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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체류 이주노동자 임금은 안줘도 된다고?
2004년 01월 27일 (화) 00:00:00 오마이뉴스 webmaster@ohmynews.com

불법체류 등 약점을 잡아 이주노동자의 임금을 장기간 체불한 경기도의 한 건설업체가 노동단체와 이주노동자의 연대투쟁으로 결국 '백기'를 들었다.

이는 이주노동자와 국내 노동운동단체가 연대해 구체적인 성과를 끌어낸 첫 사례라는 점에서 노동운동사에서 기록할만하다고 하겠다.

   
▲ 타워 크레인에서 고공농성 중인 조선족 동포. 약 11일간의 농성 끝에 이들은 결국 체불 임금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됐다. ⓒ2004 오마이뉴스 조호진

경기중부지역건설노조(이하 건설노조)는 재중동포 및 한족 노동자의 위임을 받아 부천 대풍시장 주상복합 신축공사 시공사인 S건설(주) 측과 지난 23일 체불임금 청산에 합의했다. 중재에 나선 부천지방노동사무소는 합의서에 입회인으로 서명해 체불임금 청산에 일정한 책임을 지게 됐다.

노조와 회사측은 6개월분 임금체불 1억3000여 만원 가운데 △농성에 참여한 27명에게 2000만원은 이날 지급하고 나머지 잔액(5000여 만원)은 2월 10일 일괄지급 △다른 체불노동자의 임금(6000여 만원)은 2월 20일까지 지급 △농성과정에서 발생한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합의했다. 노사합의 후 노조는 열이틀간의 농성을 풀었다.

한편 이번 노동쟁의는 국내 최초로 이주노동자와 국내 노동운동 단체의 연대투쟁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구체적인 성과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공공연하게 행해지고 있는 이주노동자의 임금체불 문제 해결에 중요한 선례를 남겼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도움 요청한 이주노동자 30여명... 적극 화답한 건설노조

재중동포 및 한족 건설노동자 30여명은 시공사인 S건설이 한국인 노동자들에게는 임금을 지불하면서도 자신들에게는 불법체류 등의 약점을 잡아 장기간 임금을 체불하자 지난해 11월 건설노조를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

건설노조는 지난 12일부터 현장사무소 점거농성에 들어간 뒤 30m 높이의 타워크레인 고공농성 및 청와대 앞 1인시위를 전개하는 등 명절도 반납한 채 강도높은 투쟁을 전개해왔다. 지난 21일 새벽에는 회사가 동원한 용역과 충돌을 빚는 등 불미스러운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고공농성을 전개한 재중동포 장정식(41. 흑룡강성)씨는 합의서가 체결된 23일 "교포끼리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였는데 노조의 도움을 받아 승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재중동포 박문조(38·북경)씨는 같은 날 "명절인데 집에도 가지 못한 채 우리를 도와준 노조 사람들에게 정말 감사드린다"면서 "사장은 믿을 수 없지만 정부(노동부)를 일단 믿고 농성을 해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고공농성을 함께 전개한 곽노충(44·민주노총 부천시흥지구협의회) 부의장은 이날 "우리도 70년대 중동에 건설노동자로 건너가 일했지만 한국에 온 이주노동자들처럼 차별과 임금체불 등의 대우는 받지 않았다"며 "재중동포와 한족 노동자에 대한 임금체불은 국가적으로 수치스러운 일이었는데 다행히 힘을 모아 투쟁한 결과 그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합의하긴 했지만... 건설사 임금지불 능력 의구심 대두

한편 이 건설회사는 작년 5월에도 1억5000여 만원의 임금을 체불했다가 경기도 건설노조의 투쟁 끝에 임금을 지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노동부는 임금체불 전력조차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임금체불 업체관리 소홀에 대한 비난이 뒤따르고 있다.

또한 이번 합의의 경우도 건설사의 임금지불 능력에 대해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어 100% 사태 해결까지는 좀더 두고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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