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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합성, 일탈행동인가 새로운 문화인가?
'대선자객' 논란을 보고
2003년 12월 15일 (월) 00:00:00 부천타임즈 기자 webmaster@bucheontimes.com
   
 
  ▲ 영화 반지의 제왕을 합성  
 

기사제공 : 오마이뉴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1일 '대선자객'이란 저작물을 인터넷에 유포한 '라이브이즈닷컴' 대표를 특정정당 및 특정입후보예정자를 비방한 혐의로 서울지검에 고발하였다. '대선자객'은 정치풍자를 목적으로 사진 합성과 오디오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무협지다. 대선자객은 현재 5편까지 발표돼 네티즌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합성 사진의 장면과 내용이 편향된 정치성을 띤다는 것이 논란이 되고 있다.

하지만 대선자객처럼 사진을 합성해 정치 풍자를 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사진 합성의 근원으로 여겨지는 인터넷 사이트 '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kr)'에는 일반 네티즌들이 정치를 소재로 한 합성 사진 100여 편을 등록해 놓았다. 디시인사이드에서는 수십 개 게시판을 통해 네티즌들의 디지털 사진과 합성 사진을 공유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아햏햏', '딸녀', '무뇌충'으로 많은 쟁점을 만들기도 한 이와 같은 사진 합성 유행을 놓고 논란도 많다. 이를 사진 주인에 대한 인권 침해의 차원으로 볼 것이냐, 아니면 단순한 유희 차원으로 볼 것이냐부터 시작해서 '대선자객'처럼 정치적으로 민감한 분쟁을 일으키는 것까지도 논란의 내용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유행을 행하는 당사자들과 이를 즐기는 네티즌들의 행태를 단지 일탈 행동이나 집합 행동의 관점으로만 바라보기는 어렵다. 최근 유행하는 '플래시 몹'을 보더라도 기존 인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들다. 플래시 몹을 즐기는 이들은 얼마 전 명동 거리에 모여 유에프오(U.F.O)를 외치고 시내 한복판에 쓰러졌다가 아무일 없던 듯 해산했다. 이런 행동을 기존 인식의 틀로 어떻게 해석할까?.

사진 합성이나 플래시 몹을 행하는 집단의 행동 원리는 대개가 목적성을 띠지 않는다. 그거 즐거움과 재미의 차원으로 행동할 뿐이다. 즉, 정치 쟁점를 다룬다하더라도 그들에게서 현실과 사회에 대한 진지한 비판 의식은 결여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무작정 한심하고 할일 없는 사람들의 '뻘짓'이라 보는 것은 가당치 않다. 그것이 곧 새로운 문화이기 때문에 그렇다.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내고, 새롭게 수용하고 소비하는 그들은 곧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지식정보화 사회의 새로운 집단인 것이다.

 최근들어 <매트릭스>·<이퀼리브리엄>·<아이덴티티>·<싸이퍼> 같이 존재의 의미를 묻는 영화들이 유행하고 있다. 이는 곧 인터넷을 통해 현대 산업 사회의 대중화 현상을 벗어날 수 있으리라던 믿음에 본질적 회의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의 확장은 곧 공론의 활성화, 대중의 공중화, 전자민주주의를 가능케 하리라며 낙관적 미래를 점치게 했다.

하지만 인터넷의 공론 영역이란 것도 소위 '논객'이라 불리는 소수 엘리트들이 점령하고 그들이 의제를 설정하고 있어 오프라인과 상황이 비슷하다. 즉, 인터넷을 통한 공론 영역의 활성화가 어쩌면 또 하나의 껍데기일 수 있으며 그 안에서도 여전히 네티즌은 공중의 지위를 획득하지 못한 원자화된 대중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네티즌들의 사진 합성과 플래시 몹은 이러한 타율적, 수동적 존재에 대한 근원적 물음에 대한 답변으로 볼 수 있다. 비록 그것이 현실 정치와 사회와 관련한 딱딱한 주제가 아니라할지라도 존재에 대한 그들의 끊임없는 대답의 노력은 높이 살 만하다.

다양성과 다원성을 원칙으로 하는 시대에서 우리에게는 이전과는 다른 문화와 가치를 인정할 수 있는 관용의 태도가 필요하다. 이런 관점을 갖고 있다면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새로운 문화를 함께 즐기고 창조하는 능동적 수용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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