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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꽃의 아름다운 희생을 보며"
[특별기고]염문섭 원미구 원미2동 주민센터
2009년 08월 20일 (목) 08:21:38 부천타임즈 webmaster@bucheontimes.com

염문섭(부천시 원미구 원미2동 주민센터)

   
▲ 염문섭
내가 근무하고 있는 부천시 원미2동 지역은 전형적인 구도시로 신도시에 비하여 주거환경이 열악할 뿐 아니라 많은 노후주택으로 문화공간이 적어 주민들의 문화혜택이 적은 지역이다.

최근에는 도시주거환경개선을 위한 원미 뉴타운 지역으로 지정되어 주거환경이 더욱 열악해져 가고 있다. 2년 넘게 원미2동에 근무하면서 원미2동에서만 20년 이상 살고 있는 주민들이 많을 뿐 아니라, 대다수 주민들이 서민층으로 타 지역에 비해 애향심이 강하고 이웃간 정(情)이 두텁다는 점이다.

무더운 여름철 주택가 골목길과 옥상에서 이웃간 삼삼오오 둘러 앉아 삼겹살에 소주 한잔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술 잘한고 소문난 이 놈도 가끔 부름 받아 주(酒)님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곤 한다.

부천이 고향인 나는 초등학교를 부천에서 다녀 지역주민 자녀들 대부분이 후배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원미2동에 대한 애착감과 주민들과의 유대 또한 각별하다. 아무튼, 지난 2년간 추진해 온 문화시민운동 성공사례에 대해 적어보고자 한다.

   

'문화도시 부천'에 걸맞게 시민들의 문화의식을 함양하고 "주인󰋯준법󰋯청결󰋯나눔"의 4대 실천운동을 통하여 쾌적하고 살기 좋은 동네 만들기를 위하여 시작한 문화시민운동이 어느 덧 3년째에 맞았다.

그동안 자생단체원 및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노력에 힘입어 가시적인 성과는 거두었으나 아직도 경제적인 어려움 등을 이유로 각종 불법행위를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따라서 우리 동에서는 쾌적한 마을환경을 가꾸기 위한 청결운동과 생활이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나눔 운동을 문화시민운동의 최우선 실천과제로 삼아 적극 추진해 왔다. 그 중 오늘은 나눔 운동의 성공적인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원미2동 독거노인 돕기 사랑의 주말농장 운영사례로 원미산 입구 시유지(300평)에 관내 독거노인 가정에 사계절 신선한 야채를 제공하고 겨울철 김장 담가주기 등 복지사업을 목적으로 추진하였다.

   
▲ 주말농장
그 지역은 2001년도 시에서 원미산 입구 공원조성을 위하여 매입해 놓은 땅으로 각 종 산업폐기물, 생활쓰레기 등이 버려진 도시의 흉물로 변해 버린 곳이다. 그러던 중 2009년도 위 지역을 개간하여 독거노인을 위한 주말농장으로 운영할 것을 계획하게 되었다.

사업초기에는 지역의 자생단체원 및 주민 대부분이 장기간 산업폐기물과 쓰레기 등이 방치되어 있어 농작물 경작이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단체원 및 주민들을 직접 찾아 땅이 비옥하지 않아 농작물 수확이 적을지는 몰라도 주말농장을 조성함으로써 깨끗한 환경을 조성할 뿐 아니라 각종 쓰레기 무단투기 행위를 예방할 수 있고, 또한 주민들이 직접 재배한 농작물을 어려운 독거노인에게 제공하여 도시지역의 아름다운 추억이될 수 있다고 설득하였다.

새마을협의회로 하여금 어렵게 추진하게 된 주말농장 사업이 처음부터 난관에 부딪쳤다. 주말농장 부지 내에 마구 버려진 산업폐기물과 쓰레기를 처리하는 문제와 언덕 모양의 부지에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밭으로 개간하는 문제였다. 우리 속담에 "궁하면 통한다"는 속담이 생각났다.

마침 새마을협의회 중장비 사업을 하는 회원의 도움으로 모든 폐기물을 정리하고 언덕 모양의 토지를 계단식 밭으로 만들었다.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 해결되어 주말농장은 독거노인 가정을 위하여 봄철에 감자를 심어 나눠드리고 가을에 김장용 배추와 무를 심어 부녀회에서 직접 김장을 담가 줄 계획이었다.

   
▲ 감자꽃
다행히도 나의 계획에 새마을협의회 및 부녀회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느낌이었다. 2009년 3월 20일 주민1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주말농장 감자심기 행사를 가졌다. 참여한 많은 분들이 토질이 좋지 않아 감자가 제대로 달릴까 하는 걱정스런 애기가 대부분이었다. 어릴 적 어머님을 도와 농사일을 조금해 본 일이 있었다.

그러나 나 또한 수확에 대한 자신감은 없었다. 주민들 고생만 시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나는 직접 곡괭이질을 하며 밭고랑을 만드는 힘든 일에 모범을 보였다. 참여한 회원들과 홍어무침에 막걸리 한 사발을 마시며 참석자 모두가 주말농장의 성공을 기원했다.

이후로 나는 매일 출근과 동시에 감자밭에 올라가 감자 싹이 잘 나올 수 있도록 물도 주고 김도 매주며 감자농사의 부족한 지식을 알기 위하여 종묘상을 찾기도 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이 있듯이 당초 많은 분들의 우려와는 달리 싹이 트고 꽃이 피기 시작했다. 하얀색의 감자 꽃은 정말 아름다웠다. 원미산 찾는 많은 등산객들이 주말농장 옆을 지나며 그동안 쓰레기로 넘쳤던 곳을 향기 넘치는 감자 꽃이 피어나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바꿔 놓아 너무 너무 좋다며 즐거워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가슴 아픈 일이 생겼다. 감자 수확을 많게 하려면 위로 올라 온 감자 꽃을 잘라야 한다는 것이었다. 감자 꽃을 그냥 놔두면 영양분이 꽃으로 가 감자가 적게 달린다는 것이었다. 

그 소리에 감자 꽃을 보며 즐거워하는 주민들이 생각나 걱정이 되었다. 결국 나는 독거노인 가정에 보다 많은 감자를 제공하기 위하여 우리들을 향해 미소 짓고 있는 감자 꽃을 과감히 잘랐다.

2009년 7년 7일 독거노인 돕기 사랑의 감자 캐기 행사에는 자생단체원 30여명과 관내 원미유치원생 등 150여명이 참여하여 어른들은 감자를 캐고 아이들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감자를 주우며 자연의 소중함과 이웃사랑의 정신을 몸소 체험하는 소중한 자리가 되었다.

그런데 감자를 캐면서 정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감자를 캐면서도 과연 감자가 제대로 달렸겠냐는 우려와는 달리 정말 믿기 어려울 만큼 감자가 많이 달린 것이다. 10㎏ 짜리 100박스를 수확한 것이다.

   
행사에 참여한 모든 이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나는 너무나도 뿌듯했다. 수확의 기쁨이 바로 이런 거구나 생각이 들었다. 순간 내 뇌뢰를 스쳐간 것은 "보다 많은 결실을 위하여 과감히 자기를 버린 감자 꽃의 희생이 바로 오늘의 결실을 맺게 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가끔 그 어떤 희생 없이는 결실이 맺어지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잊고 사는 것 같다. 나 또한 예외는 아니다. 나는 주말농장 감자꽃의 아름다운 희생을 보면서 공직자로서 나의 희생이 부천시의 발전 과 시민을 위하는 길 임을 느꼈다.

수확한 감자를 일일이 독거노인 가정해 나눠드리면서 보람도 느꼈다. 감자수확이 끝난 지금 나는 가을철 배추와 무를 수확해 독거노인 가정에 김장을 전해드릴 아름다운 모습을 상상하며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다.

우리가 하는 일이 시민을 위하여 진정 옳은 일이라면 과감히 감자 꽃을 자를 수 있는 용감한 공무원이 될 것이다. 끝으로 풍요한 결실이 있기까지 물심 도와주신 우리 동 새마을 가족여러분과 자생단체원, 주민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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