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타임즈:나정숙 기자

지난 8월 24일  푸른부천21실천협의회가 시청 대회의실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박종국(시의원·행정복지위원장) 협의회장을 재선임 한 것에 대해 적절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직구성에 민관협치의 정신 충분히 못살려

지역주민, 기업, 시민단체, 행정(부천시) 등 지역 구성원의 상호 협력 아래 UN이 권고한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지역사회 만들기’에 대한 행동목표와 실천과제를 수립하고 실천해나가는 기구인 ‘푸른부천21실천협의회’가 조직구성면에서 당초의 취지인 민·관 협치(governance)의 정신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자료사진-2004년 9월16일 성찰과 창조, 지역에서 만드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슬로건으로 내건 <지방의제 21전국대회>가 충남태안군에서 열렸다 ⓒ부천타임즈

푸른경기21·안양·김포·성남 등 공동대표제로 운영

타 지역의 경우 민·관 협치의 정신을 살려 조직구성을 각 분야의 전문가, 시민단체, 행정가 등을 포함한 공동대표로 구성하고 있으며, 특별히 여성계의 참여를 명시하고 있다.

푸른경기21의 경우 5명의 공동대표제로 하되 그 중 1명 이상은 반드시 여성대표를 포함하도록 하고 있으며, 성남시의 경우 여성 대표를 포함해 대학교수, 정부투자기관, 시민단체 등 관계자 4명이 공동의장을 맡고 있으며, 이 가운데 대학교수가 상임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안양시는 부시장·시의원 등 당연직 참여인사를 포함해 YMCA, 여성단체협의회, 시민단체 관계자 등 6명이 공동의장을 맡고 있으며, 역시 환경단체 관계자가 상임의장을 맡고 있다.

김포시 역시 당연직인 부시장과 시의회 운영위원장, 그리고 여성계를 비롯한 시민단체 관계자 2명 등 4명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이 중 1명이 상임의장을 맡고 있다.

이에 반해 푸른부천21실천협의회의 경우 당연직으로 참여한 현직 시의원 신분의 협의회장 1명을 대표로 선임, 지역주민·기업·부천시 등 3자의 입장을 골고루 반영할 것을 명시한 의제의 기본원칙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시의원이 협의회장 맡아 시 집행부가 눈치 볼 수밖에 없어

이에 대해 A 모 위원은 “푸른부천21협의회가 시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는 단체인데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한 시의원이 협의회장직을 맡음으로서 시의원 본래의 역할인 감시·감독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으며 오히려 푸른부천21협의회 사업 예산편성 등과 관련해 시 집행부 공무원들이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문제점이 있다”면서 “협의회장은 민·관 협치라는 본래의 취지를 살려 시의원이 아닌 순수 민간인이 맡거나 공동회장직을 도입해야 실천 가능한 사업 진행에 효과적일것”이라고 말했다.

정당공천을 받은 시의원이 협의회장을 맡는 것도 문제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푸른부천21은 당초 민·관 협치를 통한 민관 네트워크로 지역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의제 도출에 스스로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특히 정당 공천을 받은 시의원이 대표를 맡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 협의회는 눈앞에 보이는 문제만이 아닌 20~30년 후의 부천시의 변화된 모습과 더불어 시민들의 삶의 질을 충분히 예상하고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고 조언했다.

C모 위원은 "민관·기업이 네트워크화하는 모양새 띄어야 하나 적격자가 출마하지 않아 시의원이 총책임을 지게 된 것은 어쨌든 적절하지 않다. “고 말했다.

이어 “지속가능한 개발정책이나 이를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의 사고를 가진 협의회장이 나와야  함에도  불구하고 총회에서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은 조만간 이 기구가 지속가능발전위원회로 변경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제도가 바뀌면 초기 민·관파트너쉽의 취지를 충분히 살려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종국 협의회장은 “조례에따라 협의회장으로 선임됐으며  하등의 문제가 없다. 또한 각 분과별로 위원들이 구성돼 있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푸른부천21의 창립초기에 활동한 한 관계자는 “당연직 의원으로 참여해 대표까지 맡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환경문제에 대한 토론회 개최 등 적극적인 활동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운영세칙에 협의회장 자격요건 없어

푸른부천21협의회 사무국장에 대한 자격요건은 조례에 명시되어 있지만 운영세칙에 협의회장에 관한 자격요건은 명시되어 있지 않고 협의회장은 총회에서 선출하는 것으로만 되어있다.

푸른부천21협의회가 그동안 추진한 사업은 설정된 의제 가운데 몇 가지 사업을 선택해 네트워크 구성을 통해 ‘학교 숲 만들기’, ‘자전거이용 활성화’, ‘작은 도서관 만들기’, ‘아동인권조례 제정’ 등이 진행되었다. 이 네트워크에는 지역의 여러 단체와 자원들이 참여하고 있고, 여기에서 제안된 정책이나 사업을 부천시에 건의, 제도화시키기도 한다.

푸른부천21협의회는 74명의 위원에 ▲환경·교육분과위원회▲자연환경분과위원회▲생활환경분과위원회 등 3개 위원회가 있으며 부천시로부터 연간 2억2천만원의 예산을 보조받고 있다.

▲ 자료사진-2004년 9월16일 성찰과 창조, 지역에서 만드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슬로건으로 내건 <지방의제 21전국대회>가 충남태안군에서 열렸다 ⓒ부천타임즈 부천시는 1992년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채택한 ‘의제21’에 근거해 2000년 1월 ‘푸른부천만들기21 추진협의회’를 창립했다. 추진위원은 시민, 시민 단체, 노동조합, 기업인, 교수, 시의원, 언론인, 공무원 등 130여 명에 이르렀으며, 분과별 의제를 작성, 시민 공청회를 거쳐 2001년 2월 분야별 실천 계획으로 정리한 ‘푸른부천21’ 의제를 발표하고, ‘푸른부천21실천협의회’로 정식 출범하였다. 이어 2004년 11월 11일 <푸른부천21실천협의회 설치·운영 및 지원조례>를 제정, 2005년 6월15일 <푸른부천21실천협의회 설치·운영 및 지원조례 시행규> 제정, 2005년 8월25일 <푸른부천21실천협의회> 정기총회 개최해 박종국 시의원을 협의회장으로 선출했다. 1992년 브라질 리우에서 개최된 ‘유엔환경회의(UNCED)’에서 비롯된 ‘아젠다 21(agenda 21)'은 국가의 환경정책 프로그램과 더불어, 지방정부 차원의 환경 프로그램의 실행을 권고하고 있다. 지역이 지속 가능하지 않으면 국가는 물론이고 지구환경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지방의제 21’를 통해 각 지역 차원에서의 행동계획이 수립되고 실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방의제 21’은 지역의 다양한 주체가 하나의 기구를 구성하고, 동등한 입장에서 토론하고 합의하는 과정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유지할 수 있는 지역사회의 의제를 설정·실천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으며, 이러한 성격상 전문가 그룹을 포함한 시민사회단체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