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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홍만, 갑신년 첫 천하장사 났네
맞수 김영현 잡채기로 눌러
2004년 01월 23일 (금) 00:00:00 오마이뉴스 webmaster@ohmynews.com

최홍만(LG)의 파죽지세가 그칠 줄을 모른다. 지난 해 12월 신인으로는 최초로 천하장사를 거머쥐었던 최홍만은 갑신년 첫 대회인 설날장사전에서도 또 한 번 정상에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반면 천하장사를 최홍만에게 내줬던 김영현(신창)은 이번에 설욕전이 기대됐지만 결승전에서 또 한 번 분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해 천하장사전에 이어 다시 만난 두 거인의 승부는 팽팽한 긴장감의 연속이었다. 비슷한 상대로 서로를 잘 아는지라 두 선수는 쉽게 공격을 시도하지 못했다. 결승전이라 해도 다소 심하다는 느낌을 줄 정도의 넷째판까지의 무승부. 다섯째 판에서 최홍만은 잡채기를 시도해 김영현을 모패판에 쓰러뜨렸다. 경기장에 감돌던 긴장감이 한 순간에 무너져 버린 순간이었다.

사실 장기전으로 가면 김영현이 유리한 상황이었다. 최홍만이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는 하나 아직은 페이스 조절, 즉 힘의 분배에서 경험 많은 김영현을 당해내기는 어렵지 않나 싶었다. 그러나 김영현은 지난 천하장사전의 부담감이 남아있는 듯 오히려 최홍만에게 쫓기는 듯한 모습이었다. 다섯째판에서 최홍만의 잡채기는 사실 제대로 들어왔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물론 김영현에게 처음부터 불운이 따랐다는 면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였다. 김영현은 8강에서 이태현(현대)을 4강에서 신봉민(현대)을 만나는 등 결승 이전까지 어느 경기 하나 쉬운 상황이 없었다. 반면 최홍만은 4강 상대 염원준(LG)을 제외하고는 큰 적수가 없어 비교적 순탄한 대진운이었다. 이는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변수였다.

그러나 이 날 양 선수의 승부는 결과를 떠나서 지나치게 맥빠지는 경기였다. 상대를 너무 의식해 눈치보기로 일관하는가 하면 공격 시도 역시 큰 키를 이용한 상대의 허점잡기가 대부분이었다. 웬만한 팬들로서는 차마 다섯째판까지 보기가 어려울 정도의 상황이었다. 골리앗 대결의 빅 이벤트가 기대됐지만 오히려 씨름팬들에게는 예전의 기술 씨름의 향수만 남겼다.

한편 금강, 한라급 통합장사전 1, 2위를 차지해 설날장사전 8강시드를 배정받은 조범재(현대)와 김용대(현대)는 끝내 경량급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전날 결승에서 경량급 특유의 묘미를 선사했던 두 선수는 최선을 다했지만 힘의 차이가 너무도 컸다. 기대를 모았던 신인 문찬식(현대)은 통합장사전 4품에 올라 충분한 가능성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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