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총선에 출마를 할 정치신인들은 말 그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그나마 가능한 것은 출마예정자가 직접 지인에게 명함을 한 장 씩 돌리는 것뿐이다. 그것도 조금만 무리하면 선거법 위반이니 하는 굴레가 씌워진다. 현재 정치신인은 공식적으로 사무실을 낼 수도, 달랑 한 장짜리 홍보물을 배포할 수도 없다. 거리와 시장을 다니며 사람들을 만날 수도 없다. 선거법 개정만 바라보며 교도소 담장 위를 아슬아슬하게 걷고 있는 것이 정치신인들의 현실이다.

이러다보니 돌아오는 반응은 “너 지금 뭐하냐?”이다. “현역의원은 열심히 다니고 있는데 신인이라는 너는 왜 가만히 있느냐”하는 답답한 반응뿐이다. 해명을 해도 마찬가지다. 핑계대지 말라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하려면 아예 총선에 나올 생각 말라는 핀잔 뿐이다.

이러한 비상식적, 비정상적 양태로 인해 궁극적으로 피해를 입는 것은 국민들이다.

지금 절대다수의 국민들은 정치인 물갈이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정치판을 완전히 바꾸자는 ‘판갈이’까지 원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현역의원에게 투표하지 않겠다는 유권자가 60%를 넘는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국민들 눈에 선뜻 들어오는 후보자가 없다. 정치신인들이 자신을 알릴 방법이 거의 전무하기 때문이다.

경제도 어려운 상황에서 관심도 없는 현역의원의 무차별적인 의정보고서 살포는 또 다시 국민들을 정치무관심, 정치혐오에 빠질 수밖에 없게하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는 당장 선거법을 개정해야 한다. 개정의 방향은 정개협에서 제시한 안을 그대로 받는 것이어야 한다.

총선을 90일 앞둔 현재의 상황은 전혀 공정하지 못하다. 현역프리미엄은 날로 그 위력을 더해가고 있는데, 정치신인들은 시대정신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구시대의 법률로 인해 가슴 속이 새까맣게 타고 있다.

지금 정치신인들은 낮엔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 노심초사하고, 밤에는 답답한 마음에 고민하느라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국민들은 정치를 다 갈아엎고 싶지만 대안이 보이지 않아 실망하고 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은 조속히 선거법을 정개협의 안대로 개정하는 것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