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를 지난 날씨 탓인지 온도계의 빨간 수은주가 내려가듯 폭염도 서서히 꼬리를 내리고 있다. 아무리 폭염이 기승을 부린다해도 절기의 도래는 막지 못하나보다.부천의 가을을 먼저 만나볼 수 있는 공연이 부천시의회 옆 이마로상가 색소폰거리에서 열렸다.
가을 냄새를 머금은 바람이 살랑대는 28일 밤 8시, 부천시 원미구 중1동 부천시의회 옆 이마로 상가에서 부천예총(회장 김정환)이 주최하고 부천시음악협회가 주관한 제2회 해피콘서트 '한여름 밤의 추억'이 무대에 올려졌다.
색소폰거리에서 울려 퍼진 색소폰 연주는 지나가던 시민들의 발걸음을 멈추기에 충분했다.
▲NEO Brass Quintet 의 El bim bo(엘빔보), I will follow you 동영상
NEO Brass Quintet(혼-박지현,튜바-박성진,트럼본-노종열,트럼펫-고대림· 김지수)의 관현악 연주 El bim bo(엘빔보), I will follow you를 시작으로 늦은 밤 10시까지 2시간 동안 진행된 음악회는 시민들에게 가을의 향기를 물씬 느끼게할 뿐만 아니라 색다른 문화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계기가 되었다.
호프집, 삼겹살집, 횟집, 순대집 등 상가들이 즐비하게 들어선 거리를 지나던 시민들은 뜻밖의 고품격 공연을 지나치지 못하고 간이의자에 앉아 가을 음악회에 흠뻑 빠져 들었다.색소폰 연주에 이어 무대에 오른 '가드너 아일랜드(Gardner Island)'의 연주는 이날 거리 공연장에 모인 시민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이끌어냈다.
▲ 이이권-신경숙 부부의 색소폰 연주 ⓒ부천타임즈
지난 2007년 전문 음악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프로 뮤지션으로 결성된 가드너 아일랜드(Gardener Island)는 재즈의 여러 장르를 아우르는 라틴펑크재즈그룹으로 솔솔 부는 바람과 절정의 조화를 이루어 최고의 음악을 선사했다.
▲이인권-신경숙의 색소폰 연주 리베르탱고(Libertango) 동영상
풋풋한 내음을 간직한 바람의 영향 때문일까, 가드너 아일랜드의 이인권-신경숙 부부는 2008년 힛트드라마 '베토벤바이러스'를 통해 대중과 친근해진 리베르탱고(Libertango)에 이어 Breakfast at Igor's(신경숙 솔로), September(이인권 솔로)를 연주하자 관객들은 열광하였고 앵콜을 주문하는데 아낌이 없었다.
2008년 힛트드라마 '베토벤바이러스'를 통해 대중과 친근해진 리베르탱고는 아르헨티나 작곡가 피아졸라(Piazzolla)가 1974년 발표한 곡이다.
부천 남성합창단 상임지휘자겸 바리톤으로 무대에 오른 심재완씨는 "클래식 음악은 청중과의 교감이 중요하다"며 "클래식 콘서트나 오페라 같은 무대는 갖추어진 공간의 분위기를 통해 집중이 되어야하지만 오늘과 같은 이런 자리를 통해 클래식을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 또한 큰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시민들에게 익숙한 팝송을 준비했다는 메조소프라노 고은정 협성대학교 교수는 "무대에서 보여지는, 조명과 분장으로 꾸며진 클래식 때문에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하지 못하고 다가서지 못하는 것이 클래식이지만 많이 겪어보면 클래식을 이해하고 즐길 수 있을 것"이라며 "관객과 가까이 할 수 있는 무대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 고은정씨가 부천남성합창단 상임지위자인 부군 심재완씨와 함께 다정하게 손을 잡고 뮤지컬 영화 '웨스트사이드 스토리(West side story)' 중 '투나잇(Tonight)'을 부르고 있다 ⓒ부천타임즈
고은정씨는 부천남성합창단 상임지위자인 부군 심재완씨와 함께 다정하게 손을 잡고 뮤지컬 영화 '웨스트사이드 스토리(West side story)' 중 '투나잇(Tonight)' 그리고 'A Love until the end of time(이 세상 끝까지 영원한 사랑)'을 듀엣으로 불러 관객들의 부러움과 탄성을 자아냈다.
▲ 'A Love until the end of time(이 세상 끝까지 영원한 사랑)
이날 공연의 대미는 남성합창단이 장식했다. '하나 되어'와 '황태자의 첫사랑' 중 '축배의 노래(Drinkins Song)'로 매듭을 짓자 시민들은 큰 박수를 보내며 아쉬움을 달래야만 했다.
▲ 오른쪽 부터 서성원 부천시음악협회장-김준후 부천영화인협회장-김정환 부천예총회장-장경내 부천예총 고문- 배효원부천시 문화예술과장 ⓒ부천타임즈
지난해 밀폐되고 형식화된 무대가 아닌 개방되고 조금은 어수선한 장소를 택해 두 번째 해피콘서트를 기획하고 진행을 지휘한 부천시 음악협회 서성원 회장은 "오늘처럼 시민들이 오가는 상가 거리에서 공연을 마련한 것은 아름다운 음악을 통해 삶에 좋은 배경음악을 만들고 때로는 그리움과 추억으로 모두가 행복한 콘서트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마련"했다며 "시민들과 바로 호흡하고 감정을 교감할 수 있는 이런 무대를 많이 마련하고 싶지만 예산의 문제가 가장 큰 애로사항"이라고 털어놨다.
기획실장 김형곤씨는 부천남성합창단에 대해 "공무원을 비롯한 다양한 직장인들로 구성되어 매주 2회씩 퇴근후 연습하는 순수 민간 합창단"이라며 "노인정이나 위탁시설 등 사회의 시선에서 조금 벗어난 곳을 찾아다니며 찾아가는 콘서트’를 선사하는 단체"라고 소개했다.
부천예총 김정환 회장은 "상업지역에서 시민들과 장벽 없이 함께 공감하는 오늘과 같은 무대를 계기로 이곳뿐만 아니라 부천 전지역을 다니며 작은 음악회를 선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상권에 클래식 음악이 어우러져 불특정 다수인 시민들과 함께 하는 공간을 끊임없이 마련하고 싶다"고 밝혔다.
공연장을 찾은 김광회 전 도의원은 "부천의 가을이 이곳 이마로 문화거리에서부터 찾아오나 보다"며 "아름다운 음악을 통해 우리의 삶이 활력을 얻고, 그래서 그리움과 추억으로 모두가 행복한 부천이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 공경준 이마로상가 번영회장-김정환 부천예총 회장 ⓒ부천타임즈
공경준 이마로상가 번영회장은 "이마로상가 거리는 부천시 문화거리로 지정된 곳이지만 음악이나 그림, 퍼포먼스 공연 등 어떤 문화 행사가 없는 말뿐인 문화거리"라며 "경기 불황 등 여러 악재로 인해 이곳 상인들은 높은 임대료와 매출부진, 세금문제 등으로 인한 고통을 겪고 있어 오늘과 같은 문화예술행사 유치를 통해 조금이나마 상인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절박한 심정에서 행사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공 회장은 "오늘 행사는 부천예총과 사전협의를 통해 진행되었고 만반의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켜지지 않는 가로등 보수를 원미구청에 요청했지만 결국 불꺼진 가로등 밑에서 공연을 관람할 수 밖에 없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지난해 부천에 이사왔다는 신현수(여. 중동)씨는 "영화와 만화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많은 부천이라지만 실감할 기회가 없었다"며 "하지만 오늘 우연히 마주친 색소폰 공연에 문화도시 부천의 면모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날 거리공연에는 배효원 부천시문화예술과장, 김광회 전도의원, 김정환 부천예총회장, 서성원 부천시음악협회장,장경내 부천예총고문, 김준후 영화인협회부천지부장,김혜숙 부천예총사무국장 등이 참석했다.
▲ 호프를 마시며 한여름 밤의 추억 해피콘서트를 즐기는 시민들 ⓒ부천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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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광하는 관객들 ⓒ부천타임즈
▲ 외국인들도 해피콘서트 한여름밤의 추억을 즐기고 있다 ⓒ부천타임즈
▲ 이인권 색소폰 연주 ⓒ부천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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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경내 부천예총고문과 김준후 영화인협회부천지부장이 열광하며 박수를 보내고 있다 ⓒ부천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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