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타임즈: 나정숙 기자

지난 2003년부터 4년여의 끈질긴 투쟁 끝에 마사회 입점을 막아낸 ‘마사회 마권TV 실내경마장 상동 이전 저지와 완전철거를 위한 부천시민 공동대책위 해단식’이 지난 9월 5일 밤 9시 상동의 한 음식점에서 열렸다.

이날 해단식에는 2004년 부터 실내TV경마장 입점반대투쟁에 참여했던 이범덕 집행위원장을 비롯하여 공동대책위원장 서진웅·성창호·조귀동,대책위원 이종범·황선모·김태성·신혜숙·고상현·오명숙·송해만,아파트 연합회 임원 홍준선·김종권·윤용호·심종수·최지원 등 30여명이 참석 지난 5년간을 회고하면서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2003년 10월 한국마사회가 부천시 원미구 상동 세이브존 4거리에 위치한  K빌딩 6~7층을 임대해 실내경마장을 설치하려고 부천시에 건물 용도변경을 신청하는 등 움직임을 보이자 상동 아파트 주민을 중심으로 입점반대 투쟁위를 구성 ▲TV실내경마장은 근로의식을 마비시키고 사행심을 조장하는  도박장이자 위해시설▲경마로 인한 카드빛, 직장해고, 이혼과 가정파탄 및 아동청소년문제, 자살 등 사회문제 ▲ 청소년의 교육환경, 인근 주민들의 주거환경, 신시가지의 교통환경을 악화시키는 반사회적 시설 등을 이유로 내걸고 부천지역 시민사회단체등과 연합해 입점반대 투쟁을 벌여왔다.

이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상동 아파트 주민과 상가 상인들은 찬성 측과 반대 측으로 양분되어 민·관·민간 갈등 및 찬반 측 사이에 폭행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으며 이범덕 투쟁위원장은 시청 앞 인도에 천막을 치고 목숨을 건 단식까지 감행하기도 했다.

서진웅 공동대책위원장(상동아파트연합회장)은 해단식에서 “마사회의 실내 경마장 상동이전계획을 막아낼 수 있었던 것은 10만 중·상동 지역주민들의 단결된 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시민의 승리임을 강조했다.

2003년 10월 마사회 장외발매소 입점 계획을 듣고 반대 입장을 처음 표명하면서 이후 반대운동의 발화점을 제공한 이범덕 집행위원장은 4년간의 투쟁에 대해 “너무 길고 어렵고 외로운 싸움이었다”며 “이제 마사회에서도 시민들이 반대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각 위원장 및 임원들의 소감

▶이범덕(집행위원장)
2003년 10월 연합회장을 맡아 마사회의 계획을 처음으로 듣고 이것은 아니다 싶었다. 곧바로 지역주민들에게 사실을 알리고 첫 집회를 가졌다. 시에서는 여론 수렴을 이유로 반대 3명, 찬성 4명의 토론자가 참여한 가운데 대회의실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뒤늦게 이를 알고 행사장에 찾아가 공청회가 잘못됐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공청회를 계기로 본격적인 장외투쟁이 시작되었다.

▲ 자료사진- 2004년 8월 10일 오후 3시 부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상동 경마장 설치관련 주민 토론회-경마장 설치를 반대하는 주민측 좌로부터 이범덕.황영천.권용일 ⓒ부천타임즈

▲ 자료사진-2004년 8월 10일 오후 3시 부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상동 경마장 설치관련 주민 토론회-경마장 설치를 찬성하는 상가측. 좌로부터 정국섭,노재균,김영도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홍건표 시장을 면담했지만 행정적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는 시장의 답변에 실망해 부천시청 앞에 천막을 치고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작은 몸뚱이이라도 던져 마사회 입점을 막아내야 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14박 15일의 철야단식농성을 강행했다. 이를 계기로 배기선 국회의원이 적극 나서 이우재 마사회장과 대책위와의 면담을 주선했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겠다고 말해 희망적인 결과를 예측할 수 있었다.

투쟁하면서는 대규모 집회가 되어야 할 시위에 참가자가 고작 몇 백 명에 불과해 인원 동원에 애를 먹을 때, 철야단식농성을 할 때 반대 입장에 있는 사람들의 공갈 협박에 시달릴 때, 가족이나 개인적인 일을 돌아볼 수 없었던 점이 가장 힘들었다.  

▲ 자료사진-2005년 4월21일 한국마사회 TV실내경마장 입점반대 범시민공동대책위원회 이범덕 집행위원장을 비롯한 황선모,성창호 등은 부천시청 앞 대로에 텐트를 치고 “상동신도시 경마장 입점반대”철야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단식현장에 부천시민연합 백선기 공동대표, 경실련 권순호 사무국장, 현대아이파크 김태성 입주자대표회장 등이 찾아와 격려를 하고 있다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이 자리를 빌려 협조해주신 지역주민들을 비롯해 배기선 국회의원, 최환식 도의원, 그리고 취재 보도에 애써주신 언론인 여러분, 그 외에 대책위를 격려해주시고 뜻을 모아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 서진웅 회장

▶서진웅(공동대책위원장)
2003년 처음 입점 계획이 알려지면서 공동대책위도 활동을 시작했다. 2005년 마사회에서 계획 철회로 끝나는가 했더니 계속 불씨가 살아났다.

2006년 중반부터는 이런 소모적인 싸움으로는 안 되겠다 싶어 마사회 장외사업처장과의 직접 면담을 요청, 직접 부천으로 와서 대책위원들과 만날 것을 주문했다. 사업처장이 방문할 때는 일부러 반대 현수막이 걸린 장소를 지나도록 해 시민들의 여론을 피부로 느끼도록 하는 전략도 구사했다. 이에 대해 장외사업처장은 “시민의 저항이 다른 지역과는 다르다”는 소견을 표현했다. 

4년여에 걸친 싸움은 한마디로 ‘시민의 승리’이다. 마사회 입점으로 인한 폐해로부터 시민과 부천을 지켜야겠다는 공통의 목적이 시민을 하나로 단결시켰고, 1천원에서부터 몇 십만 원의 성금을 내준 주민들의 지원이 있었기에 좋은 결과를 맺을 수 있었다.

또 하나는 이제 마사회도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한 것이다. 처음엔 마찰을 빚지만 대부분 입점에 성공해온 것이 마사회의 전력이었다. 그러나 이제 국민들의 정서를 해치고 가정까지 해체시키는 등 폐해가 막대한 사업은 그것이 어떤 이익을 창출하더라도 주민들의 건강보다 우선시되어선 안 된다는 것을 깊이 깨달았을 것이다. 

상동지역사회를 지켜내야겠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참여했는데 정치적으로 몰아가거나 사리사욕으로 모함하고 오해할 때 정말 가슴이 아팠다. 주민들로부터 매도당할 때는 주민을 위한 것이 무엇인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무엇보다 진실이 밝혀져 기쁘다.

▶권용일(대책위원)
집회를 할 때마다 어쩔 수 없이 사업장의 문을 닫아야 했는데 이런 일이 가장 힘들었다. 이범덕 위원장과 함께 가장 먼저 마사회 입점에 대해 알고 절대로 이를 허용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이번 일을 통해 힘들었지만 주민들이 뭉치면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성창호(공동대책위원장)
한마디로 시민들의 승리다. 위해 시설로부터 주민들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는 시에서조차 행정대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며 힘이 돼주지 못했다. 지난한 싸움이었지만 시민들의 단결력이 무너지지 않고 끝까지 저항해 결과를 얻어낸 것은 도박의 도시 ‘상동’을 만들지 않아야겠다는 강건한 시민들의 의지였다.

이날 해단식과 함께 서진웅 공동대책위원장은 부천시민연합 백선기 공동대표,집행위원장 이범덕,조귀동 등 18명에게 공로패를 수여하고 김경곤(배기선의원 사무국장)씨에게는 감사패를 전달했다.

또한 대책위는 해단과 함께 사용 후 남은 120여만 원의 활동기금을 아파트연합회에 기부했다.

▲ 2007년 9월5일-마사회 마권TV 실내경마장 상동 이전 저지와 완전철거를 위한 부천시민 공동대책위 해단식ⓒ부천타임즈

한국마사회 부천상동 실내TV경마장 입점반대 투쟁일지

▶2003년 10월-마사회 입점계획 감지, 지역주민대상 여론수렴 ▶2004년 8월10일- 상동 아파트연합회,부천시민연합,부천시민여성연합회,소사성당 사목회.상동신도시 경마장 이전저지 촉구는 ‘127인 선언식’(부천시청 광장) ▶2004년 8월10일- 마사회 설치를 위한 공청회(부천시청3층 대회의실) ▒마사회 입점  찬성 측 토론자- 정국섭(상동상가연합회장), 노태균(상동상가연합회 사무국장), 김영(상동상가연합회 부회장)※괄호안 직책은 2004년 당시 직책임 ▒ 마사회 입점 반대 측 토론자-이범덕(상동입주자연합회 회장),황영천(상동입주자연합회 감사).권용일(상동입주자연합회 부회장) ※괄호안 직책은 2004년 당시 직책 임     ▲ 자료사진- 2004년 8월28일- 마사회 경마장 입점반대 궐기대회(상동사거리 주민 500여명 참석) ⓒ부천타임즈 ▶2004년 8월28일- 마사회 경마장 입점반대 궐기대회(상동사거리 주민 500여명 참석) ▶2004년 9월24일- 청와대, 농림부, 경기도, 한국마사회에 지역주민 6천여명이 서명한 <TV실내경기장 상동신도시 이전반대 진정서>를 접수 ▶2004년 9월24일-국회의원 배기선,시의원 박효서에게 TV경마장 이전 찬·반 질의서 발송  ▶2004년 11월27일- 경마장 입점반대 공동대책위원회  사무실 현판식 ▶2005년 4월21일 -이범덕 집행위원장을 비롯한 황선모,성창호 등 부천시청 앞 대로에 텐트를 치고 “상동신도시 경마장 입점반대”철야 단식농성 돌입 ▶2005년 4월30일- 상동 세이브존 사거리 가나베스트타운 건물 앞 집회,“상동 신도시 경마장 입점저지 ”요구 결의문 채택(주민 250여명 참가) ▶2005년 4월30일 -부천시 가나베스트타운 마사회 입점 용도변경 허가 ▶2005년 5월2일- 공동투쟁위원회 이범덕, 황선모, 김태성, 오명숙, 조귀동, 박노학 씨등 부천시 건설교통국장 방문, 용도변경 허가 경위에 대한 배경을 추궁하고  항의. ▶2005년 6월4일-국회의원 배기선(원미을) 사무실에서 한국마사회 이우재 회장 면담. 마사회 반대 주민 2만명 서명 명부 전달 ▶2005년 6월14일-"부천시 경마장 용도변경 허가 폭거를 취소 및 사과요구" 성명발표  ▶2005년 9월7일- 과천 종합청사 앞 "경마장 허가 반대 시위" ▶2006년 9월5일-“경마도박장 용도변경관련 사문서 위조사건 엄정 심판‘요구 성명발표 ▶2007년 1월 10일-경마장 용도변경관련 사문서 위조, 무죄판결 두고 시민단체 강력반발 및 경마장 입점포기 촉구 ▶2007년 4월13일-한국마사회 김진은 장외사업처장 면담, 경마장 입점반대 입장 전달 ▶2007년 8월9일-한국마사회 김진은 장외사업처장, 부천 실내경마장 입점포기 화답 ▶2007년 9월5일-“마사회 마권TV 실내경마장 상동 이전 저지와 완전철거를 위한 부천시민 공동대책위 해단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