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우리나라의 서비스산업은 외국에 비해 경쟁력이
약한데, 제조업이 시장개방 이후 세계 10위권의 경쟁력을 갖게 된 것처럼 서비스산업도 시장개방과 외자유치를 가속화해 선진기술과 경영기법을 도입해
경쟁력을 제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15일 롯데호텔에서 열린 '인간개발 경영자연구회'가 주최한 조찬강연에서
"서비스산업은 각 이익집단의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개방이 어려운 상태인데,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교육·의료시장 등을 개방할 필요가 있으며 이것이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선 경제자유구역을 중심으로 개방을 추진하고 서비스산업과 연관된
것이 많은 지역특화발전특구를 통해 개방효과가 여타지역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서비스산업은 전체
GDP에 차지하는 비중이 선진국의 70%보다 낮은 53%에 머무르고 있어 앞으로 서비스산업이 클 여력이 많고 일자리 흡수능력도 크다"고
강조했다.
이날 조찬 강연은 금융기관과 기업체 임원급 약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04년 경제운용방향'이라는 주제로 올해의
경제를 전망하고 바람직한 정책방향에 대한 청사진을 조명해 보는 시간을 갖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김 부총리는 이날 강연에서
"거시경제정책은 경기회복을 지원하는 현재의 정책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며, "재정을 상반기에 조기 집행하는 등 적극적 재정정책을 펴고,
경기를 부추기기 위해 저금리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환율은 시장의 자유로운 수급에 따라 결정되도록 하되,
투기세력이 가세하는 여지가 있으면 최소범위의 스무딩 오퍼레이션(smoothing operation)을 통해 환율 안정에 힘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총리는 또 "그동안 북핵문제 등 경제 외적인 불확실성 요인으로 인해 기업들은 생산은 많았으나 이에 대한 투자를
하기보다는 가동률을 높여왔던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하고, "올해에는 투자활성화 정책을 통해 내수를 진작시켜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으며, 기업과 국민들이 경기회복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아울러 위축된 경기 등으로 그동안 얼어붙어있던
소비는 하반기부터 서서히 회복될 것이며, 다만 소비회복을 위해 소비자 금융을 진작시키는 등 무리한 시책은 금융시장 불안과 신용불량자 양산 등
문제가 많기 때문에 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투자를 활성화시켜 일자리를 창출하고, 이를 통해 소득을 증대시켜 소비를 회복시킬 수 있는
선순환이 정착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김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정부는 차세대 반도체, LCD, 바이오 신약 등
10대 성장동력을 육성할 것이라며 가격과 시장 경쟁력을 갖춘 산업에 선투자해두면 5∼10년간 수익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외국과의 합작투자가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인력공급, 기초연구에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우리
나라 제조업의 시간당 임금은 9달러 30센트로서 이는 싱가포르의 7달러, 대만의 5달러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고 말하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메모리나 반도체 등 R&D와 연관이 많은 부가가치 높은 산업을 육성할 수밖에 없지만 투자에 대한 리스크도 큰 산업인만큼 정부는
노사관계를 안정시키는 등 투자 외적인 부문에 대한 리스크를 줄여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또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중소·벤처기업의 경쟁력 강화가 필수"라면서 "수익모델에 걸맞는 자금 동원이 가능할 수
있도록 벤처기업들의 M&A 등의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쟁력을 갖춘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을 발굴 육성하는 한편 핵심부품과
소재의 국산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시장 안정과 관련해서 김 부총리는 "현재 가장 큰 문제가 가계대출문제로, 은행권에서는
56%가 주택자금대출이고 이중 80%가 아파트 담보대출"이라고 설명하면서 오는 3월에 설립되는 한국주택금융공사를 통해 점진적으로 단기주택대출을
10년이상 장기대출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소비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신용불량자 문제는 "신용회복지원제도를 실효성
있게 운영할 것"이라며 개인신용평가기관을 육성하여 예금정보 등 우량한 개인신용정보의 D/B를 확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다중채무자 문제는
금융기관간 협의를 통해 신용회복지원제도와 연계하여 부실채권 회복가능성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총리는
"신용회복지원제도만으로는 360만명에 달하는 신용불량자 문제 해결이 어려우므로, 일자리 창출을 통해 소득을 증대시키는 것이 신용불량자 문제,
청년실업문제, 소득불균형 문제의 해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사관계와 관련해서는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을 추진하고 있으며 오는 2월 7일까지 '일자리 만들기 사회협약 기초위원회'를 구성하여 활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경영계 쪽에서 투자를 활성화해 일자리를 만들고, 투명한 경영를 통해 노사간 신뢰를 쌓아야 할 것이며, 노동계에선 불법
파업을 자제하고 임금인상이 생산성 향상 범위내로 자제해 달라"고 부탁했다.
김 부총리는 또한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할 것"이며, "미국(15%)이나 유럽(30%)이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인 공공부문(5%)의 일자리를 우선적으로 늘릴 것"이라며
공공부문의 고용확대가 가장 효과적인 일자리 창출방안임을 피력했다.
또한 비정규직 근로자의 불합리한 차별이 해소되기 위해 제도적인
보장을 할 것이며 노동계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을 엄격히 적용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김 부총리는 경제성장률과 관련해
기업의 투자가 늘어나고 하반기께 소비가 회복되면 경제성장률 5%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지만 정부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있으며
우리 경제가 5%대의 잠재성장률 추세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이보다 높은 6% 중반 수준의 성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또
"작년 성장률 3%는 잠재성장률인 5%에 비해 2%나 낮았다. 올해 성장전망 5%는 지난해 낮아진 3%를 베이스로 하고 거기서부터 5%
성장한다는 것"이며 "우리 경제가 1인당 국민소득 2만불 시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이보다 높은 6% 중반 수준의 성장이 필요하고, 6%대 성장은
장기적인 잠재성장률 추세상 바람직한 성장수준이며 달성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 부총리는 "올해는 실업률은
3%초반으로 잡고, 물가는 3%대를 유지하며, 그리고 국제수지가 60억불 내외의 흑자가 날 수 있도록 관리해나가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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