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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정동영 열린우리당 상임의장이 취임하면서 내놓은 일성에 한나라당이 발끈하고 나섰다.

이상득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이날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정동영 신임 의장이 '불법자금 국고 환수, 낡고 찌든 정치 퇴장' 등을 주장한 것과 관련 "이는 정치를 안정과 화합으로 가져가려는 것이 아니고 정치판을 깨자는 것 아니냐"며 "우리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반발했다.

이 총장은 또 "지난 총선과 대선 때 정동영 의장 자신이 어떤 불법자금을 받았는지 전혀 밝히지 않았다"며 "그 당시 권력 핵심으로부터 받은 자금으로 혜택을 본 정 의원이 어떻게 이런 터무니없는 얘기를 할 수 있느냐"고 맹비난했다.

은진수 수석부대변인은 정 의장이 최병렬 대표와 TV토론을 제안한 것에 대해 논평을 내고 "눈앞의 인기도 제고와 반짝 흥행을 노린 순수하지 못한 정략적 의도에서 비롯한 발상"이라며 "최병렬 대표가 목숨을 건 단식투쟁에 돌입하면서 TV토론을 노무현 대통령에게 요구했을 때 이를 무턱대고 매도하기 바빴던 '열우당'이 아니냐"고 수용 불가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은 부대변인은 이어 정 의장의 '불법자금 국고 환수' 발언에 대해서도 "기본적인 양식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502억 대 0원'이라는 터무니없는 검찰수사 결과를 이용해 자신들이 저지른 엄청난 비리의 책임을 모면하고 더 나아가 야당을 흠집 내려는 수법"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박진 대변인은 정 의장이 '총선에서 제1당이 되면 대통령이 재신임을 받는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데 대해 "총선과 재신임 연계는 어불성설이며 불순한 정략적 발상"이라고 폄하했다.

박 대변인은 "총선은 새로운 17대 국회 구성을 위한 대의정치의 중요한 계기이며 노무현 정권에 대한 일반적인 중간 평가로서의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총선과 재신임을 억지로 연계하는 것은 총선의 진정한 의미를 훼손시키고 재신임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으로 의회민주주의에 반하는 것이며, 삼권분립에도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것은 국민과 의회의 탄핵을 회피하려는 기만적인 정략에 다름이 아니"라며 "노 대통령과 '열우당'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열우당'을 띄우기 위해 대통령직까지 정치도박으로 내거는 벼랑끝 총선 전술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당 지도부는 정 의장의 행보에 대해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양경자 상임운영위원은 "새로운 '열우당'의 지도부에 대한 한나라당의 깊은 연구와 대책이 필요하다"며 "한나라당의 정치개혁 의지와 환골탈태 의지를 부각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40대 당 대표를 뽑은 열린우리당에 대한 비판에 앞서 한나라당 스스로 강도 높은 개혁에 나서 차별성을 가져야 한다는 주문이다.

최병렬 대표는 "정동영 의원이 당선된 것은 축하하지만, 이젠 정말로 열린우리당도 경제살리기, 이 나라 교육을 바로 잡는데 뜻을 모아주기를 공개적으로 제안한다"며 "같은 원내정당으로써 서로 가는 길은 다르고 소속은 달라도, 나라 생각하고 국민 생각하는 점에서는 다 함께 큰 틀에서 동지적인 입장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싸울 때 싸우더라도 나라와 국민을 위하는 것에는 뜻을 모을 수 있는 여야 관계가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최경준 기자