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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국 의정일기] 국회 대정부질문 방청기
의회는 의원들이 말하는 곳이지 시장이 마음대로 발언하는 곳이 아닙니다.
2009년 11월 09일 (월) 08:48:57 부천타임즈 webmaster@bucheontimes.com

윤병국(부천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

의회 본회의장에서 자신의 발언을 가로막는다는 이유로 시장이 간부공무원들을 대동하고 퇴장해버린 부천시 역사상 초유의 사태가 있었습니다.

시의회에 대한 홍건표 시장의 경우 없는 언동은 이미 여러 차례 반복된 것이고, 이와 관련하여 의정일기로 쓰기도 했습니다만 다른 의회도 이런 일이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최고 회의체인 국회 대정부질문을 방청하기로 했습니다. TV로 봐도 되지만 TV에는 질문자와 답변자의 얼굴만 나오기 때문에 현장 분위기를 잘 알 수 없어서 직접 국회에 가기로 했습니다.

11월 5일, 유원일 의원실의 도움으로 국회방청권을 신청했습니다. 당대표 직인을 들고 가서 신청해야하는 등 절차가 복잡했습니다. 어렵게 방청권을 얻고서도 휴대폰과 가방을 맡겨놓고서야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국회의 대정부질문은 정치, 경제, 사회, 통일외교 등으로 분야를 나누며 정당별 질문자 수와 순서는 미리 협의하여 정한다고 합니다. 방청한 날은 대정부질문 첫날로 정치분야였습니다. 미리 답변자로 지정하여 출석시킨 국무총리와 장관에게 질문을 하는데 의원 한 명당 질문시간은 답변시간을 제외하고 15분입니다.

14시 45분께 입장하니 공성진 의원이 국무총리를 상대로 질문하고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자유선진당 권선택 의원, 한나라당 이한성 의원, 민주당 김부겸 의원, 한나라당 이은재 의원, 자유선진당 박상돈 의원의 질문까지 방청했습니다. 이날 대정부질문의 핵심은 세종시 문제, 4대강 문제로 모아졌습니다. 세종시 문제로 정부와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자유선진당 의원이 두 명이나 질문순서에 포함되어 있어서 설전이 볼만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권선택 의원을 시작으로 제가 방청한 5명의 의원들은 시간을 각각 25분, 20분, 17분, 20분, 26분씩 썼습니다. 질문시간 15분을 제외하면 답변을 위해서는 10분, 5분, 2분, 5분, 11분씩을 쓴 것입니다. 질문시간의 절반도 안됩니다. 굳이 묻지 않는 것까지 답변하여 의원들로부터 야단맞는 일은 안하겠다는 것 같았습니다.

질문의원도 굳이 답변을 요구하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펴는 데 치중하는 것 같았습니다. 김부겸 의원의 시간이 특히 그랬는데, 답변을 위해 총리가 쓴 시간이 겨우 2분입니다. 질문을 시작한지 5분만에 총리를 답변대에 세웠는데 총리가 뭐라고 변명을 늘어놓자 호되게 야단을 치고는 3분만에 다시 들여 보내버립니다. 7분 뒤에 그런 상황이 한번 더 반복되고는 그만입니다. 질문 시간에 답변을 요구하지 않고 혼자서 연설을 한다며 문제 제기를 하는 부천시의회의 경우와 비교되는 것입니다.

홍건표 시장은 시의원들이 자신의 잘못을 비판하면 민주당과 일부 의원들이 자신을 흠집내기 한다며 답변대에 서서 의원과 야당을 비난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의장의 제지에도 아랑곳하지 않으며 팔짱을 끼거나 비웃음을 날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마음대로 답변대를 내려오기도 하더니 마침내는 답변을 거부하고 회의장에 입장을 거부하는 않는 일까지 생겼습니다. 국회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요?

권선택 의원은 총리를 세워놓고 양파총리, 허수아비 총리라며 몰아세웠습니다. 김부겸 의원은 용산사태에 대해 서울시장과 국무총리가 뻔뻔하다고 야단을 치더니, 4대강은 이명박 대통령의 실패정책 기념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공세에도 국무총리는 "잘 명심하겠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꼭 반박하고 싶은 말이 있을 때는 "억울합니다. 한 말씀드리겠습니다"라며 양해를 구하는 것은 기본이고 그나마 질문 의원이 제지하면 바로 중단했습니다.

총리가 제일 길게 답한 때는 세종시 문제로 날을 세운 박상돈 의원의 질문 때였습니다. 다음날 신문에서 <설전>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일문일답을 주고받았는데, 그 때 조차도 총리는 흥분하지 않았습니다. 홍건표 시장의 막무가내식 언동을 무시로 접하는 저로서는 답변대에 선 총리가 순한 양 같아 보였습니다. 그런 총리인데도 회의를 진행하던 이윤성 부의장으로부터 호되게 야단을 맞았습니다. "총리부임 후 첫 대정부질문이라 아무 말 않고 지켜보았는데 답변 태도가 엉망이다. 국회를 경시하는 것이냐"며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이 묻는 것은 국민이 묻는 것인데 소홀히 답변하지 말라"고 호통을 쳤습니다.

대정부질문이나 시정질문은 기본적으로 의회에 보장된 권리이며 의회가 집행부를 출석시켜서 질문을 하는 시간입니다. 답변은 질문에 대해서 하는 것이므로 답변을 들을지 말지도 질문자가 선택하는 것이 상식입니다. 질문자에게 무례하면 당연히 지적을 받습니다. 국회도 그렇게 했습니다. 그런데도 홍건표 시장은 답변대에 서서 의회를 비난하고 특정 의원과 정당을 비난하는 일을 일삼으면서 시장의 답변을 막지 말라고 합니다. 의장의 통제마저 무시하고 의회를 보이콧하기까지 합니다.

의회는 의원들이 말하는 곳이지 시장이 마음대로 발언하는 곳이 아닙니다. 국회도 마찬가지이지만 시장은 의회에서 허용한 시정연설을 통해 자신의 정책을 설명할 기회를 제공 받습니다. 시정질문 답변은 시정연설이 아니라 질문에 답하는 시간입니다. 시장이 말하고 싶으면 굳이 의회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수단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시민들이 지켜보는 의회에서 싸우자고 덤비는 것이 도대체 가능한 일입니까?

부천시의회의 시정질문 방식을 바꿀 필요도 있습니다. 일괄질문 일괄답변을 하다보니 시장의 무례한 발언이 사실상 보장됩니다. 일문일답에서도 답변시간을 제외하지 않으니 답변자들이 엉뚱한 답변이나 장황한 설명으로 시간을 잡아먹기 일쑤입니다. 그러나 제도 이전에 서로의 권한과 역할을 인정하는 민주적 태도가 우선입니다. 시장이 의회의 권한을 인정하지 않고 의회를 싸움판으로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국회 대정부질문을 자주 접하는 중앙일간지 기자들은 제가 방청한 대정부질문을 어떻게 보았는지 검색해 보았습니다.

 정운찬 '대정부질문 데뷔전' 수모 "능력보다 감투가 크면 안 된다"
한나라 조원진 의원조차 '세종시 답변부실' 비판 [한겨레신문 이정애 기자]

국무총리 취임 이후 처음으로 5일 국회 대정부질문 자리에 참석한 정운찬 총리는 '세종시 난타전'을 견뎌내느라 진땀을 뺐다. 아무리 심한 질문에도 표정 하나 안 변하고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듯 답하던 한승수 전 총리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정 총리는 국회의원들의 송곳 질문에 주눅이 든 듯 즉답을 피하고 쭈뼛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정진석 한나라당 의원이 세종시를 놓고 "행정도시 기능은 백지화되는 거냐"고 다그치자, 정 총리는 "민간위원회에서 모든 안을 놓고 검토한다"며 우물거렸다.

 한때 "(나를 두고) 허수아비 총리라 부르는데 나에 대한 평가는 총리직에서 물러날 때 내려달라"며 공세적 자세를 취했지만 오래가지는 못했다.

언론관련법의 후속 조처와 관련해 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헌재가 절차적으로 위법성을 국회 스스로 해소하라고 한 것 아니냐”고 따지자, "그렇게 이해했지만, 총리로서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헌재의 결정에 따라 개정 방송법이 11월1일 시행된 만큼 정부로서는 따라야 한다"고 강하게 말했던 오전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절차상 하자가 있는 언론관련법도 (헌재가) 유효하다니까 집행하는 총리가, 여야가 합의한 세종시법은 왜 안 지키냐"는 송 의원의 호통엔 아예 답변조차 하지 못했다.

정 총리는 여당 의원들에게서조차 '능력이 모자란다'는 비판을 받는 등 수모를 당했다. 정 총리가 박상돈 자유선진당 의원의 구체적인 질문에 대해 "그럼 실국장을 시켜 대답하라고 할까요"라고 답하자, 사회를 보던 이윤성 부의장은 "대답이 부실하다"고 경고했다. 조원진 한나라당 의원은 정 총리의 답변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능력보다 감투가 크면 안 된다. 경솔한 언행 하나가 큰 낭패를 본다"고 말했다.  

 鄭총리, 국회서 '불성실한 답변태도' 눈살/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정운찬 국무총리가 5일 국회 대정부 질문과정에서 불성실한 답변태도를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윤성 국회부의장은 의원들의 질의가 끝난 후 "정 총리의 답변 태도나 내용이 부실하거나 국회를 경시하는 듯한 태도에 대해 국회 부의장으로서 유감을 표한다"고 경고했다.

 
이 부의장은 "국회는 국민 대표가 모인 곳으로 국회의원이 묻는 것은 국민이 묻는 것인데, 국회의원이 '공부 좀 하라'고 하니까 '실국장이 나와서 답변토록 해 달라'고 하는 총리는 처음 봤다"고 지적했다.

정 총리는 앞서 김부겸 민주당 의원과 질의과정에서도, 김 의원이 용산 참사 문제에 대해 질의하자 "좀 기다려보십쇼", "제 말씀 다 듣고 말씀하시죠"라는 등의 발언을 하며 답변을 이어갔다.

  '세종시 청문회' 된 대정부질문, 여당도 정운찬 비난... 친이-친박 '난타전' 재현 ./오마이뉴스

 5일 대정부질문은 '정운찬-세종시' 청문회로 치러졌다. 여야 의원들은 세종시 논쟁에 불을 지핀 정 총리를 향해 "미숙한 총리"(한나라당 조원진), "신종정운찬플루"(자유선진당 김창수), "세종시 특임총리"(자유선진당 권선택) 등 독설을 퍼부었다.

 특히 야당 의원들은 정 총리의 면전에서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사퇴하지 않으면 불신임안, 해임건의안도 낼 것"(민주당 박병석)이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이에 대해 정 총리는 "세종시를 백지화, 무력화하려는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자족도시 기능을 갖추기 위해 검토가 필요하다"는 요지의 발언을 하며 "충청권 설득에도 자신있다"고 거듭 고개를 숙이며 정치권의 협조를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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