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타임즈: 이광민 기자

▲ 영화 '진옥언니, 학교 가다' 스틸컷

전쟁의 격랑 속에서 현대 역사의 중심에 있던, 빨치산 공작원으로 활동했던 여성에 대한 영화 '잊혀진 전사들'로 여성영화제에서 주목을 받았던 김진열(35) 감독이 자신의 최근작인 '진옥언니, 학교가다'를 들고 부천을 방문한다.

오는 22일(목) 오후 2시 오정구 부천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상영되는 '진옥언니, 학교가다(2007)'는 김진열 감독이 지난 1999년 선보인 '여성장애인 김진옥씨 결혼이야기'의 후속작으로 뇌성마비 중증장애인인 김진옥씨의 결혼 이후 아이의 엄마가 되고 학부모가 되어 육아와 교육에 대해 고민하는 생활을 담고 있다.

영화 상영에 앞서 지면으로 김진열 감독을 만났다.

▲ 김진열 감독

-사회부 기자에서 다큐멘터리 영화로 진로를 바꾼 배경은?

"학교를 졸업하고 2년여 동안 기자생활을 했는데요. 이때 취재하면서 만났던 분들이 철거민이거나 빈민지역에서 활동하는 분들, 여성분들이었습니다. 매번 기사를 넘길 때마다 내가 제대로 취재를 하고 기사를 작성하는 것일까 하는 불편함도 있었고, 기자와 취재원이라는 관계는 늘 일정한 선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하나의 주제를 오랫동안 취재하고, 취재원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다큐멘터리가 이러한 제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김진옥씨와는 두 번째 작품인데 김진옥씨와 인연은?

"김진옥씨는 취재를 하면서 알게 된 분입니다. 처음 다큐멘터리 작업을 시작하면서 '장애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고 자연스레 진옥언니가 제 카메라와 함께 하게 됐습니다. "

-일반 상업영화와 다큐멘터리 영화와의 차이는? 다큐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상업영화와 다큐멘터리 영화의 차이를 설명하기엔 너무 질문이 큰 것 같습니다. 다큐멘터리의 매력으로 이야기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저에게 다큐멘터리의 가장 큰 매력은 저의 성장을 도와준다는 점입니다. 작업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 저는 그분들의 삶을 보게 되고, 그분들의 삶을 통해 제가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물론 어려움도 많이 있습니다. 독립다큐멘터리 작업은 제작비 지원의 어려움이 있고, 현실적으로 영화를 완성해서 수익을 창출해내기 힘든 구조이기 때문에 연출자가 작업비를 마련해 가면서 작업을 해야 하는 문제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독립다큐멘터리 작업자들이 카메라를 놓지 않는 이유는 카메라를 통해 만나는 세상을 통해 스스로 성장하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

-여성이기에 여성을 주제로 한 작품 활동을 하는 것인지?

"여성을 주제로 작업을 하는 것은 자연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들과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도 많고요. 작업의 특성상 주인공의 내밀한 공간과 마음을 파고들어야 하는데 같은 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큰 장점입니다. 물론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기존의 매체에서 여성의 시선으로 하고 있지 않다고 느낀 것도 큽니다. "

-다음 작품 계획은?

"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자료조사 단계인데요. 농촌 마을로 결혼 이주한 이주여성과 원주민들의 마을기록 작업을 해보려고 합니다. "

비장애인과 결혼하여 시댁과 맞닫뜨렸던 많은 갈등을 풀어헤치고 이젠 학부모로서 당당히 살아가고 있는 중증장애인의 조금 특별한 육아와 교육이야기 '진옥언니, 학교가다'를 준비하고 있는 별별영화 부천의 이진연 대표는 "장애인, 장애인가족, 비장애인 모두를 위한 영화"라며 "시청각장애인을 위해 한글자막과  화면해설용 이어폰이 제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화를 마치고 김진열 감독은 물론 함께 부천을 방문할 김진옥씨와의 대화시간이 마련되어 영화제작에 대한 에피소드와 장애인에 사회적 문제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김진옥씨와 딸

▲ 김진옥씨 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