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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고고! 오 마이 가뜨 ~ "
[세상사는 이야기]이선희, '나신교'에 대한 믿음에서 '교회'까지
2009년 03월 08일 (일) 00:00:00 부천타임즈 webmaster@bucheontimes.com

이선희 (희망제작소 활동가.  前 참여예산부천네트워크 사무국장)

지난해 여름, 교회수련회에 참여를 하면서 지평교회와 첫 인연이 되었다. 몇 번의 망설임 끝에 밤늦게 도착한 교회 여름수련회는 아마도 가벼운 술자리와 정겨움으로 나와 함께 간 일행을 반갑게 맞이할 것이다 라는 은근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에 고고! 오 마이 가뜨 ~ " 강화유리 현관문을 통해 휜히 들여 다 보이는 수련장은 종교적 엄숙과 진지함으로 가득 찬 가운데 신앙고백 프로그램을 진행 하고 있었다. "이게 아닌데, ....다시 물릴 수도 없고 ~ 쩝 "

지난 해 여름 수련회는 시작이야 어찌 되었든 결론적으로 나에게 '종교'와 '사람' 그리고 '관계'에 대하여 무언가 새로운 느낌, 그 무리에 동화 되고 싶은 일렁임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 이선희
특히, 둘째 날 전 교인 명랑운동회, 빗속의 물놀이를 통해 교인 모두가 흠씬 빠져 놀이하는 모습과 진심으로 함께 하려는 면면에서 나를 있는 그대로 다 드러내고 앞으로 교회 공동체에 함께 하고 싶다는 '끌림'을 그대로 받아드리게 되었다.  그리고 나에게 '교회'와 '신앙' 과 '종교'가 어떤 의미로 존재하고 있었는가를 몇 가지 기억과 잔상들로 고백하고 싶다.

종교(宗敎)의 한자말은 '마루되는 가르침'이라는 뜻으로 마루 '종' 자에 가르칠 '교' 를 쓴다 마루는 근본을 의미하며 사물의 근본, 즉 진리를 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종교에서 말하는 근본은 무엇인가?. 인간의 근본, 우주만물의 근본으로 인간은 어디서 나와서 어디로 가는가를 깨닫고자 하는 것이 종교의 근원적 의미이지 않을까?

나에게도 '신(神)'의 존재에 대한 풀리지 않은 의문과 호기심으로 어릴 적부터 심리적 혼란과 방황이 있었다.( 일찍 조숙 했는갑다..ㅋㅋ)

어릴 적 '생거진'으로 잘 알려진 충북 진천이 나의 고향이다. 진천읍에서 걸어 십리 길에 위치한 진천읍 장관리에서 유년시절의 대부분을 보냈다. 호기심 짱이면서 나무타기를 즐겨하고 시력이 좋아 먼발치에서도 산딸기 무더기를 가장 빨리 발견하여 양은 주전자 가득 산딸기를 따오기도 했다.

그리고 하교 후 신작로를 걷다가 뽕나무 가지사이를 유유히 가는 뱀을 농약 끈을 고리로 엮어 냅다 낚아 채 동네 방앗간 옆을 폼 잡고 다니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왕성한 호기심과 씩씩함을 뒤로 늘 불안이 있었다..

그것은 보이지 않는 존재, 그때는 그것이 '귀신', '영혼' 이라는 실체에 대한 두려움, 무서움이었다. 그냥 무서운게 아니라 알고 싶고, 밝혀내고 싶어 안달 나 있었다.

한번은 아랫동네 어귀에 고목이 된 감나무가 있었는데, 오래전 동네 처녀가 목 메달아 죽고 감나무가 시커멓게 죽었다는 얘기가 있는 이 고목에 큰절을 하며 빌기도 했다..

그것도 달이 휘영청 하던 한 밤중에 동네 또래 애들을 다 끌어 모아 어느 날 사라진 동네 오라버니를 찾게 해 달라고 함께 빌자는 깊은 뜻을 가지고 벌인 소동이었다.

또 학교를 오가는 길에 감나무를 지나칠 때 영락없이 머릿속 주문을 외웠다.  "하느님, 우리 엄마 아부지 안 싸우게 해 주시고, 잘 살게 해 주시고,  공부 잘 하게 해 주세요···" 머리를 쭈삣 세우며 달음질치면서도 꼭 그 주문을 속으로 외치곤 했다. 지금 생각 해 보면 왜 '감나무님'이라고 안하고 '하느님'이라고 했을까?.'하느님'에 대한 갈증은 이때부터 심했던 것 같다.

암튼 내가 진천골짜기에서 초딩 4학년을 마치면서 서울살이를 시작 하며 가장 좋다고 여겼던 게 도시에는 귀신이 없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그런데 도시에도 '귀신'이 있었다. 동네 무당도 있었고···난 또다시 무섭고 두려웠다. 서울이라고 하지만 신당동 산동네엔 가내 미싱공장들이 많았고 여기저기 깃발이 많았다. 한 달에 서너차례 방울소리에 울부짖는 비나리가 있었고, 그럴 때마다 또 다시 보이지 않는 이 실체에 대한 불안함, ···그러면서도 고백하고 싶고, 기대 의지하고 싶다는 간절함으로 혼란스러웠다. 천방지축 맘껏 동네를 휘저으며 산과 들, 강을 사색 하던 시골 촌뜨기가 상상만 했었던 서울살이는 팍팍했고 힘겨웠다. 그래서 더욱 동네에 산적한 그 비나리 소리에 관심이 쏠렸던 것 같다

그렇게 초딩을 마치고 서울 한복판 명동성당 옆에 있는 계성여중고 를 다녔다. 카톨릭재단의 학교라서 12시 정오가 되면 명동성당 종소리를 들으며 수업을 듣다 말고  일어나 일제히 성모송을 외기 시작한다.  차라리 나에게는 그동안 막연하게 불안 해 하던 그 실체에 대하여 믿긴 어려워도 맘이 편하게 잠시 인정하는 시기였다.

학교생활을 하면서 영세를 받았고 대모가 될 수 있는 견진성사까지 받았다. 그리고 매일 밤 하얀 보자기를 쓰고 고백성사를 통해 부여 받은 기도와 성모송을 외며 잠을 청하는 날이 많았다.

그렇지만 늘 '허'했다.  그런 '허'함은 고딩을 올라가면서 '귀신' '영혼'에 대한 불안함은 사라졌지만 '가난'과 '노동' 그리고 윤이 날 것 같았던 서울살이의 낮은 곳에서의 불편함, 부당함에 대한 '허'함과 풀리지 않는 명제로 인해 고통스러웠다.

" 열심히 일하면  잘 살수 있고, 착하게 살면 부자가 된다..."
난 이 명제에 대하여 고딩 시절 을지로 지하도를 거닐며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많이 울컥 했고 속이 불끈거렸다.

우리 가족에게 이 명제는 실현 되지 않았고, 내가 살던 동네에서도 그렇게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내가 성당을 다니면서 성모송과 주기도문을 외우지만 왜 주님은 꼭 필요해서 준다는 그 시련을 가난한 우리에게만 주는 것인지, 정말 '신'이 존재 한다면····쩝

이러한 의문이 더 하면서 성당을 통한 나의 신앙생활은 퇴색 해 갔다. 그리고 그때까지도 풀리지 않던 '신'에 대하여 부정을 하면서 만물의 영장은 사람, 세상과 나의 변화에 대한 주체로서의 '사람중심의 철학'이라는 사회과학적 인식을 따르게 되었다.

내가 스무살 시절 가지게 되었던 이 세계관은 나의 '허'함을 잊게 하면서 잠시 투사(부천에서 노동운동)를 만들었지만 나는 속으로 더욱 곯고 있었다. 분명히 체화 되어 '나'만을 믿게 했던 그 '나신교'에 대한 믿음은 곧 가물어 터진 저수지 바닥처럼 드러났다. 쩍쩍 갈라지면서 버석거리면서 '툭툭' 마른 흙으로 튀었다.그리고 다시 '허'함이 시작되었다..

그 '허'의 실체는 온전한 '나' 를 못 찾고 '세상'과 '관계'에 능동적이지 못한 가운데 동안의 삶이 관념 덩어리 잔상들로 꽉 차 터지기 직전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어리버리 살다가 ‘지평교회’를 만나게 된 것이다.

어느 날 온몸을 부대끼며 땀 흘리고, 까르르 웃고 진실로 고백하고, 보듬는 손과 손들···목사님께서 늘 하시는 말씀처럼 " 때가 차매 ~ "

   
그것이 지평교회를 다니면서 내가 찾아내고 있는 '진실 된 자아' 그리고 한없이 부족하고 나약한 '나'를 공동체 안에서 고백하는 것....이다.

얼마 전에는 너무 마음이 무겁고 울적해서 혼자 기도를 청하려 했는데 잘 안되어 목사님을 뵐까 아님 사모님을 뵙고 '기도'를 어떻게 청하는지를 묻고 싶기도 했다.

교회를 다니면서 한 주를 정리하고 또 시작하는 그 '시간'이 나에게 더욱 귀한 시간으로 점점 다가온다.그리고 제법 맘속으로 기도를 한다.

" 한없이 부족하고 나약한 저를 그래도 사랑 해 주시는 주님 ! 저는 당신에게 필요한 양이 맞지요 ? 그렇다면 당신의 그 진실과 사랑을 저를 통해 이루소서 ! ...하루 하루 "

덧붙이는 글
이선희 님은  참여예산부천네트워크 사무국장을 지냈으며 현재 박원순 변호사의 '희망제작소' 활동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지평교회(담임목사 이택규)'는 부천시 원미구 원미1동 151-37번지 두산아파트 뒤편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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