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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현 "여성으로서의 삶에 대하여"
2008년 06월 19일 (목) 00:00:00 부천타임즈 webmaster@bucheontimes.com

박미현(부천시민연합여성회 전 회장)

   
▲ ⓒ박미현
시민연합여성회 워크샵... 출발하기로 한 시각이 훨씬 지나 있었다. 아이들은 신이 나서 뛰어다니고 열명 남짓한 여성회구성원들은 떠날 채비에 분주했다. 저녁 9시가 지나서야 3대의 차량으로 나누어 타고 시동을 걸었다.

초행길인데다 어둠까지 덮쳐서 길치인 나는 김은미 회장의 차 뒷꼭지를 바짝 따라 달렸다. 앗 그런데 가다보니 앞차가 보이지 않았다. 갓길에 차를 세우고 김은미 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를 따라 오던 뒷 차 또한 정차했다. 난감했다. 김은미 회장의 설명을 들어도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결국 동승한 회원들의 의견을 모아서 일단 일산호수공원 쪽으로 나가서 다시 외곽을 타기로 했다. 두어번 외곽으로 나가는 길을 묻고 앞차와 통화를 하고 나서야 가던 길을 찾게 되었다.

그 짧고 긴장되던 순간, 삶이 또한 이러하리라. 어둠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던 순간들, 시행착오와 방황의 지점들. 여성회가 여성으로 살면서 함께 나누고 성장하기 위해 둥지를 틀고 회를 시작한 지도 어느새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오늘 안에는 도착하겠지···서로를 위로하며 도착한 시각은 자정을 넘어 있었다. 짐을 풀고 잠들었던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놀이에 열중했다.

계곡에서 흐르는 물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안전하게 도착한 것에 감사했다. 삼겹살에 술을 곁들여 늦은 저녁을 먹으며, 끝없는 이야기로 밤이 깊어가고 있었다.

   
▲ ⓒ박미현
이재윤 회원의 기타소리와 송금순 회원의 신청곡이 산속으로 파고들었다. 얼마만의 풍경인가, 여성회의 사업과 각자의 일상 속에서 미처 나누지 못한 아쉬움들을 털어 놓았다. 함께 하지 못한 여성회식구들 생각에 가슴 한 켠이 짜르르했다.

노랫소리도 끊기고 하나둘 쓰러져 잠이 들고, 최재숙 전 회장과 둘이 남게 되었다. 여성회식구들 생각과 향후 방향에 대해 얘기하다보니 어느새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

잠시라도 눈을 붙일 양으로 방으로 들어갔다. 문득문득 사람소리와 물소리가 아득히 들려왔다. 두 시간 남짓 잤을까 9시가 넘어 있었다. 먼저 일어난 회원들이 준비한 아침을 서둘러 먹고, 2008년도 여성회 사업과 향후 방향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마당 한쪽에서는 아이들이 방을 들며나며 놀고 있었다. 아이들은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세상을 읽고 성장할 것이다. 어른 숫자보다 더 많았다. 김은미 회장의 신속한 회의진행과 회원들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으로 생각보다 회의는 빠르게 진행되었다.

   
▲ ⓒ박미현
   
▲ ⓒ박미현
짐을 정리하고 아침고요수목원으로 발길을 놓았다. 한낮의 햇볕이 따가웠다. 길가에 핀 양귀비꽃이 참 고왔다. 입장료가 너무 비싸서 일부회원과 아이들만 보기로 하고, 남은 회원들은 나무그늘에 앉아 조는 듯 바람을 쐬고 있었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산으로 둘러싸인 인위적으로 가공된 수목원을 밖에서 넘겨보면서 조금 씁쓸하기도 했다. 시간 반을 넘게 기다리던 일행은 계곡으로 걸어 내려갔다.

남은 아이들은 옷을 벗어던지고 물속으로 뛰어 들어갔고, 나는 돌바위에 누워 모자란 잠을 잤다. 수목원에 들어갔던 식구들이 내려오고 놀던 아이들 옷을 챙겨서 차가 있는 곳으로 걸었다. 이름 모르는 꽃들이 어우러져 피어 있었다. 맑은 바람과 햇살과 사람들 속에서 우리는 서로를 생각했다.여성으로서의 삶에 대하여,사람에 대하여····  

   
▲ ⓒ박미현
   
▲ ⓒ박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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