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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석( 碑石)타령' 이제 그만!!!
[황인오 쓴소리]자연보호의 근간이 무엇인지 성찰해야
2009년 05월 11일 (월) 15:47:54 황인오 i-fire@hanmail.net

황인오(부천시민연합 공동대표)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시국이 하수상할 때마다 떠 올리는 고사성어이다.

이미 지난해 촛불 정국 이후 수십 년 동안 이 나라 민중들이 피땀으로 가꾸어 온 민주주의가 위협을 받으면서부터 기상대가 발표하는 날씨와 상관없이 하수상한 시국의 연속인 것은 누구나 아는 바이다. 사실 봄이 봄답지 않고 계절이 계절 본래의 정취를 잃어가는 것은 굳이 시국이 수상해서만이 아니라는 것도 나날이 실감하고 있다.

   
▲ 황인오 공동대표
봄이 오는가 싶더니 한 여름 찌는 듯한 더위가 오락가락 사람들의 심신을 휘두른다. 어제만 해도 따가운 햇볕과 후덥지근한 날씨가 아이들에겐 때 이른 물놀이타령을 재촉한다.

다행이 오늘은 제법 적지 않은 비가 내리며 메마르고 후덥지근한 공기를 몰아내는 것 같아 반가운 마음이다, 세상살이가 어떠하든 자연이야 제 가는대로 가는 것일 뿐인데 공연히 저마다의 이해관계에 따라 사람들이 이러니저러니 평가를 하는 것인지 모른다.

그냥 가만히 놔두기만 하면 자연은 저절로 균형을 찾으며 품고 있는 온 누리에 마땅한 몫을 베풀 터인데 갖가지 명목으로 자연을 생채기 내는데 골몰하는 사람들이 문제인 것이다.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부천지역은 전국의 도시지역에서 녹지비율이 20%에도 못 미치는 최하위권인 곳이다. 이러한 부천지역의 녹지사정, 즉 자연환경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인해 끊임없는 갈등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부천의 열악하기 짝이 없는 자연환경에서도 깨끗한 환경을 자랑하던 베르네천 상류의 반딧불이 서식지도 산울림청소년 회관이 들어선 이후 반딧불이의 모습을 찾을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은 이 같은 부천지역의 자연환경을 둘러 싼 문제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몇 년째 지역사회를 갈가리 찢어놓고 있는 화장장문제는 제쳐놓고 새로이 불거지고 있는 이른바 부천운하 문제를 두고 첨예한 대립이 예고되어 있다.

이렇게 부천지역의 자연환경을 위협하는 현안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는 터에 뜬금없이 '자연보호헌장비' 건립이라는 非자연생태적인 발상에 기초한 계획이 나돌고 있다고 한다.

자연보호와 관련된 관내 모 단체가 지난해에 이어 수천만원의 시비를 들여 '자연보호와 환경보전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위해 자연보호헌장비를 건립하겠다며 예산을 청구하고 시의회 등에 이른바 로비를 하고 다닌다는 소식이다.

지난해와 특별히 다른 사정이 없는 한 의회가 이를 승인하지 않을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하도 변덕스런 기후만큼이나 원칙과 줏대 없는 모습을 보인 시의회이기에 염려가 없지는 않다.  

정말 자연보호를 위해 봉사하고 노력하는 일은 그 형태가 어떠하든 소중하고 가치 있는 일로서 마땅히 권장할 일이다. 그렇긴 하나 한 푼이라도 나랏돈을 받아 규모 있는 단체를 만들어 일을 시작했으면 등산길에 흙덩이 채워주고 쓰레기 수거하는 것을 넘어 자연보호의 근간이 무엇인지 성찰하고 그에 걸맞은 실천을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런데 헌장비를 세우고 타임캡슐을 묻겠다는 이 단체가 부천의 자연환경을 근본적으로 위협할 수 있는 화장장 건립이나 부천운하와 같이 자연보호를 거스르는 정책에 대해 따끔한 충고와 비판을 했다는 소식은 별로 들은 바 없다. 70~80년대식 관주도의 대민 계몽 사업처럼 보여주는 데 급급한 행사도 문제이고 거기다 무슨 타임캡슐을 넣어 미래의 문화재적 가치를 겨냥하겠다는 발상도 이해하기 어렵다.

화장장 건립이나 무형문화엑스포 등 사업의 가장 큰 문제가 사업 추진과정에서 다수의시민이 소외되고 동원 대상으로밖에 보지 않는 구시대적 발상에 있다는 것은 수없이 언급되었다.

헌장비 건립을 추진하는 단체는 먼저 부천지역의 자연환경을 위협하는 요인이 무엇인지 살피고 이러한 위협요인을 어떻게 제거하여 미래의 후손들에게 좀 더 쾌적한 생태환경을 물려줄 것인지 고민하고 실천하는데 단체의 역량을 쏟아야 할 것이다.

그것도 지역 내 힘깨나 쓴다는 유력인사들의 이름을 헌장비에 새긴다는 계획으로 권력에 아부하는 관변단체라는 오해를 받지 말고 정말 자연을 사랑하는 이름 없는 시민들과 함께 희생하는 모습을 보일 때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기념이 될 만한 상징물을 세우자고 할 것이다.

값 비싸고 좋은 재료에 유명짜한 벼슬아치, 구실아치들의 이름을 많이 새긴다고 문화재로 인정되고 오래 보존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진정성이 얼마나 배어 있는가에 따라 그 가치가 매겨질 것이다.   황인오(부천시민연합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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