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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생이처럼 달고 향기로운 여자와"
2009년 01월 13일 (화) 00:00:00 양주승 webmaster@bucheontimes.com

부천타임즈: 양주승 대표기자

   
▲ 매생이국ⓒ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요즈음 점심 때가 되면 '매생이국'먹으러 가자는 제안을 많이 받습니다. 새해 잦은 술자리 때문에 속 풀이로는 최고인 모양입니다.

지금은 남도 청정해역에서 나오는 무공해 특산물로 귀한 대접을 받고 있지만 60~70년대 어려웠던 시절  매생이는 김 양식발에 달라붙는 잡초 정도로 취급을 받은 천덕꾸러기 해초로 시장 중앙에 자리 잡지 못하고 변두리 좌판에서 팔려나가기를 기다리는 가난한 사람들의 겨울 찬거리 이었습니다.

   
▲ 시장 좌판에는 매생이와 생굴이 언제나 자리를 함께한다 ⓒ양주승 기자
그렇게 초라했던  매생이가 웰빙 바람을 타고 비싼 식품으로 변해 시내 중심가 식당과 특급호텔의 특선 메뉴로까지 등장하기 시작했고 건강식품으로 개발되어 까다로운 사람들의 입맛을 유혹하며 귀한 대접을 받고 있으니 이는 자연의 순수함을 찾으려는 입맛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매생이국의 참맛은 생굴(석화)와 함께 조리했을 때 그 진가를 발휘합니다. 

정일근 시인은 그의 詩 '매생이'에서 "다시 장가든다면 목포와 해남 사이쯤 매생이국 잘 끓이는 어머니를 둔, 매생이처럼 달고 향기로운 여자와 살고 싶다."며 "뻘바다에서 매생이 따는 한겨울이 오면 장모의 백년손님으로 당당하게 찾아가 아침저녁 밥상에 오르는 매생이국을 먹으며 눈 나리는 겨울밤 뜨끈뜨끈하게 보내고 싶다."고 간절이 소망했습다.

   
그는 또 "파래 위에 김 잡히고, 김 위에 매생이 잡히니 매생이를 먹고 자란 나의 아내는 명주실처럼 부드러운 여자일거니, 우리는 명주실이 파뿌리가 될 때까지 해로할 것이다."며 "차가운 표정 속에 감추어진 뜨거운 진실과 그 진실 훌훌 소리 내어 마시다 보면 영혼과 육체가 함께 뜨거워지는 것을····아~ 나의 아내도 그러할 것이다. 뜨거워지면 엉켜 떨어지지 않는 매생이처럼 우리는 한 몸이 되어 사랑할 것이다. "고 예찬했습니다.

위 시에서 "차가운 표정 속에 감추어진 뜨거운 진실과  훌훌 소리 내어 마시다 보면 영혼과 육체가 함께 뜨거워지는 것···"의 뜻은 "매생이는 다른 음식과 달리 팔팔 끓여도 외부로 표출되는 김의 양이 적어 뜨겁게 보이지 않기 않기  때문"입니다.

   
▲ ⓒ부천타임즈
정약전은 '자산어보(玆山魚譜)'에서 매생이는 "누에실보다 가늘고 쇠털보다 촘촘하다. 국을 끓이면 서로 엉켜 풀어지지 않으며 맛이 향기롭다"고 묘사했습다.

인터넷에서 '매생이' 검색어를 치면 매생이국에 대한 누리꾼들의 찬사가 줄을 잇습니다.

매생이국은 뜨거워도 김이 잘나지 않아 "산골 촌놈은 매생이국에 입천정 벗겨지고, 갯가 놈은 토란국에 혓바닥 덴다"는 말도 있다. 그리해서 "미운 사위에게 덥석 퍼준다"는 말도 있습니다.

하기야 장모에게 얼마나 밉보였으면 그러려만...그래도 아무나에게 끓여 내놓지 않는 게 이 매생이국이니 입천정 벗겨질 것을 감수하고 먹어볼 가치가 충분한 음식·····

어떤 네티즌은 "강진 땅에서 유명하다는 식당에서 처음으로 이 음식을 맛보았다. 생굴을 넣은 매생이를 처음 먹어 보고도 금방 그 맛에 반하고 말았다. 그리하여 우리끼리 붙인 이름은 '악마의 스프'"라고 ····

매생이국이 파도소리를 퍼올리다 /박상건

   

누군가를 기다린다, 바다로 열린 창가에
난 줄기가 그리움의 노을바다를 젓는다
울컥, *용정*의 매생이국이 파도소리 퍼 올린다.

장작불 지피며 기다림으로 저물어 가고
온 식구들 가슴 따뜻하게 말아주던,
*공돌* 소리마다 겨울밤은 아랫목으로 깊어 갔다.

등외품 신세인지라 공판장엔 따라가지 못하고
완행버스에 절인 눈물 다 쥐어짜고서야
자판에서 실핏줄의 눈을 뜨던,
그 눈길에 타들어 가던
광주 양동시장 인파 속의 햇살들.

햇살들이 백열등을 밝히고 귀항하는 노(櫓)소리
기다려도 오지 않고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야 마는,
그리운 갯비릿내 치렁치렁 밀려온다
저 바다로 청동울림들 처 올린다.

-<박상건, '매생이국이 파도소리를 퍼 올리다'전문>
*龍井: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정식 집
*공돌: 김을 말리는 것을 발장이라고 하는데,
이 발장은 팽이처럼 나무로 만든 공돌에 실을 감아
베를 짜듯이 떠넘기면서 왕골 띠를 엮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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