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돈(부천타임즈 편집위원-경민대학교 만화에니메이션학과 교수)

지난해 12월 자연보호부천시협의회(회장·김진오)가 '자연보호헌장 비' 를 건립하겠다며 시 자치행정과를 통해 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에 3천만원의 민간단체 보조금을 상정했으나 심사과정에서 '자연보호' 가 아닌 '非자연보호스러운 발상' 이라는 지적과 함께 전액 삭감되는 망신을 당했는데  5월 12일 개원하는 제152회 임시회 추경에 재상정해 빈축을 사고 있다.

자연보호부천시협의회는 대형 석재를 이용해 전면에는 자연보호헌장을 새기고 후면에는 자연보호협의회 자문위원 및 임원, 우수회원 ,일반회원, 좌측면에는 헌장비건립 추진위원, 우측면에는 중앙연맹총재, 경기도협의회장,부천시협의회장,별석에는 부천시장, 의회의장, 국회의원,4개단체장, 후원자 및 단체이름을  새겨 문화유산적 기념물과 함께 영구히 기리겠다는 계획인데 헌장비를 세울 장소도 미정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헌장비 건립 중요 경과자료와 이름이 새겨지는 사람들의 기념물을 1점씩 접수 타임캡슐에 넣고 매설, 영구보관 한다는 계획인데 과연  개인의 이름과 기념물을 타임캡술에 보관할 만큼 가치가 있는지 구시대적 전시위주의 치적 과시용 발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자연보호 헌장비 건립을 통해 문화유산적 기념물과 함께 우리고장의 삶의 질과 도시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백선기 사랑의 연탄나눔운동본부 부천지부 공동대표는 "자연보호 헌장비가 부천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서울을 비롯한 몇 개 지방에 건립되어 있는데 '문화유산적 기념물', '도시브랜드 가치'운운하는 자체가 미사여구로 시민들을 현혹하는 처사이며 적절치 못한 발상이다"면서  또 "개인소장물을 타임캡술에 보관하는 것이 자연보호와 무슨 상관이 있냐."고 꼬집었다.

자연보호부천시협의회는 이번 추경에 상정된 예산을 통과시키기 위해 시의원들을 대상으로 통과시켜줄 것을 요청하는 로비를 벌이고 있으며  한선재 부의장을 비롯한 일부 의원들도 이에 가세해 해당상임위원들에게 통과시켜 줄 것을 부탁해 의견을 달리하는 의원들 간 불협화음까지 연출하고 있다.

로비의 전면에는 자연보호부천시 협의회 오정구 회장인  이재영 전 시의원이 해당 상임위원장과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며 예산안 통과를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채옥(기획재정위) 의원은 "자연보호협의회가 열심히 하겠다고 해서 잘하라는 의미에서 예산(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부탁한 것 뿐."이라고 말했다.

이환희(건설교통위) 의원은 "최근  이재영 전 시의원이 찾아와 김원재 행정복지위원장을 만나 통과시켜주기로 약속을 받았다면서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전하면서 "겉치레에 불과한 자연보호 헌장비 건립보다 실천적 자연보호운동 사업을 펴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며 헌장비 건립에 부정적 견해를 표시했다.

이 의원은 또  "자연보호 헌장비를 꼭 세우고 싶다면 부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부천운하가 완공되면 그 자리에 세워라.  헌장비 예산 3천만원도 시민의 혈세로 할 것이  아니라 부천운하 시공에 참여한 건설회사가 기부체납하면 될 것 "이라는 뼈있는 말을 남겼다.

지난해 예산 삭감 당시 행정복지위원회는 "환경과 자연을 보호하는 단체라면 오히려 자연 경관을 해치는 구조물들을 제거하는 것이 '친환경적'인데 발상 자체가 '非자연보호스럽다.' "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헌장비 건립에 부정적 시각을 가진 사람들은 "헌장비가 그토록 시급하고 필요하면 김진오 회장을 비롯한 임원들 그리고 회원들이 자체 기금을 마련해 세우는 것이  더 떳떳하지 않겠냐"면서 "시민들 혈세로 건립비를 세우려는 자체가 전형적인 관변단체의 손 벌리기 행태이며  예산낭비 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한편 자연보호부천시협의회는 '자연보호'라는 대명제 하에 출범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천지역 자연환경과 관련한 '부천운하'와 '화장장','삼정동 열병합발전소 증설'등 현안 문제에 대해서는 단 한번의 공식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이같은 문제에 대해 김진오 회장은 9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자연보호부천시협의회가 부천시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단체이기 때문에 현안문제에 대해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기엔 곤란하다"고 말했다.

김진오 회장은 지난 2007년 3월 12일 제8대 회장 취임식에서 "지금까지 자연보호 부천시 협의회가 펼쳐왔던 사업 외에 타 단체와 네트워크를 형성, 자연보호 및 환경 분야의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들을 통합하여 그때그때 한 목소리로 실천, 연대하는 주체적이며 적극적인 운영체계를 구축 할 것."이라고 선언했지만 아직까지 타 단체와의 네트워크 등 연대 활동은 찾아 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