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전국의 농업인 여러분,

새해에 농업인 여러분 모두의 가정에 만복이 깃들기를 기원해마지 않습니다.

아울러, 지난해 태풍 ‘매미’나 냉해와 같은 어려운 조건속에서도 쌀 한톨, 과일 하나라도 더 거두기 위해 심려와 노고가 참으로 많으셨던 농업인 여러분께  마음깊이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정부는 자유무역협정(FTA), 도하개발아젠다협상(DDA) 등으로 대전환기에 있는 우리 농촌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올해부터 앞으로 10년간의 농업·농촌 종합대책을 만들었습니다.

▲ 고건 국무총리는 19일 오전 농업인 지원대책을 담은 내용의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했다.

이러한 종합대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총리가 직접 농민단체 대표들을 두 차례나 만난 것을 비롯하여 정부는 농민의 의견을 진지하게 반영하는데 많은 노력을 하였습니다.

이제까지의 농업대책은 농업생산 증대에 중점을 둔 정책위주였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종합대책은 종전과는 확연하게 다른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첫 번째 특징은, 농업인 여러분의 종합소득을 실질적으로 높여 나간다는데 있습니다.

농업소득 보전을 위해 직불제를 단계적으로 크게 확충해 나갈 것입니다.
아울러, 규모가 있는 전업농과 고품질 농업을 경쟁이 가능하도록 키워 나갈 것입니다.

또한 고속철도개통이나 지방화 추진과 연계하여 농촌관광을 활성화 하고 지역산업을 키워서 농외소득(農外所得)의 비중을 높여 나갈 것입니다.
                             
두 번째 특징은, 농어업인 여러분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키는 농어촌  복지증진 대책을 적극 추진해 나간다는데 있습니다.

이를 위하여, 도농간의 균형발전 차원에서 연금, 건강보험을 비롯한 농어촌형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고, 교육?의료와 같은 복지서비스 확충과 살기좋은 농어촌종합개발에 역점을 둘 것입니다.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특별법 등이 이를 적극 뒷받침할 것입니다.

이와 같은 대책을 재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향후 10년(2004년～2013년)간의 중장기 투융자계획을 마련하였습니다.

국고만 119조원으로 지난 11년간의 농촌 국고 투융자 금액인 62조원의  2배 수준입니다.
우선, 올해부터 2008년까지 5년동안 51조원을 재정계획에 반영할 것입니다.

투융자 방식도 획기적으로 바꿨습니다. 농가부채가 늘어나지 않도록 융자비중을 과거 37%에서 25%로 대폭 낮추었습니다.
 나머지는 모두 투자나 직불제 보조를 함으로써 농업인 여러분이 지원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농업인 여러분께서 큰 관심을 갖고 계시는 투융자 총액에서 차지하는 직불제의 비중이 지난해에는 8.7%에 불과했는데 앞으로 5년동안 그 비중의 연평균 증가율을 32%씩 증가시켜서 2008년에는 그 비중이 22.8%가 되도록 할 것입니다.

농촌복지의 증진과 지역개발도 비중이 7.2%였는데 2008년에는 13.9%가 되도록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부채경감대책도 마련하였습니다.  이미 대출된 중장기 정책자금의 금리를 4%에서 1.5%로 낮추고, 상환기간도 5년거치 15년으로 연장하려고 합니다.
2001년에 지원된 상호금융대체자금 및 경영개선자금의 금리는 6.5%에서 3%로 인하하고, 연대보증 피해자금의 상환기간도 3년거치 17년으로 대폭 연장하겠습니다.

또한, 2004년 6월에 종료되는 농어촌특별세의 시한을 2014년까지 10년간 연장하여 매년 2조원씩 20조원을 농촌복지 및 지역개발에 집중 투자할 것입니다.

정부는 종합대책 추진의 첫해인 올해를「새로운 농정의 원년」으로 삼겠습니다.  무엇보다 농업인 여러분께서 갖고 계시는 농정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고, 농업인 여러분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가시적인 결실을 하나하나 거두어 가는「구체적인 행동계획을 실천하는 한 해」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전국의 농업인 여러분!

수출국가인 우리나라로서는 WTO나 FTA라고 하는 것이 우리가 선택할 사항이 아니라 기본과제입니다.

더욱이, 한·칠레 FTA는 칠레의회에서 우리의 비준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고, FTA 비준 지연으로 칠레시장에서 우리 기업의 피해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나아가, 세계에서 한국과 몽골만이 FTA 미체결국으로 남아있는데, 비준이 지연된다면 우리 한국만이 전세계적인 FTA 물결에서 고아가 될 것이고 현재 정부가 추진중인 일본, 싱가폴과의 FTA 체결노력이 추진 동력을 잃게될 것입니다.  결국, 무역의존도가 70%에 이르는 세계 12대 교역국가인 우리  나라의 대외신뢰도가 크게 훼손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정부는 방금 말씀드린 농업·농촌 종합대책을 근간으로 삼으면서   별도의 FTA 보완대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먼저, 정부는 FTA 특별기금 1조 2천억원을 집중 지원하여 피해를 보상하고 과수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 올리겠습니다.

그리고, 농가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우리의 주요한 농산품목인 쌀, 사과, 배는 FTA 대상에서 제외시켰고, 고추, 마늘, 양파 등 관세율이 높은 민감품목은 일단 제외하고 DDA 협상 이후에 다시 논의하기로 하였습니다.  영향이 큰 포도도 계절관세로 묶어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칠레산 농산물 수입이 급격히 증가할 때에는 긴급수입제한조치(safeguard)를 발동하여 국내 농산물을 보호토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비준안이 통과되지 않았지만 올해 예산에 5,842억원을 FTA 대책 예비비로 편성해서 확보해 놓았습니다.

이러한 농업·농촌 종합대책과 FTA 특별지원대책, 그리고 그 예산이   집행되기 위해서는 FTA 비준안에 대한 동의가 국회에서 조속히 이루어져야 하는 절실한 상황입니다.

아울러, 비준안과 함께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FTA지원특별법, 부채경감 특별법, 농어업인삶의질향상특별법이 국회에서 동시에 통과되어야 합니다.

농업인 여러분의 깊은 이해와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전국의 농업인 여러분!

농업·농촌 종합대책은 농업인 여러분의 소득과 복지를 분명히 높여나갈 것입니다.

또한, 참여정부가 적극 추진중인 지방화와 국가균형발전정책도 우리 농촌의 모습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것입니다.

정부는 올해부터 앞으로 10년이 우리 농업과 농촌을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인식아래 농업?농촌 종합대책의 추진에 온 정성을 다 쏟겠습니다.

위기는 곧 기회라고 했습니다.  농업인과 정부, 국민 모두가 합심해서 경쟁력 있는 농업, 살기좋은 농촌을 일궈 나갑시다.

올해를 「새로운 농정의 원년」,「새로운 농촌의 원년」으로 함께 만들어 나갑시다.

감사합니다.
2004년 1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