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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YMCA 사무총장 "이런 시장 어디 없나요?"
[서평] 지방의 논리,호소카와 모리히로, 삶과 꿈
2010년 05월 31일 (월) 11:00:39 부천타임즈 webmaster@bucheontimes.com

 김기현(부천YMCA 사무총장)

   
▲ 김기현 부천YMCA 사무총장
6월 2일 지방선거가 코 앞에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천안함 사건을 둘러싼 안보논쟁과 북풍이 선거판을 거세게 흔들고 있습니다. 물론 안보논쟁은 그 자체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지방선거의 주된 이슈가 될 수는 없습니다. 지방선거는 지역의 4년을 평가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논쟁하고, 집단적으로 선택하는 4년에 한번 찾아오는 소중한 계기이기 때문입니다.  

6월 2일을 앞두고 지방자치의 고전 중 하나인 <지방의 논리>를 되짚어 보면서 <지방자치>의 본질적 의미를 생각하고자 합니다.

이 책의 저자인 호소카와 모리히로 씨는 우리나라의 국회의원에 해당되는 참의원 의원으로 8년간 일하다 아무리 노력해도 바뀌지 않는 중앙정치의 거대한 벽에 염증을 느끼고 “나라가 변하지 않으면 지방을 바꾸겠다.”고 결의하고 구마모토 현의 지사가 된 독특한 인물입니다. (호소카와 모리히로씨는 후에 일본 총리가 됩니다.)

   

조직혁신과 창의적 의사소통
호소카와 지사는 취임식에서 공무원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첫째, 지사가 아닌 시민 쪽을 향해서 일해라."

"둘째, 조령모개(朝令暮改, 아침 저녁으로 쉽게 바뀌는)를 두려워하지 말고 업무의 매너리즘화를 끊임없이 체크해라"

"셋째, 코스트 의식을 잊지말라."  (본문 중에서)

세 번째는 약간의 해설이 필요한데 시민들은 공무원들이 "자신들이 낸 세금에 상당한 만큼의 일을 하고 있는지"차가운 눈으로 보고 있는데 오히려 공무원들은 시민 위에 군림하려는 자세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공무원은 자신의 시간과 일이 시민들에게는 코스트라는 의식을 가지고 시민의 혈세를 아끼고, 봉사하려는 기본적인 자세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지사가 된 그가 한 첫 번째 일은 인사이동이었습니다. 

공무원의 출세코스로 인식되는 재정과, 인사과, 지방과에 우수한 인재가 몰려있었는데 - 이것은 일반 기업이라면 후방지원부대에 해당하기 때문에 - 그는 젊고, 유능한 사람을 골라 농정, 상공, 복지, 교육 등 일선으로 가도록 과감하게 인사를 단행합니다.

또한 부서를 초월하여 <플래닝 텐(Planning Ten)>이라고 하는 10명 단위의 기획집단을 만들어 기존의 서열중심, 위계적인 조직체계를 깨고 젊은 공무원들의 다양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시정에 반영하기 시작합니다.

그는 구마모토 현의 공장배수 기준을 국가기준보다 10배 엄격하게 적용합니다.
기업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지만 "환경기준이 지켜지지 않으면 아무리 고용이 촉진되고 경제효과가 클지라도 진출을 사절한다."는 고지식한(?) 원칙을 고집합니다.

그의 눈에는 이미 "(세계가) 산업 인프라스트럭쳐(Infrastructure) 주도형에서 생활문화 인프라스트럭처 주도형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훌륭한 교육환경이 있고, 문화의 향기가 풍기고, 자연이 풍요로운 쾌적한 환경이 없으면 매력있는 지역이라고 할 수 없다." (본문 중에서)

이와 함께 그는 <일본 제일만들기(Only One)> 운동을 전개하는데 우리에게 익숙한 제일 큰 건물, 제일 큰 쇼핑센터, 제일 큰 체육관이 아니라 산사 입구에 위치한 일본 제일의 긴 돌 계단, 일본 제일의 벚꽃 마을, 목조로 건축한 나무체육관 같이 자연과 조화된 것이고, 테크노폴리스도 중앙공원, 숲과 연결해서 건설합니다. 

그의 시각에는 "(시민들의) 의식주 생활에 뿌리가 되고 있는 물, 냄새, 산의 나무, 식물, 집의 나무울타리, 돌, 시내도 모두 문화"이기 때문입니다.

푸르름 = 문명의 바로미터

호소카와 지사는 'Green Issue(푸르름)'를 기본이념으로 하여 전국에서도 유례없는 환경기본 조례를 제정합니다. 그가 말하는 푸르름은 "시내나 농촌의 숲 만이 아니라 수질의 문제와 농약의 문제, 혹은 경관과 소음, 악취, 폐기물, 지구환경 등 모든 것을 포함한 것"입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작게는 경관을 더럽히는 간판, 크게는 대형 프로젝트에 의한 자연환경의 파괴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연보호와 지역개발을 저울질 한다면 역시 7대 3의 비율로 자연을 지키는 쪽에 비중을 둔다는 것이 나의 스탠스(Stance, 입장)이다."(본문 중에서)

그래서 10년간 지역의 푸르름을 3배로 증가시키겠다는 '녹화 3배증 계획'을 수립합니다.

이를 위해 "①원칙적으로 전정(剪定, 가지치기)을 하지 않는다. ② 국가, 현, 시정촌별로 분산되어 있는 관리를 일원화한다. ③ 중요한 도로마다 담당 책임자를 정한다."는 녹화 3원칙을 수립하고, 눈에 띄기 쉬운 교차로와 역앞, 번화가 근처의 숲의 양을 먼저 계획적으로 늘려 나가고, 블록 담장을 나무 울타리 또는 담쟁이 넝쿨 울타리로 바꾸어 나갑니다.

흥미 있는 것은 지사가 직접 차안에 가로별로 구분된 담당자의 명부를 가지고 다니다 벌레가 먹거나 관리되지 않는 나무를 보면 지사가 직접 전화한다는 것입니다. "어디 어디의 나무가 마르고 있지 않은가?"하하 담당공무원들이 기분이 어땠을까요?

하지만 이렇게 체계적인 녹화계획으로 구마모토는 일본에서 손꼽히는 살기좋은 도시로 발돋음합니다. 숲이 자연생태계를 살아나게 하고, 좋은 자연이 좋은 인재를 끌어들인 결과입니다.

노블 스프릿, 심플 라이프

그는 자신의 철학을 이렇게 얘기합니다. "노블 스프릿(Noble Sprit, 숭고한 정신), 심플 라이프(Simple Life, 소박한 삶)" 그리고 자신의 철학은 자신의 고향인 구마모토의 숲과 자연, 사람과 역사 속에서 형성되었다고 말합니다. 그가 말하는 구마모토 정신은 "간소, 선량, 소박함을 사랑하고 일상생활에서 쓸데없는 사치와 낭비를 미워하는 정신"입니다.

비전 있는 지도자와 깨어있는 시민의식

오늘은 구마모토의 예를 들었지만 세계적으로는 다양하고, 창의적인 지방자치 실험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브라질 꾸리찌바의 대중교통 혁신과 생태도시 프로젝트, 캐나다 벤쿠버의 공공텃밭 프로젝트, 네덜란드 그로닝겐의 (암스테르담의) 자전거천국, 심지어 이탈리아 레지오에밀리아 시는 - Newsweek에서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교육기관 10곳에 포함된 - 창의적인 공립유치원을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와같은 사례는 다양성과 다채로움에도 불구하나 하나의 일관된 정신이 흐르고 있는데 그것은 인본주의적인 정신을 바탕에 깔고,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추구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사례는 뛰어난 지도자 한명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지도자가 방향타의 역할을 하지만 그 근저를 도도히 흐르는 것은 깨어있는 시민의식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지방선거가 의례적이고, 수동적인 시간이 아니라 창의적인 미래의 물꼬를 트는 적극적인 선택의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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