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천타임즈 이광민 기자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작품들은 기존의 전형적인 만화로부터 한발 비껴나, 유연해진 스토리 소재와 종횡 무진 창의적인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들로서 우리 만화의 미래를 밝고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만화들이다.

우선 노인을 주인공으로 한 최초의 순정만화인 강풀의 <그대를 사랑합니다>가 전시에 참여한다. 폐지를 주우며 살아가는 송씨 할머니와 우유배달 김만석 할아버지의 러브 스토리를 그린 이 만화는 우리 사회의 노인을 바라보는 무감각한 시선을 환기시켜주며 만화 스토리 소재의 영역을 확대시켰다는 평을 들었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으며 연극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독특한 유머감각으로 무장하여 최고의 인기 웹툰으로 자리 잡은 조석의 <마음의 소리>와 우리의 교육 현장을 거침없이 담아낸 학원 개그 만화의 결정판, 김규삼의 <입시명문 사립 정글 고등학교>도 있다. 특히 <입시명문 사립 정글 고등학교>는 축제 개막식에서 열리는 부천만화상 시상식에서 ‘청소년 만화상’을 수상한다.

어른이 되는 길목에서 성장의 의미를 찾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다섯 가지 클래식 스쿠터의 이야기로 엮어낸 박형동의 <바이바이 베스파>와, 만화와 회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가 최호철의 첫 작품 <을지로 순환선>도 함께 한다.

또한 ‘통신판매 만화잡지’라는 자비출판 시스템을 가진 잡지 《Sal》 소속 13명 작가의 작품도 선보인다. 김수박, 권용득, 마영신, 앙꼬, 김성희 등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그리고 있는 작가들이 모인 잡지이다. 전시와 더불어, 8월 15일(금) 오후 4시에는 <Sal>소속 작가들과 독자와의 대담인 ‘살살토크’ 가 마련되어,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며 즐겁고 유쾌한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 ⓒ부천타임즈 이광민 기자

그 외에도 만화 잡지 《팝툰》에 연재되며 연애와 관계된 딜레마를 트랜디하면서도 깊이 있게 담아 20~30대 여성 독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는 토마 작가의 <속 좁은 여학생>도 전시된다.

한 여름 더위를 잠시 잊을 수 있을 만큼 오싹한 기운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도 참여한다. 윤태호의 <이끼>와 양영순의 <란의 공식>은 흔치 않은 스릴러 만화로서 전시관을 백열전등, 커튼, 색상 등을 활용해 공포 분위기를 형성하며 만화의 분위기와 메시지를 한껏 살릴 예정이다.  

고고미술사학 전공 학부생으로서 ‘도자기’라는 이제까지 다루어지지 않았던 소재로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며 화제를 불러일으킨 호연 작가의 <도자기, 마음을 담은 그릇>과 노골적이지만 귀여운 성적 묘사와 독자의 예상을 깨뜨리는 반전으로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문제적 작가 AUGUST25의 <구로막차 오뎅 한 개피>도 관람객들을 맞는다.

언뜻 보면 서로 닮은 구석이 전혀 없는 이들 11팀의 만화들이지만, 단순한 도서 나열의 틀을 벗고, 만화 원작만큼이나 기발한 아이디어로 현실의 공간 속에서 입체적인 모습으로 표현된다고 하니, 관람객들은 <유쾌한 만화씨, 어디쯤 오셨나요?>라는 전시 명처럼 즐겁고 유쾌한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