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반의 위세에 겁에 질린 노점상들은 눈물을 삼키며 하나둘 좌판을 걷기 시작했고, 야전침대 위에 구두를 올려놓고 파는 노점상이 단속반에게 한번만 봐달라고 사정을 했지만 통할리가 없습니다. 이들은 말 그대로 생계형 노점상입니다.

같은 시간 송내역 북광장에 3개의 포장마차가 신장개업을 했습니다. 새로 맞춰온 마차는 반짝반짝 광이 나더군요. 업종도 어묵(오뎅),떡볶기, 호떡 등으로 늘었습니다.  시에서 단속을 하면 오히려 움추려 들어야 할텐데 무슨 배짱으로 세를 더욱 확장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빽이 있어도 아주 대단한 빽이 있는 모양입니다.

▲ 송내역 광장을 점거하고 있는 포장마차 ⓒ부천타임즈

이들은 전국노점상연합 소속 힘 있는 조직들입니다. 30여명의 가로정비 용역반과 공무원이 상주하고 있지만 누구 하나 이들에게 치우라고 단속을 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괜히 나섰다가 한방 얻어터지면 하소연 할 때가 없으니까요. 또 나설 필요가 없습니다. 시간만 때우면 일당은  나오니까요.

이들 용역반은 지난 10월 8일부터 현재까지 한 달이 넘도록 송내역 광장에 상주하고 있지만 단 한건의 기업형 포장마차를 단속한 실적이 없습니다.

일일 30명이 용역반이 동원됐으니 한 달 동안 약 4~5천여만 원의 비용이 들어갔으리라 추측 됩니다. 모두가 부천시민의 혈세입니다. 부천시민이  바라는 송내역 광장 노점상에 대한 단속 실적은 단 한건도 없습니다. 잉어떼 잡으라고 하니까 송사리떼만 잡은 셈이 됐습니다.

부천시의 올해 가로정비 예산은 총 2억4천만원입니다.  또한 이와 별도로 기업형 포장마차가 들어서지 못하도록 2천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화단을 조성했지만 조직으로 무장된 기업형 포장마차가 이곳에서 만만하게 물러설 리가 없습니다.

오히려 포장마차 바로 옆에 화단이 조성됨에 따라 포장마차 분위기 조성을 위한 화단이 되고 말았습니다. 시에서 불법포장마차에 인테리어(?)를 해준거죠···· 결국 죽 쒀서 개에게 바친 형국입니다.

▲ 검은 점퍼를 입은 가로정비 용역반 입니다. 이들은 송내역 기업형은 못본채 외면하고 뒷골목 생계형 노점상에게만 단속의 칼을 휘두릅니다 ⓒ부천타임즈

부천역 북광장 그리고 송내역 광장 기업형 노점상 중 일부는 주인은 뒷전으로 물러나 있고 아르바이트를 고용해 장사를 하고 있는 곳도 있으며 일부 목 좋은 곳은 권리금만 수천만 원이라고 합니다.

이날 중동 고가교 인근에서 좌판을 벌려놓고 장사를 하다  쫓겨 간 한 상인은 "노점을 하려면 조폭 같은 노점상연합에 가입하거나 단속 공무원에게 돈이라도 찔러 줘야 합니까. 역시 대한민국은 유전무죄, 무전유죄인가 봅니다. 불법도 뭉치면 합법이 되고, 돈 없고, 힘없고 조폭처럼 뭉치지 못하면 얻어 터져야하는 것이 힘없는 서민입니까?"라며 울분을 터뜨리더군요.

중1동에서 장사를 하는  한 노점상은 "지난번 노점상연합에서 찾아와 가입비와 월 회비를 내면 우리가 보호해 줄테니 가입을 권유했다"며 "하루하루 일수 찍기도 힘든데 몇 십만 원 가입비를 낼 수가 없어 포기했다"고  기자에게 전했습니다.

▲ 시민들이 앉아서 편히 쉬어가야할 벤치는 노점상들의 물건 쌓아 놓는 야적장으로 변했습니다

오늘(12일) 부천시청 홈페이지 '시장에게 바란다'에 시민 심종성씨는 " 시민들이 앉아서 편히 쉬어야할 송내역 광장  둥근벤치는 노점상들의 물건 쌓아 놓는  야적장으로 변해버렸다"며 현장 고발사진과 함께 단속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정말 기업형 노점상들의 행위는 뻔뻔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독자 여러분!
며칠 후면 부천시 도시미관과에서 각 언론사로  아래와 같은 보도자료를 보낼 것이 분명 합니다.

"부천시는 지난 OO일부터 공무원, 용역반 등 100여명이 중·상동 현대백화점, 세이브존 사거리에 무질서하게 난립된 불법광고물, 노점상 등 각종 불법행위를 정비하여 노점상 리어카 OO대, 입간판OO개, 에어라이트OO개, 현수막OO개를 수거하는 빛나는 성과를 올렸다"고 말입니다.

부천시민들은 눈 가리고 아웅, 시민의 눈과 귀를 속이는 부천시의 거짓말을  절대 믿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용역반들이 물건을 치우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부천타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