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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정기연]'작은 성의'도 선거를 오염시키는 '검은 유혹'
2008년 03월 04일 (화) 00:00:00 부천타임즈 webmaster@bucheontimes.com

정기연(부천시원미구선거관리위원회 지도담당관)

작년 대통령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경북 청도군수 재선거에서 선거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모 후보자측에서 읍․면 조직책들을 통해 선거구민에게 무작위로 돈 봉투가 뿌려졌고 이 일로 인해 경찰조사를 받은 2명이 죄책감으로 인해 자살을 하고, 2월 26일자 언론보도에 따르면 당선자를 비롯한 48명의 관련자가 구속되었으며 경찰에 자수한 주민의 수도 1,210명에 달한다고 한다. 조용했던 시골마을이 발칵 뒤집혔고 어느 누구도 선거에 관한 얘기는 한마디도 하기 싫어하는 삭막한 곳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 정기연 과장
누가 상상이나 했을 법한 일인가? 2004년 17대 총선을 이후로 이제는 더 이상 후진국 선거의 구태적인 모습인 돈 선거는 사라졌다고 우리 선관위를 비롯하여 일반 국민들 스스로가 자부심을 느꼈던 것이 사실이 아닌가?
  
어떤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해서라도 당선만 되면 된다는 잘못된 생각에 사로잡힌 후보자측에 1차적인 책임이 있다고 생각되지만, 그와 같은 검은 돈 봉투를 예전에도 그랬다는 이유만으로 별 생각없이 받아든 유권자에게도 일말의 책임은 있을 것이다. 더불어 깨끗한 선거를 위해 그런 위법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내와 홍보임무를 부여받은 우리 선관위도 막중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며칠 전 개정․공포된 공직선거법은 이와 같은 사태에 대한 반성을 담고 있다. 과거에는 물품·음식물․돈을 받으면 행정질서벌의 일종인 과태료 50배에 처해 졌지만 이제는 받은 금품의 가액이 100만원을 초과할 경우에는 과태료가 아닌 형벌로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기부를 제공받은 사람이 제공받은 금품을 선관위에 반환하고 자수한 경우에는 과태료를 감경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후보(예정)자나 그 가족 등으로부터 기부를 받은 자에게 과태료가 부과되면 선거비용 보전액 중 그 기부행위에 소요된 비용의 5배에 달하는 금액을 보전해 주지 않도록 강화되었다.
  
하지만 법과 제도는 기본적인 게임의 룰(Rule)을 제공할 뿐이다. 그 룰은 지켜야 할 사람이 지키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문제는 선거에 참여하는 사람들이다. 후보자가 되었건, 후보자를 돕는 사람들이건, 그들을 지켜보며 어느 한 후보자를 선택하는 일반 유권자이건 룰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또 다른 중요한 선거, 제18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있다. 똑같은 악습을 되풀이 할 수는 없다. 선거는 축제의 장이 되어야지 서로 시기와 반목과 갈등의 장이 되어서는 아니된다. 우리 선관위에서 ‘돈 선거 근절’을 부르짖으며 건네는 이 말을 다시 한 번 새겨 주시길 간절히 바란다.

"작은 성의라면서, 어느 후보자가 주는 것이라면서, 절대로 부담 갖지 말라면서 내민 동봉투, 선물과 음식물 접대······, 당선이 무효 되고 50배의 과태료를 물어낼 땐 이미 늦습니다. 더욱이 범법자까지 된다면 참으로 가슴 아픈 일입니다. 선거를 오염시키는 검은 유혹 - 즉시 신고합시다. (신고․제보는 1588-3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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