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23.1.27 금 13:51
,
   
+ 로그인 독자회원가입 전체기사 기사모아보기 보도자료
> 뉴스 > NGO/오피니언
       
[김승동 칼럼] " 보이지 않는 것이 아름다울 때가 있다"
2007년 07월 14일 (토) 00:00:00 부천타임즈 webmaster@bucheontimes.com

김승동(시인, 부천시의원)

보이지 않는 것이 아름다울 때가 있다. 아니 좀 더 솔직히 말하면 보일 듯 말 듯 한 것이 더 신비롭고 살짝 가슴 뛰게 하는 때가 있다. 바람 불면 하르르 하늘로 날아오를 것 같은 한복 치맛자락에 숨은 하얀 속치마라든가 단정한 동정 사이로 슬쩍 비치는 속저고리의 맑은 그림자는 그 여인의 환한 이마보다 언제나 더 예뻐 보인다. 
 
   
▲ 김승동 (시인,시의원)ⓒ부천타임즈
뿐이랴, 지루한 장마가 그칠 때 쯤 검은 하늘을 스며 나와 먼 산에 비치는 햇살이나 밤이면 먹구름 사이를 드나들며 살짝살짝 얼굴을 내미는 둥근달, 모두 다 조금은 가려져있기에 더욱 신비롭고 아름답지 않을까?

이렇듯 무엇이나 클라이맥스를 감춘 영화의 예고편처럼 보이지 않는 것 볼 수 없는 것이 있어야 기대와 상상 그리고 희망이 존재하게 되고 그것이 진정한 아름다움의 근원이 되는 것 같다.
 
그렇지만 이러한 기대와 상상 희망이 존재하는 진정한 아름다움은 짧은 순간에도 사람들의 시선을 붙들어 둘 수 있는 감동적인 모습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그것이 포장된 겉모습이라 할지라도 껍질 안에 신비로움이 간직되어 있다면 인식의 세계와 감동의 세계가 경계를 벗어나 서로를 아름답게 한다. 그래서 하나가 되는 것이다. 겉과 속이,
 
우리가 사는 부천을 흔히들 문화도시라고 한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문화도시란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가 모두 이야기하는 그런 보편적 문화도시 즉, 생활문화도시가 아닌 문화예술의 도시를 말하는 것이다.
 
부천은 최소한 겉으로 보기에는 이러한 자부를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국내 정상급 수준의 부천필이 있고 2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경인미술대전, 영상의 적 사진전, 복사골 예술제 그밖에도 국악, 무용, 연극을 비롯하여 다양한 장르에서 폭 넓은 예술 활동이 하루가 멀다 하고 이어지고 있다.

문화재단을 비롯하여 예총 등 각 예술단체의 공연 정보를 보아도 알 수 있듯이 부천은 365일 빽빽한 예술프로그램이 존재한다. 예술정보도서관 ‘다감’에 등록된 예술단체와 작가만도 천 여 명을 넘어선다.
 
여기에다가 지금 막 한창인 피판(PIFAN) 즉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를 비롯한 영화, 만화 등 대중예술 부문에서도 그 활동이나 수준은 단연 여타 도시 보다 한 발 먼저거나 한 수 위다.
 
그러나 한참 자랑을 하다보면 어째 좀 마음이 허전한 듯 하다. 그리고 조금씩 주변에서 들리는 소리가 귓가에 걸린다. 해마다 즐기던 행사와 그 프로그램들인데, 어릴 적 매년 돌아오는 추석이지만 손꼽아 기다려지던 그런 설렘이 없고 밭둑 밑에서 주워 먹어도 아삭아삭하기만 하던 햇밤의 속살 같은 신비로움이 덜한 것 같다는 것이다.
 
궁금하던 속살까지를 다 보아버린 것일까? 신선함이 처음에 못 미치는 것이다. 이제는 뭔가 감추어져 있는 것이 없는 듯도 하고 아니면 원래부터 숨겨진 건 없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조금만 더 기다리면 바람불어 훌쩍 날릴 그녀의 긴 머리칼 뒤에 숨은 하얀 목선이 나를 전율케 할 것 같은 그런 기대나 희망도 어쩌면 접어야 할지 모른다는 우려마저 생긴다.
 
물론 우리는 기억이 다 연결해 내지 못하는 순간의 잔상으로 눈앞의 현상을 인식하기 때문에 보고 느끼는 것이 실체의 전부일 수는 없다. 그러나 잡히지는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가슴의 언어와 미세한 몸짓 또한 부인할 수는 없기에 갈수록 전보다 신비감이 덜하다는 주변의 감상 또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기초예술의 동력이 있어야 문화산업도 발전한다. 기초예술에 대한 투자가 선행될 때 문화도시의 에너지가 축적된다. 기초예술에 대한 지속적 투자, 예술정책에 대한 시민적 합의, 합리적 배분 등이 뒤따를 때 예술창작의 질이 높아지고 감동이 커지는 것이다.

부천은 여기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 그리고 이것이 줄곧 앞만 보고 달려온 부천 문화예술의 전반을 이제는 한번 뒤돌아보고 다시 짚어보아야 할 때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오래된 집도 리모델링 하면 새로워 보이는 법이다. <이 칼럼은 ‘위클리부천타임즈’창간예비호에도 실렸습니다)
 

부천타임즈의 다른기사 보기  
ⓒ 부천타임즈(http://www.bucheontime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추천수 : 346
이 기사를 추천하시면 "오늘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보조금 횡령 등 사회복지시설 불법행위
사회적협동조합 공존-예비사회적 기업
부천 원미초, 마을교육공동체 부모자녀
경기도, 식품위생업소 최대 5억 원까
'술자리보다 재미있는 우리 술 이야기
예식장 구하기 힘드신가요? 경기도 공
경기도, 중국 단기비자 발급 중단에
공익제보 활성화 위해 '경기도 공익제
부천시, 한방난임치료 180만원 지
경기도, 미디어 창작활동 공간 '생활
부천시 원미구 부흥로 315번길 14 포비스타 1414호 | 대표전화 032-329-2114 | Fax 032-329-2115
정기간행물등록번호 : 경기아00018 | 등록일:2005년 11월2일 | 사업자등록번호 130-19-41871
종별 : 인터넷신문 | 발행인겸 편집인 : 양주승 | 청소년보호 책임자 : 양주승
Copyright 2003 부천타임즈.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bu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