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타임즈: 유재근  시민기자

4월 24일(목) 부천복사골문화센타 2층 문화사랑방에서 시인 조연호(충남 천안 출생, 서울예술대학 문창과 졸업, 1994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당선, 2003년 수주문학상 우수상 수상)의 '현대시의 이해' 라는 주제로 강의가 있었다.

시 51편이 기록된 <죽음에 이르는 계절>이란 시집을 낸 조연호씨는 인터넷문학 라디오 '문장의 소리'에서 연출과 대본을 맡고 있으며 산문집으로는 ‘행복한 난청’을 발간하기도 하였다.

그는 책머리 인삿말을 통하여 자신은 부천시청 공보실에서 약 10년을 근무하다 직장을 그만 두고 부천을 떠난 지가 비록 약 3 년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중동, 송내동 등이 그 전에 비해 엄청 많이 변하였다며 감회에 젖어 든다.

자신이 부천에 살 때에는 주로 역곡동, 성가병원 뒷쪽, 약대 주공 등에서 살았었으며 옛 범박동 할미산의 꽃 , 철길, 소음 없는 산길, 미나리깡 등은 자신을 아름다운 추억의 보고로서 마치 부천이 자신의 고향인 양 푸근함에 빠져 든다고 한다.

부천시청 공보실에 근무를 해봐서 자신은 부천을 익히 잘 알고 있는 편인데 부천이 피판(PIFAN), 각종 박물관등을 유치하여 문화도시를 표방하고 있지만 부천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문학을 사랑하는 분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곳으로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문학사랑의 선두주자 도시임을 자부하여도 좋다고 하였다.

그는 '시인은 오로지 시집을 통하여 모든 것을 말한다.' 라면서 자신은 시의 형식이란 틀에서 벗어나면서도 아픔의 편린에서 빗겨난 나름대로 자유로운 시를 쓰고 싶었으며 한마디로 말하기는 힘들어도 여러 가지 시험을 거치면서 다른 길을 보여 주고자 자신은 모든 노력을 경주하였다고 한다.

이런 사고에서 '행복한 난청' 이란 산문집을 발표하기도 하였지만 이 산문집은 기존 에세이에서 벗어나 보는 각도에 따라서는 10개의 긴 시를 이어 쓴 것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라고 하였다.

확실히 요즈음 젊은 시인들은 우후죽순 식으로 많은 현대시를 쏟아내고 있는데 그 시들이 난해하기가 그지없어 혹자는 이를 외면하는데 반해 조 시인은 이를 반드시 옹호하고 싶지는 않지만 시에 대해 바라보는 각도가 틀려서 그런 것이기에 자신이 젊은 시인들과의 교통 및 가교역을 하고 싶다고 하였다.

조 시인은 1, 2년 내로 새로운 시집을 발표할 예정이라면서 부천 시청을 다닐 때에는 공무원으로서 일을 하랴 시도 쓰랴 너무 힘들어서 부천시에 사표를 내고 시에만 전념하고 있는 지금의 3년 동안이 매우 행복했으며 직장을 다닐 때보다도 오히려 10배 정도는 더 바쁘다고 한다.

왜냐 하면 직장을 그만 둔 후 좋은 시를 쓰기 위해서 음악에 심취하며 작곡, 연주, 감독을 하며 무대에서 배우로 서 보기도 하고 연출을 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녀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터넷문학 라디오 ‘문장의 소리’에서 주요직을 수행하다 보니 아니 바쁠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는 좋은 시를 쓰려면 목숨을 걸고 매진을 하여야 한다고 강변을 한다. 왜냐 하면 예를 들어 소설은 시간을 투자하는 만큼 책의 부피가 두툼해지지만 시는 바로 출력이 되는 장르가 아니므로 영감, 시심··· 그 이후의 것들이 오히려 더 중요시 취급되기 때문이란다.

흔히 시를 잘 쓰기 위해서는 책을 많이 읽고 많이 써보며 많이 생각을 하라고 한다. 정말 책을 많이 일고 많이 써보며 많이 생각을 하면 좋은 시가 써지냐하면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이는 마치 시의 세계가 불교의 돈오점수냐 돈오돈수냐의 이론 싸움에서 승자가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젊은이들의 시를 보면 나, 너, 우리가 한데 어우러지기도 하고 주체가 객체가 되다가 객체가 곤 주체로 바뀜을 하기도 하는데 이는 예 시의 틀인 서정시나 서사시로 분류키도 어렵고 이는 차라리 모던니티와 리얼리티가 혼재한 장르로 이해를 하면 그리 어렵게 생각을 안 해도 좋을 것이다.

비근한 예로 1930년대에 이상이란 시인이 오감도란 정말 이상한 시를 들고 나왔었지만 그 시대에도 오감도는 평화롭게 공존을 하였었는데 이는 자동차 운전을 해보기 전까지는 운전을 자살행위로 까지 보는 사람도 있지만 이는 자동차에 익숙치 않아서인 것뿐이다.

현대시가 자기 패턴만 있고 객관적 패턴이 없어 의도적 형식 파괴로 비취일 수도 있으나 시는 아름다움과 그 가치 추구에 있는 만큼 다른 시각으로 봐주면 현대시를 이해하지 못할 부분이 없는 것 같다.

시와 시적이란 말이 있는데 시적이란 말은 형식과 틀에 갇힌 언어이다. 현대시가 시적 형식과 틀에서 일탈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아름다우면 시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인간의 팔, 다리나 손을 상상력으로 잘라 보더라도 어 떤 경우에 따라서는 아름다울 수도 있는 것이다.

악의 꽃의 저자 시인 보들레오나 랭보우 시인도 당시에는 이상하고 퇴폐적인 시로 취급을 당하였었으나 낭만주의 정신을 담고 있으면서 동시에 낭만주의의 결점을 뛰어넘은 이후 오게 될 상징주의, 초현실주의, 현대시에 길을 터놓은 시로 평가를 받지 않았던가.

시가 아름다움을 추구하지만 아름다움은 결코 고정적이지도 않고 아름다움에 대한 시각도 상대적임을 인식하여야 한다.

2차 세계대전 중에 독일 병정이 당시 피카소의 그림을 보고 그린 그림의 뜻이 무어냐고 물어 왔단다. 그랬더니 피카소는 장병의 물음에 즉답을 하지 않고 '독일 숲 속에서 우는 종달새 울음소리가 아름답다면 그 울음에 뜻이 있어서 아름다운 것이냐?'라고 되물었다고 한다.

종달새가 괴로워서 우는 것인지 또는 좋아서 우는 것인지 울음의 의미를 모를 뿐더러 종달새 울음소리도 서글픈 사람, 기쁜 사람, 기분 나쁜 사람, 잠자고 싶은 사람 등에게 상대적 의미를 부여할 뿐 고정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시가 어려워지는 이유는 작가가 의미를 부여 하고 쓴 글을 독자가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면 나쁜 글로 취급을 당하기도 하지만 작가 자체가 의도를 의도적으로 최대한 숨기면서 뉘앙스로 이미지만을 전달해주기 때문이다. 

이런 시에는 정답이 없을 뿐더러 이해 각도에 따라 해석이 모두 달라지므로 의미, 형식, 생각의 틀을 버리고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읽으면 된다.

'여름이 흔들렸기에 나는 웃었다'라는 시구가 있다면 여름에 흔들리는 것은 나뭇잎, 바람, 긴치마, 머리카락, 혹은 눈물 때문에, 등 독자가 여러 가지 상상이 가능하고 웃음의 종류도 행복해서, 슬퍼서, 또는 비웃거나 썩소. 등의 씁쓰레한 웃음 등을 연상 할 수 가 있을 것이다. 이는 시를 여러 가지로 읽히게 하며 때로는 오독이 더 재미가 있을 경우도 있는 것이다.

예전의 김소월의 시는 여러 갈래의 정황으로의 이해는 불가능하고 오로지 읽으면서 그 때에 감동을 느꼈었지만 현대시는 의미 부여가 아닌 이미지로 되어 있어 읽을 때마다 뉘앙스가 틀려 감흥이 다르므로 즐기듯이 읽어야 한다. 왜냐 하면 내 안의 설득이 가능하여야 최대한 납득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조연호 시인은 가급적 시평이라는 것은 안할수록 좋으며  시 속에 이 글이 뜻하는 것은 하는 식의 4지선다형 출제는 시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을 한다.

미래파 젊은 시인들이 기성 시단으로부터 집중 포화를 맞아 현재 각개약진 식으로 돌파구를 마련해가고 있지만 옛날의 시가 너른 논바닥의 물이었다면 미래파 시인들은 우물의 물로 이해를 해주어야 할 것이다.

미래파 시인들은 현재 타인의 영향을 전혀 안받고 내 세계만을 추종하면서 시 창작을 하고 있다. 조호연 시인 개인적 생각으로는 이들도 하나의 문예사조를 이루면서 튼튼하게 싹이 자라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고 한다.

조 시인은 시 강의를 마치면서 좋은 시를 쓰려면 시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이며 많은 시집을 읽되 읽은 후에는 바로 그 시들을 잊어버리라는 것이었다. 그 읽은 시들의 영향을 받지 않고 쓰기 위함이란다.

그래서 자신은 자신만의 시를 쓰기 위하여 현재 남의 시를 읽고 있지 않으며 불교, 기독교 서적, 물리학, 음악 등을 섭렵하며 빨강과 파랑이라는 두 가지 색의 문장이 부딪쳐 새로운 화학작용을 일으켜 보라의 유사색을 만들어 내면서 새로운 뉘앙스를 창출해나가는 중이라며 강의를 마쳤다.

5월 수필가 변해명, 6월 시인 정끝별, 9월 소설가 이명인, 10월 시인 박인환, 11월 시인 김대규, 12월에는 인천대 교수 유승우의 강의가 이어지며, 7월과 8월은 여름휴가 기간으로 휴강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