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4·15 총선이 9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여성계는 여성국회의원 5.9%라는 세계 평균14.7%에도 훨씬 미치는 오명을 떨치기 위해 정치세력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여성정치시대를 열기 위해 각계에서 노력하는 사람들을 조명한다. <편집자주>

“정당은 정치인을 양성하는 학교죠.”
한나라당 여성국 사람들이 한결같이 강조하는 말이다.

지난 7일 한나라당 여성국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하지만 이들은 정당 내 여성국의 역할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내 놓았다.

한나라당에서 17년을 근무한 신계용 부국장은 현재 여성정치인이 되는 것을 꿈꾼다.
따라서 신 부국장은 정당 내 여성국이 여성정치인을 만들기 위해 여성후보 발굴 작업, 여성후보 지지·후원뿐만 아니라 여성정치인이 되기 위해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고 얘기한다.

서미경 부장 역시 신 부국장의 말에 동의한다. “정당 외부에 훌륭한 인재가 많지요. 하지만 정당에서 근무한 여성들이 정치에 대한 직접적으로 산교육을 통해 정치노하우를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정당내부 여성인력들이 직접 정치에 뛰어드는 구조가 돼야할 거예요”

신미경 부장·김인영 간사 역시 그 말에 수긍하는 분위기다. 김 간사는 “저는 박사과정에서 정치학을 공부하고 있어요. 그런데 학문적으로 배우는 정치와 정당에서 일하면서 배우는 정치는 많이 다르더라구요.”라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김금래 국장은 여성국 후배들이 얘기하는 것에 대해 현실적인 접근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중앙당 여성국이 정치를 하는 여성들을 서포트하는 역할을 하죠. 그러면서 현실 정치인이 되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발로 뛰어야 하는데 시간과 금전적인 장애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정당에 있는 여자들은 자기 주장이 강하고 대가 셀까. “정당에 있는 여자들이 대가 세고 자기 주장이 강하다고 사람들이 생각하는데 그건 오해이자 편견이예요” 부국장이 이렇게 말하자 김 간사는 “아, 사실인데요. 정당에 있는 여자들이 자기색깔이 분명한 것 같아요”라며 반박한다. 김 간사의 말이 끝나자마자 한나라당 여성국이 일시에 웃음바다로 변한다.

83년부터 97년까지 한국여성단체협의회에서 여성운동을 오랫동안 해오다가 스카웃 돼 정당에 온 김금래 국장은 처음에는 정치에 발을 들여놓는 것이 꺼려졌다고 한다. “여성운동을 하면서 여성관련 법·제도를 바꾸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정당에 들어오면 직접 여성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당내에서 직접적으로 여성정치 참여를 할 수 있고, 당헌·당규 등 개정작업을 하는데 대의원 50%할당, 각종 위원회 30% 할당 도입 등 여성을 위한 정치·법 제도를 만드는데 여성국이 많은 일을 할 수 있어요”

김 국장은 특히 2002년 6·13 지방 선거에서 허옥경 부산해운대 구청장, 전상수 부산 남구 구청장 등 여성국 차원에서 여성후보가 공천 받아 당선된 것이 보람 있었다고 설명한다.

여성국이 또한 이번 총선에서도 여성공천자가 많이 들어갈 수 있도록 그 방안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아직까지 정치가 남성 중심으로 돼 있으니까, 남성들이 고의가 아니더라도 여성입장에서 생각하는 게 쉽지 않죠. 남성과 여성이 생각하는 ‘가치’가 다를 수밖에 없잖아요. 여성적 가치에 대해 덜 중요하게 인식하는 경향이 있어요” 김 국장은 앞으로 여성국이 이 부분에 더욱 노력해야할 부분인 것 같다고 덧붙인다.

공채출신의 신 부국장은 권력지향적인 정당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하는 주변 친구들도 있다. 하지만 정치사회 분위기도 많이 민주화 됐고, 정당의 역할도 생활정치, 봉사정치로 변하고 있기 때문에 정당 활동이 편하고, 이제는 여성정치인이 되려는 마음을 품게 됐다.

대학 때 학생운동을 했던 신미경 부장은 95년부터 정당생활을 시작했다. 신 부장은 “정당생활이 재밌고, 생활하기 편해요. 남편도 저보다 한나라당을 더 걱정하는 사람으로 변했을 정도예요”라고 설명한다.

김 간사는 석사 대학원 졸업 후 정당에서 인턴생활을 하다 정규 채용이 됐다. 김 간사는“여성국이 모두 여성직원이어서 너무 편해요. 부드럽고요. 일하는 데 관료주의와 같은 상하수직관계보다는 민주적인 일처리가 이루어지는 편이죠”라고 말한다.

서미경 부장은 “외부에서 여성단체들이나 시민단체들이 친정부적 편향이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여성단체나 시민단체들이 정부를 견제하려면 중립적이어야 하는데 말이예요”라며 시민단체가 한나라당에 대해 일관되게 비판하는 것에 대해 서운한 감정을 드러낸다.

최근 시민단체가 당선운동을 하는 것에 대해 서미경 부장은 비판적 입장이다. “시민운동이 당선운동을 하면 권력을 만드는 주체로 등장하니까 결국 시민운동이 권력화되는 것 아닌가요”라고 비판한다.
한나라당이 대내외적으로 양성평등한 정책을 만드는 데 여성국 식구들이 더 힘써야한다. 특히 한나라당 당내 구조에서 수석전문위원을 제외하면 여성국장은 김금래 국장이 유일한 현실에서 당내 여성 당직자들의 목소리를 높여야하는 과제도 있다.

또한 대외적으로 여성정치 참여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적 실천들이 필요하다.
이들은 또 지역구에 있는 여성들 챙기기, 여성정치아카데미를 통한 여성정치교육, 여성단체와 협력사업 등을 일상적으로 한다. 곧 다가올 총선이 되면 여성정치인을 많이 배출하기 위해 여성국 식구들의 일은 고되질 것이다.

장성순 기자 newvoice@ngotimes.net
사진: 양계탁 기자 gaetak@ngo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