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타임즈: 이광민 기자

▲ 일월오봉도(日月五峰圖)-. 민화 중 가장 많이 알려진 작품 중 하나로 해와 달, 다섯봉우리를 그린 그림이다.

"우리의 전통그림도 세계무대에서 당당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민화작가 이윤선(49·사/한국전통문화예술진흥협회 중앙 이사. 부천시 오정구 삼정동)씨의 짧은 한마디 속에는 결코 물러설 수 없다는 강한 신념이 내재되어 있다.

오는 13일(화)부터 24일까지 복사골문화센터와 현대백화점 H갤러리에서 민화 개인전을 여는 이윤선 작가의 그림에 대한 꿈은 어릴 적부터 소중히 간직해 온 것이라고 한다.

들녘 땅바닥에 또는 나뒹구는 널빤지를 캔버스 삼아 자연과 상상을 그림으로 표현했던 일련의 과정이 개인전을 앞두고 있는 지금에까지 이어진다고 말할 수 있다.

▲ 이윤선 작가

"그림을 전공하겠다는 말을 할 수 있는 형편이 되질 못했다"며 어린 나이지만 가족의 형편을 생각했던 어른스러웠던 이 작가는 결혼을 한 후 본격적으로 그림에 대한 열망을 되살려갔다. 지난 1995년부터 체계적으로 그림수업을 몰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작가가 처음부터 민화에 손을 댄 것은 아니다.

"그 당시만하더라도 민화가 많이 알려지지 않았었고 반면에 서양화가 무척 보급화 되었던 시기였기에 저도 당연히 서양화를 배워야하는 줄 알았다"며 털어놓는 이 작가는 "길을 가다 우연히 들른 갤러리에서 처음 민화를 만났다. 작가로부터 민화에 대한 자세하고 섬세한 소개를 듣는 순간부터 가슴에 와 닿는 뜨거운 감정을 절대 지울 수 없었다"고 민화와의 첫 인연을 고백했다.

이 작가를 매료시킨 민화의 매력은 무엇일까.

"그림 그림마다 상징하는 의미가 제 각각이며 작가도 그 의미를 올곧게 그림으로 전달한다."
 
민화는 그림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부딪혀야 할 길흉화복에 대한 간절한 소망을 담고 있다.또한 사악한 무형의 존재를 물리쳐주길 바라는 주술적 목적으로도 민화는 사용되었다.

즉, 민화는 인간의 희로애락과 연결된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베끼는 그림, 서민들이 그렸던 천박한 그림 등 그동안 민화를 천대하고 구박했던 표현들이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민화에 대한 재조명의 시간이 많아지고 동호회 활동도 활발해지면서 작가 또한 양성화되면서 민화를 바라보는 시선이 많이 달라졌다.

이 작가는 "서양화를 배운 사람으로서 과감히 민화에 서양화의 재료와 기법을 도입해 새로운 민화의 세계를 구현"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말하면서도 "아직도 실험 중"이라고 털어놨다.

그림 자체가 창조라고 말하는 이 작가는 "전통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전통 민화의 바탕을 존중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하지만 창조성 없는 예술은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것도 명심해야한다"고 밝혔다.

▲ 해학반도도(海鶴蟠桃圖)2

이 작가의 이번 개인전은 민화의 화려함과 수채화의 밝고 투명함을 조합하여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을 완성시키고자 노력했던 이 작가의 작품 활동을 엿볼 수 있는 자리이다.

'자연의 생명체와 순환'이란 주제로 전시되는 개인전이지만 '소통'이 궁극적 목적이라고 말하는 이 작가는 "그림이 대중적이지 못한, 특정 집단만의 소유물이 아닌 생활 속에서 언제나 접할 수 있는 대중 예술이고 문화라는 것에 대해 함께 대화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간절히 바래왔다"며 "그림이라는 소재로 많은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고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 해학반도도(海鶴蟠桃圖) - 해 물 돌 구름 학 불로초 대나무 영지 등 십장생 8개에 산 천도복숭아 산호 등을 표현하였다. 불로장생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