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타임즈: 양주승 대표기자

하남시 광역화장장 유치 과정에서 독선·졸속 행정을 보여주고, 시민을 무시하고 기만하는 등 시장으로서의 자질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하남시주민소환추진위원회로부터 주민소환대상이 된 김황식 하남시장과 시의원 3명에 대한 주민소환투표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12월12일 실시된다.

12일 주민소환투표를 앞두고 민중의소리 윤보중 기자가 하남시 주민소환선거대책위원회 김근래 대표와의 인터뷰를 했다. 부천타임즈는 민중의소리와  기사협약에 의한 인터뷰 기사 전문을 게재 한다.

"하남시 주민소환은 지방자치의 한 획 남길 터"
[인터뷰] 하남시 주민소환선거대책위원회 김근래 대표

2007년 11월 16일, 하남시의 주민소환투표가 공식 발의되던 날. 김황식 시장의 선거무효소송이 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지면서 중단됐던, 하남시의 주민소환투표운동이 다시 재개됐다. 하남시 주민소환선거대책위원회 김근래 대표 는 그 날 이후 줄곧 선거운동을 이끌어 왔다. 심신은 피곤하지만 12일 하남시민의 힘으로 주민소환투표가 성사된다면 하남시는 지난 1년의 땀과 눈물에 대한 댓가로 희망을 보상받게 된다.

▲ 하남시 주민소환선거대책위 김근래 대표ⓒ민중의소리

“선거운동 시작한지 20일 됐군요. 6일 남았는데 한 언론사에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니 전체 응답자의 85%가 주민소환투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어요. 그만큼 우리가 적극적으로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얘기죠. 하루 4대의 유세차를 동원해서 하남시 구석구석 돌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비록 대선이 겹치기는 했지만, 시민들의 관심이 지속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죠. 오늘은 홍보물이 각 가정으로 배포될 예정인데 대체로 정해진 일정대로 무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하남시는 6~7일에 걸쳐 부재자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선관위는 각 세대에게 배포될 8쪽짜리 홍보물을 우편물로 발송했다. 찬성 3쪽, 반대 3쪽이 담긴 홍보물에는 선거 참여 방법에 대한 홍보 내용도 담겨 있다.

“주민소환투표의 결과는 투표율에 의해 좌우될 것입니다. 주민소환투표 자체가 성립하려면 투표율이 3분의 1이상 나와야 합니다. 김 시장은 이점을 악용해 투표 불참운동을 공식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결국 3분의 1이라는 투표율이 넘는 것이 관건인데, 시의원의 경우에는 자신의 선거구에서 투표율이 3분의 1이 넘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습니다.”

주민소환투표제도는 유권자의 3분의 1이상이 참가하지 않으면 자연 무효가 된다. 유권자의 3분의 1이 선거에 참가하는 것은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며, 그렇기 때문에 선출공직자를 시민이 해임시키는데 요건이 너무 까다롭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더욱이 주민소환을 발의하기 위해서는 유권자의 15%로부터 서명을 받아야 하고, 시의원의 경우에는 선거구에서 20%를 받아야 한다. 발의조차도 만만치 않다. 그래도 “하남시는 거뜬히 해냈으니” 김 대표는 하남시민이 자랑스럽다.

그동안 김 시장이 주민소환투표를 방해하기 위해 벌여온 활동은 지역사회에서 이래저래 파장이 컸다. 현실성이 결여된 정책들을 남발하면서 비판 여론만 드세지는 역효과를 불러왔지만, 이로 인한 시민들의 오해와 갈등만 고조됐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김 대표가 정작 우려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정책에 휘둘린 시민들의 혼란이 아니다. 오히려 공개투표나 다름없는 주민소환투표 분위기다.

“투표불참 거부운동을 하면서 사실상 주민소환투표가 공개투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투표장에 가는 것 자체가 소환에 대한 찬성이 되기 때문에, 시민들의 의사 표현이 심정적으로 제약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부재자 투표의 경우, 신청 접수가 많지 않았던 것도 결국 자신의 존재가 드러남으로써 행여 보복 행위를 당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어느 정도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3분의 1, 다시 말해 투표율 33%를 넘는 그 순간까지 이 같은 상황들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33%를 넘으면 그 이후로는 부담없이 선거에 참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남시 주민소환투표는 그동안 시민 한사람, 한사람의 마음이 결합되어 이뤄낸 성과입니다. 그래서, 하남시민들의 용기와 결단이 마지막 순간에 더욱 빛을 발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대표는 하남시의 주민소환운동이 보여주는 의미에 대해 강조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지방자치 시대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직접민주주의를 통해 주권자인 시민의 권리가 본래적 가치에 부합하게 됨을 의미한다.

“주민소환법 자체가 지방자치시대에 새로운 변화를 예고한 셈입니다. 시민이 직접 선출하는 공직자에 대해서 그 임기중이라도 상관없이 해임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뿌리내리지 않는다면 지방자치단체장의 졸속행정을 방지하는 순기능은 자연 상실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요건이 너무 엄격해서 전국적으로 많은 시민들이 주민소환제도를 운용하는데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현실의 장벽을 넘지 못해 좌절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남시는 그 장벽을 넘었습니다. 우리가 성공한다면, 한국사회에는 주민소환법의 뿌리가 비로소 내리게 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다른 시도의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배우기 위해 방문화거나 전화로 문의합니다. 1차 주민소화투표가 중단되고 대선이 겹치면서 2차 때에는 그 정도의 관심을 보이지는 않지만, 모두들 결과에 주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 대표는 주민소환제도의 보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하남시민의 승리가 담보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재정적 부담, 주민소환 발의에 불리한 여러 조건들, 선거운동에 대한 까다로운 규정들.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것이 없었다.

“이들에 대한 보완책을 논의하는 것은 결국 하남시민의 주민소환투표가 성사됐을 때에 더욱 힘이 실릴 것입니다.”

김근래 대표는 "화장장 유치반대 범시민대책위 안에는 모든 지역의 정당이 들어와 활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시민들의 행보가 특정 정당의 정치적 활동인냥 묘사되거나 추진되어서는 이같은 성과를 얻기가 어려웠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1명의 시장과 3명의 시의원이 모두 한나라당 출신이니 한나라당과 반대에 선다. 오히려 우리는 그들의 정당 정책을 이끄는 역할을 해냈습니다. 시민의 힘과 여론으로 정당의 정책을 강제했습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하남시를 지켜봐 준 전국의 시민들에게 당부의 말을 남겼다. 피곤함도 잠시, 사무실의 대책위 관계자들과 9일 유세를 준비하는 김 대표의 모습에서 하남시민의 자존심이 느껴진다.

“하남시 지방자치제도의 발전을 염원하는 모든 국민들이 힘을 보태주어야 합니다. 전국의 많은 지방자치단체장들이 김 시장과 다를바 없는 독선으로 잘못된 행정을 하고 있습니다. 하남시민의 승리를 학수고대하고 있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지와 응원을 해주십시오.

하남시 12일 주민소환투표 실시... 전국 최초 새로운 지방자치시대 예감... 찬반측 막판 세몰이몰두 하남시 김황식 시장과 김병대, 유신목, 임문택 시의원을 퇴출하기 위한 주민소환투표가 오는 12일 하남시 지정투표소에서 진행된다. 지난해 가을부터 광역화장장 유치 문제로 민관 갈등이 심화되어 온 하남시는 김황식 시장의 전횡에 맞서 화장장유치를 반대하는 주민들이 주민소환운동을 진행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전국 최초로 주민소환제도를 운용한다는 점에서 의미도 있지만, 진정 민주적인 지방자치제도를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낡고 부패한 대의정치에 맞선 시민의 저항권이 필수불가결한 조건이었다.     ▲ ⓒ민중의소리 주민소환투표는 지방자치단체장을 해임할 수 있는 제도로 임기가 시작된 지 1년 이상이 되는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을 대상으로 한다. 주민들은 해당 선거구에서 주민 서명 15-20%를 받아, 해당 선거구에서 유권자의 3분의 1이상이 투표할 시에 찬성 여부에 따라 퇴출이 가능하다. 지난 5월 주민소환법이 발효되자, 화장장 유치반대 주민들은 주민소환투표추진위원회를 결성 주민소환운동에 돌입했다. 하지만 주민소환투표를 불과 며칠 앞둔 9월 13일경, 김황식 시장이 제기한 주민소환투표 청구수리처분 무효확인 소송으로 법원이 투표중단을 선언하면서 주민소환투표는 좌절됐다.  추진위는 법원의 판결에 당황하지 않고 주민소환투표 찬성 주민들을 다시 조직했다. 처음 주민소환운동을 1차로 규정하고, 과정상의 문제점을 보강하는데 주력해 2차 주민소환운동을 재개했다. 마침내 지난 11월 16일 선관위가 주민소환선거를 공식 발의함에 따라, 주민소환선거대책위는 다음 날인 11월 17일부터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김 시장은 ‘투표율 3분의 1’을 넘지 못하면 투표 자체가 효력이 없다는 주민소환운동의 규정을 이용해 주민소환투표 불참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앞서 김 시장은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법원이 이를 인정하지 않아 무위로 돌아갔다. 현재 하남시는 6~7일 양일에 걸쳐 주민소환 부재자 투표를 진행했다. 9일에는 시청 앞에서 시민들이 대규모로 참여하는 유세도 예정되어 있다. 한편, 김 시장은 중앙대학 캠퍼스 유치를 전면에 내걸고 주민소환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지만, 중앙대학 구성원들이 "하남의 중앙대 유치는 현실성이 결여됐다"며 반발해 되려 ‘선거용’이었다는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