고 있다(동아일보, 2003년 11월 11일자). 단지 궁중요리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고 관련 요리에 대한 마케팅도 이루어지고 있다. 예를 들면 '대장금'에 나오는 유황 오리 요리가 그렇다(조선일보, 2003년 12월 10일자 39면).

이렇게 '대장금'이 궁중요리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대장금'에서 중요한 것은 궁중요리가 어떠한 게 있으며 어떤 것을 해먹어야 한다는 수준이 아니다. 또한 대장금에서는 좋은 한약재를 넣은 요리를 통해 단순히 입맛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몸을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몸을 좋게 하는 것은 비싼 한약재나 특이한 재료가 아닐 것이다.

'대장금'에서 얻어야 하는 것은 느림의 요리, 정성의 음식을 우리가 먹고 있는 것인가 하는 화두이다. 느림과 삭힘, 정성은 한국 음식의 전형적인 특징이기도 하다. 우리는 근대성이라는 이름의 시장 매매구조에서 이러한 느림과 삭힘의 요리 문화를 잃어버렸다.

수랏간 최고상궁 자리를 놓고 한 상궁과 최 상궁이 겨룬 대결에서 장금이는 설렁탕을 오랜 시간 우려내지 않고 빨리 우려내는데 급급해 지게 했다. 이뿐만 아니라 '대장금'의 곳곳에서 이 같은 의미가 드러난다. 십 년 이상 삭힌 감식초도 그렇다. 또한 사람을 생각하는 음식, 단순히 사람이 아니라 각각의 사람의 체질과 입맛에 맞는 음식을 강조한다.

궁중 요리이냐, 한약재를 넣었는가, 그렇지 않은가가 아니다. 대장금에서 얻을 수 있는 음식에 대한 화두를 단순히 먹어 보지 못한 음식, 귀한 음식을 해먹는다는 귀족 문화의 향유 차원에만 그치게 한다면 우리의 먹을거리 문화가 소외되어 있다는 현실을 더 간과할 수 있다. 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부분은 이것이다.

우리는 하루하루 빠짐없이 먹어야 하는, 우리의 생명을 유지하는데 가장 중요하고 기본인 음식에서조차 소외되어 있다. 우리는 우리가 먹는 음식물에 무엇이 들어가 있는 지도 모르며 과연 우리 몸에 어떠한 영향이 있는 것인지 모른다. 사회의 복잡성으로 우리는 많은 음식을 돈으로 사먹고 있으면서 그 음식에 대해서 너무나 모른다. 이것이 음식에 대한 소외다.

또한 만드는 사람들은 대개 사먹을 사람을 생각하고 만드는 것이 아니다. 이윤만을 바라고 만드는 일이 빈번해서 먹는 사람을 소외시키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아무리 궁중요리가 붐을 탄다고 해도 소외의 음식문화를 생각하지 않으면 궁중 요리도 사람들을 소외시킬 것이다.

'대장금' 밑바탕에 흐르는 궁중 요리의 기본 지향점은 먹을 사람을 생각하는 느림과 정성의 음식이다. 그렇지 않은 것은 아무리 귀한 재료나 약재를 사용했어도 경계가 필요하다. 겉만 집착하는 전통 궁중 요리에 대한 관심이나 궁중요리를 단순히 마케팅 기법으로 삼는 것은 부차적이거나 주객이 전도되었다.

우리가 먹고 마시는 음식 문화가 그것을 먹는 사람을 중심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그리고 모두가 자신이 먹는 음식에 대해서 소외-객체가 아니라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 대장금에서 얻을 의미가 아닐까 싶다. 소외되지 않은 음식문화라면 귀한 재료나 한약재를 넣어 먹지 않아도 건강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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