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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통일 20주년에 보는 서글픈 한국 자화상
2009년 11월 13일 (금) 17:33:28 이주현 kg615@paran.com

이주현(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20년 전인 1989년 11월 9일, 독일의 브란덴부르크(Brandenburg)문이 열리고, 시민들은 분단의 상징이었던 베를린 장벽을 곡괭이로 허물었습니다.

그 광경을 목도한 전 세계인들의 눈길을 끄는 것 중 하나는 그 문 앞에서 통일의 감격을 연주한 로스트로포비치의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이었습니다. 또 하나, 독일 교포들의 손에 들린 피켓이었습니다. "Korea ist eins"(한국은 하나다).

   
▲ 이주현
사실, 독일의 통일은 우리와 차원이 다른 대내외적 배경이 자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동족 간 전쟁이 없는 고로 극단적인 반감이 우리와는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점입니다. 외적으로는 소련의 개방정책인 페레스트로이카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입니다.

그 외 몇 가지 더 통일 배경을 찾을 수 있습니다만, 무엇보다 통일을 이룰 수 있었던 근원적인 배경은 빌리브란트의 친동방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1969년, 이른바 냉전체제 속에서 취임한 빌리브란트 수상의 친동방정책은 동독과 서독의 민족적 신뢰와 동질감을 이어주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그러한 친동방정책은 동독을 같은 민족으로 대하되 선언적인 의미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정책으로 일관성을 유지한 것은 이미 다 알려진 사실입니다.

경제적 격차로 인한 흡수통일 형식이 가능했던 것은 순전히 그러한 민족적 동질감과 신뢰가 기반 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지구상 하나밖에 남지 않은 모순덩어리, 남북분단 현실 앞에서 20년 전, 독일통일의 줄 수 있는 교훈은 바로 그 것 아닐까요? 민족적 동질성과 신뢰의 회복 말입니다. 

독일의 통일 20주년을 맞이하면서 거창한 축제를 준비하는 동안, 우리나라 서울에서는 참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지난 11월 8일, 일제로부터 해방된 지 64년 만에, 그것도 민간단체와 시민의 성금으로 <친일인명사전>이 발간되었습니다.

"을사조약 전후부터 1945년 8월 15일 해방에 이르기까지 일본제국주의의 국권침탈.식민통치.침략전쟁에 적극 협력하여 우리 민족 뿐 아니라 다른 민족에 까지 피해를 끼친 사람"을 각종 문헌과 증거자료를 찾아내 위원회가 출범한지 8년 만에 결실을 보게 된 것입니다. 일제 잔재 청산을 거부, 민족의 정기와 자존심을 훼손한 국가를 대신하여 시민들이 만들어낸 쾌거인 셈입니다.
 
문제는, 이른바 보수라 칭하는 우익인사들의 반응입니다. 사실, 이러한 일은 우익인사들이 해야 할 일 아닌가요? 제대로 된 우익이라면 말입니다. 그러나 뉴라이트를 비롯한 우익인사들은 친일인명사전 발간에 극단적이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행사장 앞에서 항의 집회를 하는 바람에 대관이 취소되기도 하였습니다.

나아가 이들은 <친북좌파인명사전>을 만들라고 정부와 여당을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보수논객인 조 아무개 씨는 '친일파'보다 '친북파'가 더 나쁘다고 일갈했습니다.
 
참 희한한 일입니다. 명백한 자료와 증거들을 통해 일제 침탈을 합리화하거나 동조한 이를 발표할 뿐, 그들을 처벌하자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왜, 친북좌파인명사전 발간 이야기가 나오고 친북이 더 나쁘다는 색깔론이 등장하는지 알다가 모를 일입니다. 엄밀한 의미에서 이번 친일인명사전 발간은 북한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일입니다만, 저들의 발악을 보면서 정리되는 생각이 있습니다.  바로 ‘한국적 보수’의 태생적 한계라는 것입니다.
 
그들에게 공통적으로 찾을 수 있는 부분은 민족에 대한 개념이 희박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념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겉으로는 색깔론을 들먹이지만, 그것은 자신들의 기득권 침해에 대한 반감일 터입니다. 민족보다 이념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강자에 대한 추종’입니다.

그래서 친일보다 친북이 더 나쁘게 보이는 것 아닐까요? 그래서 민족의 국경일인 3.1절에 서울 한복판에서 성조기를 흔들며 미국을 찬양하는 것 아닐까요? 창피한 줄도 모르고 말입니다.

반민족적 정서가 강한 '한국적 보수'의 든든한 지지로 탄생한 MB정권의 통일정책과 대북정책은 강경일변도로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20년 전,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 들고 있었던 "한국은 하나다"라는 피켓이 여전히 유효할 수밖에 없는 서글픈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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