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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어업권이 조직폭력배 자금줄?
여수시 화양면 일대, 노인전문요양시설 반대 과정서 드러나
2004년 01월 28일 (수) 00:00:00 오마이뉴스 webmaster@ohmynews.com

   
▲ 한가로운 여수시 일원의 바다. 어민들의 생존터전이 조직폭력배들이 빼앗긴 경우는 흔하게 들려오는 이야기다. 어민들은 자신들의 생존권을 지켜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2004 여수시
거액의 이권이 걸린 마을어업권이 불법으로 임대된 것으로 드러나자 경찰이 조직폭력배의 개입 가능성에 대해 수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전남 여수시는 마을어업권을 불법으로 팔아 넘긴 이모(75·여수시 화양면 오천리·전 어촌계장), 강모(47·상동·현 어촌계장)씨와 이들을 매수한 이모(47·여수시 화양면 이천리)씨를 수산업법 위반혐의로 지난 14일 입건하고 다른 부분에 대해서도 계속 조사중이다.

전 어촌계장인 이씨는 지난 97년 마을에 면허된 어업권 2건의 관리권을 2004년까지 넘겨주는 조건으로 2억여 원을 받았으며, 또한 현 어촌계장인 강씨는 3건에 대해 2013년까지 관리권을 넘겨주면서 1억원이 넘는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어민들이 노인전문요양시설 건립을 적극 반대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여수시 화양면 이천리 일대에 들어설 예정인 노인요양시설에 대해 이곳 어민들은 시설에서 발생한 배출물에 의해 어장이 오염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적극 반대해왔다.

이에대해 여수시 수산당국은 어민들의 어장 오염 우려에 대한 실사를 하면서 마을어업권을 불법임대 한 사실을 일부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는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가 뒤늦게 여론에 밀려 조사를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산행정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난도 사고 있다.

한편 새고막, 피조개 등 패류 채취로 거액의 수입을 보장해 주는 마을어업권은 오래 전부터 조직폭력배들의 자금줄 노릇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산단 인근 묘도 앞 바다 새고막 채취장의 경우 시가가 25억∼30억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유수면인 이곳의 채취권 매매는 불법이지만 거액의 이권보장이 가능해 이를 차지하기 위한 조직폭력배들 간의 쟁탈전이 진행돼왔다는 전언이다.

어민 박모(63·여수시 화양면)씨는 27일 "대다수 어민들은 마을어업권이 얼마에 임대되는지 전혀 모른 채 푼돈 정도 받는데 그친다"면서 "불법임대에 대해 반대의견을 내놓을 경우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위협하기도 한다"면서 어민들의 고충을 털어놨다.

박씨는 또한 "어민들의 생존권을 위해서라도 마을어업권이 조직폭력배나 중간 브로커에게 넘어가지 않도록 철저한 조치가 시급하다"며 "어민들이 마을어업권을 뺏긴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 오래 전부터 있었던 일인데 관계당국의 단속이나 조사가 있었던 적은 거의 없다"며 불신을 털어놨다.

여수경찰서 한 관계자는 27일 "여수시에 있는 마을어업권에는 건달들이 개입돼 있어 외부 사람들이 건드릴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일부 어촌계장들은 불법인 줄 뻔히 알면서도 자기 몫을 챙기기 위해 조직폭력배나 브로커에게 임대해주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시 해당 부서가 마을어업권 실태조사와 불법매매 단속을 해야 함에도 어떻게 된 일인지 조사와 단속이 제대로 되질 않고 있다"면서 "조직폭력배의 자금줄 노릇을 하면서 범죄 유지의 온상이 된 마을어업권에 대한 근본적인 조치와 단속이 절실한 상태"라고 말해 곧바로 수사에 착수할 의사를 내비쳤다.

여수시 관계자는 지난 20일 "마을어업권 불법매매가 공공연한 비밀인지 몰라도 어민들이 제보를 하지 않으면 사실을 알 수가 없다"면서 "작년(2003년)에 마을어업권 불법매매 단속은 한 건도 없었다"고 말했다.

수산업법에는 면허받은 어업권을 타인이 경영하도록 하거나 어촌계원이 아닌 사람에게 임대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과 어획물, 어구, 어선을 몰수하고 어업면허를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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