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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로운 도시화"
윤병국 시의원 '세계도시포럼' 참가기
2008년 11월 06일 (목) 00:00:00 부천타임즈 webmaster@bucheontimes.com


   
▲ 제4회국제도시포럼 포스터
11월 2일 개막하여 7일까지 열리는 세계도시포럼에 참가하기 위해 중국 난징(南京) 에 와 있습니다. 중국은 영어를 그대로 쓰지 않고 한자어로 쓰는 것이 일상화 됐는지 포럼을 '논단' 이라고 쓰는 것이 생소하고도 재미있습니다. 호텔이라는 말도 영어로 쓰지 않고 '酒店(주점)' 또는 '飯店(반점)' 이라는 자신들의 단어를 고집합니다. 처음 중국에 갔을 때 온통 주점과 반점만 보여서 '중국에는 식당과 술집 밖에 없는가보다'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중국인들이 호텔을 '반점'이라는 단어로 부르는 것을 보니 여행과 숙박문화에 대해 한·중·일 3국을 비교한 말이 떠오릅니다. 중국의 여행지 숙박은 먹고' 자는 문화라고 합니다. 그렇게 보니 호텔이라는 단어에 밥 반(飯)자와 술 주(酒)자 를 쓴 것이 이해가 갑니다.

일본은 '씻고' 자는 문화라고 합니다. 일본식의 료칸을 생각하면 이 또한 고개가 끄덕여 집니다. 그럼 한국의 여행지 숙박문화는 어떨까요? 바로 '놀고' 자는 문화랍니다. 한국의 호텔 주변에 불야성을 이루고 있는 술집과 노래방 등이 이를 웅변하고 있습니다. 그럴 듯 하지 않습니까?

저는 먹는 것도, 씻는 것도, 노는 것도 별로 취미가 없어서 그저 발마사지 하고 자는 것으로 이틀 저녁을 보냈습니다. 중국에는 벌써 4번째 왔는데 그때마다 발마사지는 빠뜨리지 않고 했던 것 같습니다. 발마사지는 할 때마다 다른 사람의 힘든 육체노동을 직접 보면서 내 만족을 느끼는 일이라 미안함이 앞섭니다.

그러나 건강한 노동을 제공받고 대가를 주는 일이라 생각하며 애써 미안한 마음을 떨칩니다. 기업화 된 구조 속에서 실제 노동을 담당하는 이들이 착취당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중국에 오면서 읽을 책으로 우석훈 교수의 '촌놈들의 제국주의' 를 골랐습니다. 부제목이 '한·중·일을 위한 평화경제학'이라고 되어 있어서 이번 여행길에 딱 맞는 책이라 생각했습니다. 이미 저자의'88만원 세대'를 읽고 깊은 공감을 가진 터라 내용을 보지 않고도 망설일 없이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비행기 안에서 40쪽 가량의 서문을 읽었는데, 한·중·일의 팽창주의 경제체제를 경계하며 과열된 민족주의로 대립하는 3국의 십대들이 평화를 말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썼다고 했습니다. 책의 나머지 부분이 기대됩니다.

   
▲ 푸른부천21참가단. 좌측이 윤병국 시의원(박종국 시의원,김낙경 부천환경교육센터 사무국장,이숙푸른부천21사무국장,신석철 시의원 모습도 보인다)
세계도시포럼 참가기를 쓰면서 딴 소리만 늘어놓고 있습니다. 세계도시포럼은 UN-HAVITAT가 주관하여 매 2년 마다 한 번씩 열립니다. 2 002년 케냐에서 1차 대회가 열린 이래 스페인, 캐나다를 거쳐 이번에 중국 난징에서 제4회 대회가 열리는 것입니다. 포럼에는 신청만 하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데 정부, 지방정부 및 의회, NGO, 학계, 정부간 기구 등이 고루 참가한다고 합니다. 저는 부천 지방의제 실천조직인 푸른부천21 위원 자격으로 참가했습니다.   

도시포럼은 오늘날 세계가 직면한 가장 긴급한 문제 중의 하나인 급격한 도시화에 따른 제반 문제를 검토하기 위해 설립됐다고 합니다. 도시화는 전 세계적인 경향이어서 현재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정도가 도시지역에 살고 있는데 향후 50년 이내에 도시인구는 2/3가 넘을 것이라는 전망자료가 있습니다.

그러나 도시화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정책은 도시화의 진행속도보다 더딘 것 같습니다. 도시 곳곳에서 주택, 깨끗한 물, 쓰레기, 교통 같은 크고 작은 문제들이 생겨나고, 나아가 커뮤니티, 도시경제, 기후변화, 빈곤과 양극화 같은 문제로 까지 확대되는 실정인 것입니다.

   
UN-HAVITAT
는 이런 문제의식 하에 2001년 기존의 '도시포럼'과 '도시빈곤 해결을 위한 국제포럼'을 통합하여 세계도시포럼을 창설했습니다. 이 포럼은 그 전신이 되는 기구 이름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주택과 물 같은 기본적인 기반시설에 대한 도시빈민들의 접근을 개선하여 도시빈곤 확대를 최소화하고 친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도시성장과 발전을 이루는 것을 주요과제로 하고 있습니다.

세계도시포럼에 참가하기로 결정하고 사전 설명회를 통해 이런 내용을 접하니 참가를 하게 된 것이 참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뉴타운개발을 앞두고 있는 부천의 시의원으로서 이런 문제에 대한 안목을 넓히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영어로 의사소통을 해야 할 텐데 과연 얼마나 알아듣고 배울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포럼 첫 날을 보낸 지금···.무모한 참가에 대해 많이 후회하고 있습니다.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는수밖에 없겠습니다. 다음에 또 소식 전하겠습니다. 짜이지엔!    

제4회 세계도시포럼 참가기-2

참으로 좋은 세상입니다. 중국에서 글을 써서 실시간으로 사진과 함께 전송하고 그 글이 지역신문에 실린 것을 봅니다. 지난번 미국 갔을 때 이미 체험한 것이지만 중국에서도 그런 일이 가능합니다. 여기는 시간당 6위엔(약 1,200원) 가량의 이용료를 부담하는 것이 다를 뿐 속도의 문제도 전혀 없습니다. 평등한 IT 세상이 온 것 같습니다.

오늘(4일·화)도 아침 일찍 도시포럼이 열리는 장소로 향했습니다. 올림픽 스타디움 근처에 마련된 컨벤션 센터 비슷한 곳으로 규모가 어마어마합니다. 도심지에서 한참 떨어졌으며 주변을 둘러봐도 사람이 별로 살지 않는 지역인데 이런 큰 건물이 있는 것이 신기합니다. 유엔이라는 국제기구가 주최한 행사와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겠지만 부천세계무형문화유산엑스포와 비교를 많이 하게 됩니다. 포트에 든 화초를 미처 옮겨 심지도 못한 채 그냥 갖다 놓아 급조한 흔적이 보이는 행사장은 부천과 비슷하고, 많은 외국인-특히 아프리칸-이 참가하여 서로 어울리는 활기찬 모습은 부천과 많이 다릅니다.

제4회 도시포럼의 주요테마는 '조화로운 도시화'입니다. 이 테마를 공간, 사회, 경제, 환경, 역사, 세대 등 6가지의 소주제로 나누어 각각의 소주제에 대한 dialogue를 매일 2개씩 진행하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dialogue는 오전에만 있고 오후에는 여러 가지 활동 사례에 대해 발표하고 토론하는 networking event들이 열립니다. 이 밖에도 cauaus meeting, special session, round table 등 여러 가지 형태의 모임이 있지만 일반 참가자들은 볼 수 없습니다.

우리 푸른부천21 참가단은 조를 나누어 각각의 소주제별로 담당을 정하고 자기 주제의 dialogue에 대해 책임을 지기로 분담했습니다. 서로 비슷비슷한 영어 실력이기에 미리 주제에 대해 공부하고 dialogue에 참가하여 내용을 정리하기로 한 것입니다.

제가 맡은 환경적으로 조화로운 도시에 대한 주제는 내일(5일)이라 오늘은 제 2주제인 사회적 조화에 대한 토론이 열리는 dialogue에 참가했습니다. 역시 영어를 듣기가 쉽지 않습니다. 사전에 홈페이지에서 내려 받아 번역한 자료가 없었다면 무슨 이야기인지 한마디도 알아먹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영어 공부의 필요성을 새삼 느낍니다.

자세한 포럼 내용은 합동보고서로 나올 것이기 때문에 생략합니다. 다만, 세계 각국에서 온 참가자들이 서로 어울리며 같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하얀 옷을 입은 자원봉사자들이 행사장 곳곳에 배치되어 불편함 없이 도와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는 말을 남깁니다. 포럼과 함께 마련된 환경도시 전시회는 솔직히 기대 이하였습니다. 국제관, 중국관 등으로 분류된 전시회는 규모만 거창했지 사진 판넬 외에는 이렇다 할 내용을 찾아보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이것 역시 급조한 흔적이 보입니다.

   
▲ 난징대학살 기념관 앞 탑
오후에는 난징대학살 기념관을 참관했습니다
. 일본군에 의해 30만명의 난징 시민들이 죽어간 사건을 추모하기 위한 제단을 마련하고 관련 자료를 모아 놓은 곳입니다. 일제는 조선을 강제병합하고 중국마저 삼키기 위해 1937년 국민당 정부의 수도인 난징을 노리고 진격합니다. 6주간 계속된 난징 공격에서 일본군은 30만명의 난징 시민들을 무차별로 죽이고 시신을 아무렇게나 매장합니다.

기념관이 있는 곳은 만인갱(滿人坑)이라고 불린 곳인데 만 명 정도의 유골을 아무렇게나 매장했던 현장이라는 것입니다. 기념관 안에는 당시의 참상을 그대로 전하기 위해 유골이 켜켜히 쌓여진 모습을 그대로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이 밖에도 기념관은 방대한 자료와 입체적인 전달방식을 동원하여 당시의 참상을 저절로 느낄 수 있게끔 잘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기념관 내의 한 곳에는 12초마다 물방울이 한 방울씩 떨어지는 공간이 있습니다. 30만명을 6주로 나누면 12초마다 한명씩 죽어간 셈이라는 의미입니다. 전쟁은 인간의 이성을 완전히 마비시키는 것 같습니다. 100명 죽이기 시합을 한 두 일본군 소위의 이야기를 영웅적으로 보도한 당시 신문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기념관 바깥의 탑에 새겨진 '평화'라는 글자의 무게가 새삼 무거워집니다. 그러나 전시관 말미에 '힘없는 민족은 이런 치욕을 당한다'며 '사회주의 강국을 만들어 평화를 지키자'는 대목에서는 또 다른 대결을 반복하자는 이야기가  아닌가하는 의문을 가졌습니다.

저녁에는 호텔 바로 옆, 간식거리를 파는 조그마한 가게에 우리 일행이 둘러앉았습니다. 야채나 어묵, 떡꼬치 등을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익혀서 국물과 함께 주는 집입니다. 일본에서 흔히 만나는 이자카야(居酒屋) 비슷한 곳입니다. 그 집에서 중국의 젊은이들을 만났습니다. 그들의 가방에 미키유천, 영웅재중 등 한류스타의 사인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말은 잘 통하지 않지만 가방에 씌여있는 글씨만으로도 쉽게 가까워질 수 있었습니다.

   
▲ 호텔 옆, 간식거리를 파는 조그마한 가게에서 만난 중국의 젊은이들과 함께
그들이 바로 지금 읽고 있는 우석훈 교수의 책에서 말하는 '동북아시아의 미래를 평화로 끌고 갈 세대들'입니다. 즉자적인 민족감정을 앞세우기보다는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평화를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한류가 문화 제국주의가 아니라 그런 움직임의 씨앗이 되기를 바랍니다. 5일은 오전에 dialogue에 참가하고 오후에는 항주로 떠났다가 6일 귀국합니다. 다시 짜이지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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