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현재 중학교 2학년부터 적용될 예정이었던 고교입시 선발고사 도입안이 지난해 12월 26일 발표된지 한달만에 전면 유보됐다.

▲ 평준화 실현 선발고사 폐기 촉구 집회 ⓒ2004 전찬범

한장수 강원도 교육감은 지난 27일 기자회견을 갖고 강원도교육위원회, 강원도고교제도입시개선위원회, 강원교육발전기획위원회, 교원단체(강원교총,전교조 강원지부) 등 각계의 의견 및 건의를 수용해 2005학년도 적용 예정으로 발표했던 내용 중 고입선발고사 도입시기를 2∼3년간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강원도교육청은 지난해 12월 26일 강원고교제도입시개선위원회의 "제도 변화는 장기 과제로 두고 다만 현행 내신 100% 전형을 내신50% + 선발고사50%로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 는 건의를 받아들여 고교입시 선발고사 도입안을 발표했었다.

이에 강원지역고교평준화추진위원회와 전교조 강원도지부는 즉각 성명서를 내고 "여론조사 대상의 15%가 교육전문직이었는데도 57%가 평준화를 찬성한 만큼 고교평준화를 즉각 실시해야 한다" 며 고교입시제도개선위 재구성, 여론조사 결과 전면 수용, 지역별·표본별 찬성비율과 질문지 공개, 전문직 선정 기준과 대상자 공개 등을 요구했다.

한편 한 강원도 교육감은 지난해 6월 도교육청을 항의 방문한 학부모들에게 여론조사를 통해 다수가 원하면 고교평준화를 실시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한 바 있다.

전교조강원도지부와 강원지역고교평준화추진위원회는 고입제도개선안 발표 이후 강원도교육청앞에서 '평준화 실현 선발고사 폐기'를 요구하며 천막농성에 돌입, 장장 33일간의 목숨을 건 농성 및 단식투쟁을 진행했다.

한 교육감은 '절대로 고칠 수 없다'던 고교 입시제도 개선안의 유보 에 대해 "충남과 전남 등 최근 고입선발고사를 도입한 타 지역에서의 결과를 검토하기 위해서라도 최소 2, 3년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또 신학기를 앞두고 조율 과정이나 합의 과정이 완벽하지 못해서 오는 갈등이 학생들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 때문에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전교조 강원도지부는 이는 결국 강원도 교육청이 교육정책을 마련함에 있어 공정하고 광범위한 여론 수렴을 외면했다는 것을 반증한 것이라며 "늦었지만 용단을 내린 것을 일단 환영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발표로 강원도 교육청의 교육정책이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도 적지않다.

그러나 선발고사 도입을 둘러싼 강원교육계의 마찰은 일단락 되었고 고교평준화 제도 도입의 문제는 여러 과제로 남아 강원교육계의 갈등은 또 다른 전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