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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동 의원 "부천시의 공공디자인 정책제언"
2009년 10월 29일 (목) 08:36:43 부천타임즈 webmaster@bucheontimes.com

김승동(부천시의원/건설교통위원회)

   
▲ 색채와 녹지가 조화를 이룬 공동주택(오스트리아)

최근의 상황은 '공공디자인'이라는 말이 마치 도시의 모든 문제를 압도하는 화두가 되고 있는 것 같다. 각 지자체가 너도나도 공공디자인이라는 간판을 들고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러나 듣기 좋은 이 말이 실상은 아직 정확한 개념도 정리되지 않은 상태이다. 공공시설물 등에 대한 디자인인가, 사적영역에 있는 건물이나 광고물을 포함할 것인가, 공원 같은 도시 기반시설이나 산, 강 같은 자연물을 포함하는 개념인가 등등 논의의 여지가 너무 많은 것이 현실이다. 더구나 우리나라에서는 그 역사가 더욱 일천하고 연구하는 학회 또한 창립된 지 몇 해 안된다. 
 
   
▲ 김승동 의원 ⓒ부천타임즈
공공디자인이 공공의 이익과 즐거움을 더하는 디자인 작업이라면 집 밖에 있는 도시의 모든 요소, 좀 억지를 쓴다면 거리를 오가는 시민들의 패션까지도 다 해당될 것이다. 이렇듯 아직 그 공간적, 대상적 범위조차 모호한 현실에서 의욕만 앞선 공공디자인 정책은 자칫하면 일회성 인기정책에 머무르다 실패로 돌아갈 공산도 크다고 본다. 이 점이 부천시가 공공디자인 정책추진에 있어 유의할 점이다.
 
더구나 우리 부천시는 이미 20여년 전에 국내최초로 CI(City Identity)를 도입하여 적용해 왔고 최근에는 시대 변화에 발맞춘 새로운 슬로건 '판타지아 부천'을 개발하여 보급해 나가고 있습니다. CI 역시 디자인을 통한 도시 이미지의 통합작업인 점을 감안할 때, 공공디자인이라는 개념을 도입한다면 그럼 기존의 CI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며 조화를 이루어야 할 것이다.

공공디자인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단순히 공공 시설물이나 공공건물의 디자인 개선에만 국한되지는 않는 것 같다. 우선 우리보다 먼저 공공디자인의 개념을 적용해 온 선진국들의 사례를 보아도 공공디자인은 도시에 적용하는 예술, 혹은 도시에 생기를 불어넣는 작업 인 것 같다.

   

  실제로 지난해 세계디자인수도 즉, World Design Capital로 지정된 이탈리아 트리노의 예를 보아도 공공디자인 정책이 쇠락한 자동차 공업이 떠난 자리를 문화관광 산업으로 부활시키는 작업인 것이다. 즉 피아트 자동차공장을 쇼핑몰과 공연장으로 디자인 하여 바꾸는 등 오래된 공장 건물을 개조해 나가고 있다. 물론 이와 함께 가로등주라던가 거리의 시설물을 함께 디자인해 나가지만 말이다.

영국의 경우도 템즈 강변의 옛 화력발전소를 테이트미술관으로 바꾼 예나, 밀가루공장을 개조한 발틱 현대미술관의 예 그리고 또 너무나 잘 알려져 있지만, 기차역을 미술관으로 꾸민 프랑스 오르세미술관의 예를 보아도 알 수 있다.

   
그 밖에도 10개의 공장 건물을 차례로 문화공간으로 바꾸어나가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아로마 프로젝트 그리고 오스트리아 빈의 쓰레기 소각장 리디자인이나 가스공급소의 문화상업 복합건물 리모델링의 예 등을 보아도 알 수 있듯이 공공디자인은 쇠락한 도시를 예술로 가득 채우면서 도시에 생기를 불어넣는 '도시재생사업' 일환으로 전개되고 있고 또 이를 통한 관광객의 유치가 또 하나 중요한 목표이기도 하다.
 
이렇듯 선진국의 공공디자인이 단순한 공공시설물 등의 디자인이 아니라 도시의 산업전략을 바꾸는 차원에서 진행되는 작업이라는 점을 알아야한다. 여기서 우리는 우리가 가고자하는 공공디자인 정책이 (1)쇠락한 도시를 예술로 채워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작업이냐 (2)도시를 아름답게 꾸며 시민들의 행복감을 더 하는 작업이냐를 분명히 나눌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 부천시도 공공디자인의 기본적인 인식을 뉴타운, 재개발 등과 맞물린 도시 재생차원에서 도시를 예술로 가득 채워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산업정책으로 접근해야할 것인가? 아니면 거리의 공공시설물이나 공공공간, 공공건축물, 공공시각매체 등의 디자인 체계화에 머물 것인가에 대해 좀더 고민하고 연구해 보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앞서 예를 들었지만 지난해 월드디자인캐피털 트리노의 경우 도시를 공공디자인으로 탈바꿈 시키는데 1993년부터 2006년까지 무려 75억 유로(약12조원)을 쏟아 부었고 앞으로도 3억 유로(8천억원)를 더 투자할 계획이란다. 

   
▲ 일본 동경 뒤골목의 잘 정돈된 업소 간판(사진 좌)-오스트리아 짤즈부르크의 뒷골목-예술적 이미지의 간판(사진 우)ⓒ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세계적인 디자인도시를 지향하며 금년에 도시디자인가이드라인을 선포한 서울시도 도시갤러리 프로젝트에 70억원, 30개 디자인 거리 사업에 1,3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고 건물의 간판을 바꾸면 업소당 150만원씩을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있었다. 이것도 시범사업이니까 그렇지 만약에 서울시 전역에 적용한다면 아마도 천문학적인 숫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엄청나게 돈이 들어가는데, 걱정이 안 될 수 없다. 갈수록 재정 자립도가 낮아지는 가난한 부천시로서는 더욱 그러하다. 다른 도시가 한다고 다 해야 될 일도 없고 굳이 앞서 나갈 이유도 없다.
 
또 행정안전부가 주관하여 각 지자체의 공공디자인정책을 지원하고 조장한다면 이는 공공의 주체인 시민의 뜻이라기보다 과거 오랜 정책적 경험에서처럼 관주도적, 계몽주의 식의 공공디자인이 될 수밖에 없고 이는 시민의 사랑을 받기가 어려울 것이다.

   
디자인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작업이다. 결국은 예술에 바탕 하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많은 비용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 사실 단순한 공공시설물 디자인만 바꾼다 해도 고도의 예술적 창조 작업임을 감안하면 돈은 부르는 게 값일 수밖에 없다.
 
적은 예산으로 추진하면 되지 않나 하겠지만 예술적 창조 작업은 투입된 예산에 비례하기 마련이다. 1천만 원짜리 디자인은 1천만 원의 가치가 있고 1억 원짜리 디자인은 1억원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자칫 돈 아끼다가는 3류 도시를 만들 수도 있다.
 
그렇다고 디자인은 영원한 것도 아니다. 시대변화에 따라 사람들의 심미적 관점이 끊임없이 변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지금 흡족하다는 디자인도 몇 년 후면 반응이 달라진다.
 
이러한 점을 감안한다면 우리 부천시가 공공디자인 정책을 추진해 나아갈 때 (1)행안부의 지침이나 타 지자체의 선행사례 등에 너무 쫓기지 말고 천천히 감으로써 졸속에 이르지 말아야 한다는 것과 (2)상당한 예산이 소요되는 작업이므로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고 (3)심미적 관점의 예술성을 요구하는 작업인 만큼 전문가, 시민들과의 충분한 공감대 속에서 추진할 것을 권고한다.
 
따라서 서울시처럼 도시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설정하여 신규로 추진되는 민, 관 사업에 공히 적용되어 나가는 제도적 장치만을 마련해 두는 것도 바람직한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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