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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기가 느껴지는 포도 주스"
2008년 12월 03일 (수) 00:00:00 부천타임즈 webmaster@bucheontimes.com

심종성(전 부천시생활불편모니터)

어제도 평시와 같이 복지관에서 만들은 밑반찬을 애마를 구슬러 달래며 박스에 담아 모처(?)에 배달했다.  위 대목에서 오해소지 불식으로 약간의 설명이 필요 듯하다. 모처는 독거노인 또는 지체부자유자, 결손가정이  있는 시설이다. 

애마는 13살 된 록스타가 고속도로 운행 중 엔진이 붙어 눈물을 머금고 폐차 후 새롭게 맞은  13살 된 라노스다. 왜 구슬러 달래냐면? 어떨 때는 부드러운 소리로 나를 이동시키는데 잘 따르다가도 이상한 덜덜거림이 있기 때문이다. 박스는 밑반찬을 복지관 박 선생님과 봉사자께서 담아주시는 헝겊으로 된 작은 배달용 가방이다.

어제의 몇 모처 중 항상 밑반찬을 받아들곤 무언가를 꼭 건네시는 할머님이 계신다. 고맙고, 신세진다는 미안스러움에 대한 입장 표현이신 줄 나는 안다.

"안녕하세요!"(크게  외쳐야 냉기가 조금이라도 덜할까 생각으로 꼭 닫고 계신 방문 안에 전달이 된다. 연세가 있으시니 다소 가는귀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과 함께)  그리고는 조금 기다려야 한다.(어쩔 수 없이 동작이 느리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기척이 있는지 바깥문에서 귀를 쫑긋 바짝 대고 다시 "반찬가져 왔습니다.~" 인기척이 있자 나는 기다린다.(건 넬 것을 챙기시는 중) 무언가를 또 건네시려나··· 반찬을 건네 드렸더니 역시나 쑥 내미신다.

감사합니다. 제 딸아이 갖다 주겠습니다.(혼자 계시는 할머님에게는 손녀 느낌이라도 되셨으면 하는 생각에서 이렇게 답장을 드린다) . 어~ !! 받아든 조그만 병에 담긴 음료가 따뜻하다. 바깥 날씨가 추우니까 따뜻하게 마시려고 이불속에 넣어 두셨던 것 같다. 입가에 웃음이 나왔다. 할머님 ! 요즈음 사람들 음료는 차갑게 마신답니다. 하하

요즈음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중소건설업체 줄도산우려와 그로인한 감원과 정리해직, 폭락하는 증시에 주식투자 실패로 삶의 마지막을 치닫는 내용의 보도를 접하곤 한다.

나라안밖의 경제가 어려워지면 가정경제는 물론 그만큼 이상 힘들어지기 마련이다. 주스를 데워 데워주시던 할머님의 구들이 어려운 경제난으로 차가운 냉장고로 변하고 있음을 이곳저곳에서 실감한다.

"밑반찬 가져 왔습니다" 반갑게 맞아주시는 문이 열리고 안에서는 오히려 바깥에 있는 내가 한기를 느낄 정도로 냉랭한 한기가 느껴진다.

기름보일러로 된 지하셋방은 난방은커녕, 단칸방 전구한등 전기 사용료마저 무서워 아끼고 끄신다. 6개월 동안 고기한입 입에 대 본적이 없다는 8순의 할머님, 3년간 옷 한 벌 사 입은 적 없고 헌옷수거함을 뒤져 꺼내 입고 산다는 노점야채상 아주머니,

빚보증 잘못에 할아버지는 내내 화병으로 돌아가셨다는 지체부자유 할머님, 생활고에 못 이겨 가출한 며느리를 찾아 소식 없는 아들 그리고 남겨진 손자 수발에 몸은 쑤시지만 노점을 하고 있다는 허리가 휘어 굽은 할머님을 자주 뵙고 인사를 드린다.

내가 살고, 내 아이가 자라는 지금 이곳 부천에는 지하철7호선사업 예산확보, 추모공원건립, 문화엑스포사업 계승·보전 등의 현안으로 무척이나 분주한 모습이다.

걷다보면,'만화, 영화, 음악이 살아 숨 쉬는 문화도시 부천'이라는 슬로건을 많이 접하게 된다. 겨울이 오면 이어 곧 봄이 오는 자연의 순리대로 부천의 문화인  만화, 영화, 음악과 같이 살아 잘~ 살아 숨 쉬게 되는 날처럼 할머님의 주스에서도 살아 숨 쉬는  온기가 다시 느껴지기를 마음속으로 간절히 바란다.

   
덧붙이는 글

심종성(49)씨는 부천시 소사구  심곡본1동에 살고 있습니다. 재택근무로 기계설계(대한엔지니어링) 일을 하는 그는 부천시 시설관리공단 제1기 BEST 모니터, 부천시 자원봉사, 심곡본1동 목욕봉사 운영위원, 심곡복지회관 자원봉사,부천시민경찰,전 부천시 생활불편 민원모니터 등 봉사활동을 펴고 있습니다.
 
공무원들로부터 '저승사자'로 불리 우는 그는 부천시 홈페이지를 통해 주민들이 지역 내 불편 사항이나 개선책 등 수천 건의 민원을 제기해 '민원해결왕'이란 닉네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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