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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당초 친환경 급식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한금희 아이쿱 부천시민생협 이사장
2009년 04월 17일 (금) 12:20:34 한금희 hngmh@hanmail.net

한금희<아이쿱 부천시민생협 이사장 (부천시민연합 부설) >

우리 자녀들의 대부분은 매일 학교에 간다. 학교에서 몸과 지혜를 키우는 다양한 학습활동을 한다. 많은 사람들이 공교육에 대하여 염려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아이들이 가장 중요한 것을 배우고 익히는 곳은 분명히 학교이다.

   
▲ 한금희 이사장
우리 아이들은 약 12년간 학교 밥을 먹으며 살아간다.  물론 대부분의 경비는 학부모가 부담하고 있다. 학교는 영리를 목적으로 운영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최소한의 경비로 가장 맛있고, 영양이 풍부한 식사를 제공하려고 무던히도 애쓰고 있다.

매일 아침마다 그날 필요한 음식재료를 공급받아서 학부모의 깐깐한 검수를 거쳐 직접 다듬고 씻고 조리해서 아이들에게 식사를 제공한다. 깐깐한 원재료의 검수와 조리과정을 거쳐 아이들에게 제공되기까지 재료의 공급자를 선정하는 절차와 조리과정과 영양 등에 대한 세심한 규정이 있다.

모든 부모는 우리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안전하고 영양이 풍부한, 정성이 가득한 밥상을 차려주고 싶다. 매일 학생들에게 식사를 마련해주는 학교는 지식과 지혜 뿐아니라 아이들의 건강까지도 책임지고 있는 정말 중요한 곳이다.

학교에서는 급식문제에서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까?
음식의 맛? 저렴한 가격? 위생상의 안전성? 영양? 재료의 안전성?
정말 따져야 할 것이 너무나 많다. 어느 것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것들이다. 많은 학생들의 식사를 맛있고 영양도 풍부하고, 위생상의 안전과, 재료의 안전성까지 모두 책임져야 하니 만만치가 않다.

학교에서 음식을 만들 때는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많은 학생들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만드는 가장 값싸고 쉬운 방법임에도 말이다. 이유가 무엇일까? 알다시피 화학조미료가 건강에 미치는 나쁜 영향 때문이다. 성장기의 청소년에게는 그 영향이 더 크다. 그래서 가격이 싸고 음식조리가 수월해지지만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급식의 재료들을 가능한 한 친환경적인 것을 선택하려는 학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무척 반가운 일이다.

특히 어린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그 움직임이 더욱 활발하다. 특별히 그 학교에만 정부의 지원이 늘어난 것도 아닌데 어떻게 값비싼 급식이 가능할까? 얼마나 더 들면 친환경 급식이 가능할까? 저 학교는 하는데 우리학교도 해보면 되지 않을까? 그 학교는 잘 사는 동네에 있나보다. 등등으로 학부모님의 마음은 분주하기 짝이 없다.

부천에서 친환경급식을 하는 여러 학교 중에 오정구 도당동에 위치한 도당초등학교의 예를 들어보자. 분명히 외부의 지원은 없었고 부천의 다른 지역보다 잘사는 동네도 아니다. 비록 형편이 넉넉한 동네는 아니었지만 친환경 급식에 관심이 컸던 영양교사와 학교운영위를 중심으로 실시한 친환경 급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해서 자녀들의 안전한 학교 급식에 대한 열망을 반영하는 결과가 나왔다.

설문조사의 결과를 바탕으로 2007년에 1회의 급식비를  200원(1개월에 약 4000원 인상)씩 올리기로 하고 친환경 급식을 시작한지 꼭 4년에 접어든 올해는 채소 과일은 물론이고 김치와 쌀 등 거의 모든 급식재료를 친환경으로 바꾸기에 이르렀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친환경 식품은 일반 식품보다 훨씬 비싼 것으로 알고 있다. 대체적으로 사실이기도 하다. 그래서 친환경 급식은 아예 생각하지도 않는지 모른다. 그런데 어떻게 학교에서 그 비싼 친환경급식이 가능한 것일까?

도당초등학교가 친환경 급식을 추진한 과정을 더듬어보면 실마리를 풀 수 있다. 초반에 학교에서는 일반 급식 납품업체에서 친환경 식자재의 일부를 공급받았다. 당연히 가격은 비쌌고 가격차를 극복하기 위해서 유통단계가 단순한 곳을 찾게 되었다.

이때 만난 곳이 생활협동조합이었다. 생협은 소비자와 생산자의 직거래로 유통비가 최소화됨으로써 생산자에게는 정당한 생산의 대가를 지불하고도 소비자에게는 거품이 빠진 그다지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안전한 식품을 공급한다. 도당초등학교는 아이쿱 부천시민생협과 손잡고 부천에서 가장 먼저 본격적인 친환경 급식을 시작하였다.

어려움도 있었다. 생협에서 공급하는 식품이 다른 납품업체와 달리 손질이 되어있지 않으니 그 일을 맡아야 할 급식실 직원의 동의가 필요하였고 과연 안전성을 믿을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다행히 급식실 직원들은 내 자식들이 먹는 것인데 우리가 조금 더 애쓰면 된다는 마음으로 하나가 되었다.

남은 문제는 안전성을 어떻게 믿느냐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생협을 일반 급식납품업체와 다른 점이 있을까 하고 고개를 갸웃거렸던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학교와 부천시민생협은 다양한 방법으로 친환경 급식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나갔다.

   
▲ 점심시간이 즐거운 도당초 어린이들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먼저 학부모 총회 등에서 친환경 생협물품 전시회를 겸한 설명회를 하였다. 또한  생협의 학교급식위원회의 지원으로 급식소위원회와 급식 검수단을 위한 식품안전 교육, 전 교사를 위한 연수도 실시하였다. 몇 차례에 걸친 친환경 식품 시식회를 하였고 학부모님들과 아이들을 데리고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는 홍성에도 다녀왔다.

친환경 급식이 육체적 건강에만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학습 집중력을 향상시키고 정서를 안정시키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게 되어가는 과정이었다. 물론 대부분의 친환경 물품을 부천시민생협이 공급하였지만 친환경 급식에 관심을 가진 일반 급식업체의 참여도 끌어낼 수 있었으니 이 또한 큰 성과라 여겨진다.

그 몇 년 사이에 영양교사가 새로 부임하였는데 다행히 다른 학교에서 열심히 친환경 급식을 위해 노력하시던 분이어서 친환경 급식은 더욱 알차게 결실을 맺어갔다.

2008년 말에 도당초등학교는 제5회 친환경농업대상(농림식품부와 환경부가 선정하는)의 단체부문에서 전국 최우수 학교로 선정되어서 표창을 받게 되었다. 2000여명 학생들의 하루 식사 중 1회를 친환경 급식으로 바꾸어낸 것을 표창한 것이다.

그동안 조용히 조금씩 급식혁명을 이끌어 오신 학교 선생님들과 학교운영위원, 급식소위원회 학부모님의  노고, 기꺼이 어려움을 감수하고 이일을 추진해온 영양교사, 우리 아이들의 건강한 먹을거리를 위해 노력해온 생협이 이룬 멋진 하모니였다.

도당초등학교의 사례를 통하여 우리 아이들의 건강한 미래를 위하여 어른들이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일이 또 하나 떠올랐으니 무척 기쁜 일이다.  (한금희  부천시민연합공동대표,부천시민생협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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