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정희(전부천화장터반대투쟁위원회 위원장)

▲ 권정희

부천시가 재정파탄의 위기에 서 있다. 정부가 평가한 2007년 재정실태 파악에서 부천시는 'A-B-C-D-E' 5단계로 나눠 실시한 전국 지자체 대상 등급판정에서 2년 연속 ‘E'등급 꼴찌판정을 받았다. 말이 E등급 판정이지 부천시의 속내를 펼쳐보면 부천시의 재정실태는 이미 부도위기다.

최환식 도의원은 기관장, 단체장, 기업인, 김문수 도지사까지 참석한 상공회의소 주관 신년인사회 공식자리에서 "재정 E등급 부천, 구석구석 싹 다 뒤집어야 한다"고 우려섞인 경고를 했다.

김 의원의 “구석구석 싹 다 뒤집어야 한다”는 경고의 소리를 정치권은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다. 부천시의 부채가 2천억원에 이르고 있고, 지하철 7호선은 예산이 없어 공사가 중단되다시피한 채 정부에서 도와주기만 목메어 기다려야 하는 처절한 신세에 직면해있다.

부천의 얼굴이나 다름없는 수백억대가 투자된 초대형 시설인 부천터미널 소풍이나 타이거월드 등은 살아갈 방도조차 찾기 어려울 정도로 텅빈 냉가슴만 앓고 있다.

더욱더 심각한 것은 발 벗고 나서 이 일을 해결해야 할 부천시장, 부천시 공무원, 부천시 시의원들은 이같은 실태에 대해 걱정은 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뾰족한 대책도, 방안도 내놓지 못하고 오히려 실정을 염려한 시민의 질타를 두려한 나머지 쉬쉬하고 있는 '깜깜소식'으로 일관하고 있다. 터지고 나서 보자는 식인것으로 밖에 생각이 안든다.

수 년전까지만 해도 부천시는 선조들이 물려준 서울근교 ‘금싸라기 땅’이 있었기에 ‘졸부행세’를 충분히 해왔다. 졸부행세가 끝난 지금의 부천은 시장이하 공무원, 정치인들이 정부에 구걸하고 도에 구걸하고 다녀야 그나마 공무원들 굶기지 않고 봉급이라도 줄 수 있는 신세가 됐다. 한마디로 ‘자생불가’ 어처구니한 거지행세다.

이는 지방자치가 불러온 민선시장들의 잘못이 크다. 정부나 지자체나 가정이나 살림의 근본은 잠재적 영향력에 있다. 과거 부천의 잠재적 영향력이라고는 금싸라기 땅 밖에 없었다. 이 금싸라기 땅에 생산성이 높은 투자산업을 적극 유치하여 생산의 기틀을 마련했어야 했다.

하지만 그동안의 민선시장들은 그저 있는 땅을 매각만 했을 뿐 제조생산기업유치을 유치해 고용창출,세수 증대 등 생산지향적인 정책을 창출해 내지 못했다. 이같은 몇 대에 걸친 민선시장들의  시정은 급기야 전국 최초 지자체 '부도위기'라는 위험수위를 불러왔다.

부천시는 '환골탈퇴'해야 한다. 김 의원의 경고대로 구석구석 싹 뒤집어야 한다. 때는 많이 늦었지만 이제라도 살길을 확실히 찾아야 한다. 더이상의 기업이 부천을 떠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더이상 부천지역 발전을 저해하는 화장터 건립이나 쓰레기 정책에 시정의 온 힘을 쏟을 것이 아니라 지역발전을 꾀하는 기업유치나 발전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87만 부천시민이 정신을 가다듬어야 하고, 2천여 부천시 공무원들이 ‘환골탈퇴’해야 한다. 우리국민의 위대한 힘은 국정파탄의 IMF을 구출해낸 위대한 경험이 있다. 지금도 우리 국민은 서해바다의 오일재앙을 온 국민이 똘똘 뭉쳐 돌 하나하나에 묻어 있는 기름을 제거하는 놀라움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우리국민의 위대함을 부천시민은 배워야 한다.

위기탈출을 위해서는 부천시 공무원들의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 잘못된 정책부터 다듬어야 한다. 김환식 도의원의 "구석구석 싹 다 뒤집어야 한다"는 데에 공감해야 한다.

신년 연초가 되기가 무섭게 화장터건립에는 대통령 인수위에 힘을 의지하는 적극성과 치밀함으로 일관하면서 재정파탄 위기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는 부천시의 실정으로는 절대 재정파탄 위기에서 탈출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